한민정 개인전, 20~26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
"나비 소재로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색채의 불교미술 구축"

오는 20일부터 26일까지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에서 한민정 개인전 '원각의 호접몽'이 전시된다.

작가 한민정은 원각의 호접몽이라는 주제로 이번 전시를 통해 우주법계의 조화로움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아침을 맞이하지만 고뇌와 번뇌도 마음속에 지니고 있어 대중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한민정- <꿈이련가 현실이련가>.

'원각의 호접몽'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되어 꽃과 들로 한참을 날아다니다 보니 나무 밑에 낮잠을 자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꿈에서 깨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비가 나인가?” “내가 나비인가?”

<원각경>에서도 여래의 경지에 들어가는 큰 문을 원각이라고 하는데, ‘無明’을 영원히 끊고, 道를 이루는 것으로 자신의 몸과 생각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며, 이 무명 때문에 윤회를 반복하면서 고통을 당하는 것이다.

장자가 ‘나비도 나인가?’ ‘내가 나비인가?’라는 말은 꿈속에서 나도 있고 남도 있으며, 여러 경계가 있어서 고통도 있고 행복도 있지만 꿈을 깨면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것으로 가질 것이 없음을 알게 된다.

이렇듯 원각경에서는 여래가 되는 길은 이 원각을 닦아 무명을 떨쳐버리는 것으로서 ‘나라는 생각’‘너라는 생각’‘내 몸뚱이라는 생각’‘고통과 행복이다 라는 생각’들이 모두 소멸해 버리면 우주법계에 가득하게 될 것이니 이것이 자유로움의 경지라 한다.

▲ 한민정- <반야의 미소>.

원각변상도는 경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도해 즉 경전화를 포함하기도 하는데 이를 흔히 변상도라고 한다.

원각변상도는 12보살과 함께 청법자와 노사나불을 보호하는 八萬金剛·十萬鬼王·二十八天王 그리고 天帝釋 등 諸天과 함께 노사나불여래가 설법회를 열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문답을 통해 원각수행의 길을 밝힌 경전이며 부처가 물음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전시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예술로써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중으로 하여금 다양한 심상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재료와 기법에 있어 안료로는 분채와 염료 성분인 쪽과 주사를 사용하였고 몇 번이고 반복된 채색은 전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방식의 작업을 시도하였다.

불화에서 보이는 도상적이면서도 정형화된 작업을 하면서, 회화성을 지닌 원각의 내용을 담아 내는 것은 이번 전시의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색채의 불교미술을 구축함으로써 원각의 진리와 깨달음을 담아 내고자 노력하였다.

▲ 한민정- <삶과 사랑>.

음악은 소리를 내야 그 깊이를 안다 그러나 미술은 말이 없는 언어로써 붓을 들어 하얀 종이를 마주하고 그 혼을 토해냈을 때 그 본분을 다 하는 것이다. 불화는 비록 경전의 내용으로 그려지는 그림이지만 본 작가의 혼과 세필 끝에 새겨지는 선 하나 하나는 날카로운 칼날 위를 걷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이렇게 진심을 담은 그림으로 부처님의 세계를 그려내는 것이야 말로, 불화를 그리는 즐거움이다.

한민정 작가는 "원각은 수행과 신앙의 관점에서 환상에 사로잡혀 꿈을 꾸는 이들에게 그 꿈을 진리와 깨달음으로 변화시켜주는 실천과 마음 닦는 수행법을 기록한 지침서"라며 "‘원각의 호접몽’을 통해 붓다와 수행의 길을 떠나보기 바란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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