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을 버려라. 시간이 없다."

석 달 가뭄에 산불 타오르듯 번지는 국민의 분노는 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26%라는 참혹한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결단’의 시기가 온 것이다.
 
■어쩔 것인가. 결단이다.

 
결단이라는 어휘를 보고 깜짝 놀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혹시 비상사태라도 선포하는 것이 아닌가. 하도 많이 놀라게 하는 대통령이라서 하는 말이다. 걱정 안 해도 된다. 대통령을 위해 하는 소리니까 말이다.
 
비서실장은 바지저고리니 놔두고 이정현과 우병우를 불러도 좋다. 시중에서 말하는 이른바 십상시(十常侍) 3인방을 불러도 좋다. 영민한 대통령이니까 세상 돌아가는 걸 잘 알고 있겠지만, 이들이 얼마나 정직하게 말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 들어 보라는 것이다.

▲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세상에서는 이들에 대해서 말들이 많지만, 그들의 가슴속에도 본능적인 애국심과 양심의 피는 끓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말할 것이다. 지금까지 솔직히 말씀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제대로 보필을 하지 못해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대통령께서 듣는 비난은 모두 저희의 잘못입니다.
 
세상 얘기를 모두 털어놓을 것이다. 우선 백남기 농민의 사망과 관련한 국민의 여론과 왜 ‘외인사’가 ‘병사’가 됐는지도 말할 것이다. ‘세월호’, ‘메르스’, ‘미르와 K스포츠’, ‘최순실과 정유라’, ‘방위사업청’, ‘홍만표·진경준’ 등등. 보고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들은 국정감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도 보고할 것이다. 묵묵히 듣고 있던 대통령이 입을 열 것이다.
 
"됐어요. 다 알고 있으니까. 중학교 2년 학생이 쓴 편지도 읽어 봤어요."
 
그들은 입이 굳을 것이다. 아아 대통령님은 다 알고 계셨구나. 다 알고 있으시면서 말씀을 안 하셨구나. 우리를 뭐로 보셨을까. 가슴이 떨렸을 것이다. 우리를 볼 때마다 ‘간신’들이라고 혀를 차셨을 것이다.
 
웃는 소리가 들린다. 국민의 소망을 대신 말했을 뿐이다. 웃음이 나오는가. 나는 눈물이 나온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고 이제 4년. 아무리 붙들고 매달려도 세월은 가고 내년이면 빈손이다. 원래 인생이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가 아닌가. 그동안 박근혜 정권에서 일어난 온갖 일(사건)들을 어떻게 일일이 열거할 수 있으랴. 남은 것은 26%의 지지율이다.
 
얼마 전 청와대 게시판에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공개편지를 썼다. 편지를 읽으면서 가슴이 막혔다. 학생(소년)의 편지를 다 소개할 수는 없다. 다만 그가 지적한 부끄러운 사건들의 제목만을 소개한다. 그것으로 소년이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다 알 것이기 때문이다.
 
1, 세월호의 7시간 동안 무엇을 하셨습니까?
2, 메르스 사태 때는 무엇을 하셨습니까?
3, 도대체 왜 위안부 협상을 타결하셨습니까?
4, 국정화 교과서는 왜 하시려 합니까?
5, 위헌을 하고 자국민의 기업을 망치시면서까지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싶으셨습니까?
6, 사드 배치
7, 동남권 신공항
8, 백남기 농민을 죽이셨습니다.
 
소년은 글에서 박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모순투성이기 때문에 더욱더 내 나라를 사랑하는 저는 우리나라 국민의 슬픈 현실을 말한 ‘플라톤’의 시구로 이 글을 마칩니다.’라고 글을 끝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최순실의 대한민국
 
온통 세상을 소란스럽게 하고 세상에는 그 일밖에 없는 것 같은 사건. 이를 모른다면 대한민국 땅에서 발을 붙이고 살 자격이 없다. 왜냐면 그 일이야말로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으로 하여금 국민의 자긍심을 잃어버리게 하는 허망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최순실이다. 이제는 딸까지 등장했다.
 
최순실·차은택·우병우 이름을 모른다고 하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일등은 최순실이다. 국민은 어쩌다가 대한민국이 아녀자 하나로 해서 바람 잘 날이 없느냐고 한탄을 할지 모르나 엄연한 현실임에야 어쩔 도리가 있는가. 심지어 이 나라의 실세 순위는 일등이 최순실이고 2등이 우병우 3등이 박근혜라고 하니 아무리 떠도는 말이라고 해도 한숨이 나온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든 것은 최순실로 통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최순실의 움직임은 바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뇌관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터지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 관련 사건과 최순실 딸 문제는 대한민국이 최순실의 나라가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를 대통령이 모를 리가 있겠는가. 속이 끓을 것이다.
 
■백남기는 살아 있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1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다가 숨진 백남기 씨는 지금도 국민의 가슴에 살아 있다.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백남기 씨야 말로 눈을 감지 못할 것이다. 백선하 교수가 아무리 ‘병사’라 해도 소용이 없다. 국민은 왜 그들이 죽자 하고 백남기 씨를 병사라고 하는지 꿰뚫어 보고 있다. 그러나 잘못 생각하고 있다. 바로 그들의 비열한 기도야말로 명 재촉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국민은 생각한다.
 
대통령은 모든 사건의 진상을 소상히 알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영민한 대통령인가. 우주를 관통하는 대통령의 혜안이다. 간신들의 속셈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도 국정감사를 보면서 한탄을 할 것이다. 저건 아닌데 하면서 한숨을 쉴 것이다.
 
작심하고 얼굴에 철판을 깔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어진다지만, 전경련 부회장 이승철의 국감 답변을 들으면서 인간이 저렇게도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절망했을 것이다. 17번인가 20번인가 했다는 ‘지금 수사 중인 사건이라 대답할 수 없다’는 앵무새 같은 대답.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누구를 믿고 그러는지는 몰라도 사람의 기본인 양심이라는 것이 눈곱만큼이라도 있는 인간이라면 저러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가슴이 찢어질 것이다. 대통령의 심정이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지지율 26% 대통령의 마지막 결단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이 국감장에 나와 버티고 앉아 있는데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우주인의 대표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당장에 국회를 해산해 버리라는 욕설이 목구멍을 치민다. 이제 새누리는 송민순의 회고록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다.
 
김무성이 날조한 NLL의 맛을 못 잊어서인가. 많이 잘못 짚었다. 1971년 11월부터 1972년 3월까지 남북적십자사 실무자들의 비밀접촉. 1972년 5월 초 이후락의 평양 방문. 그리고 그 직후 북한 부수상의 서울 방문에 이르기까지 7·4 남북공동성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이루어졌던 그 많은 비밀 접촉들은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02년 5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4시간 동안 단독으로 만났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에 다녀온 이후 나는 남북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것은 바로 진심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쌓아야만 발전적인 협상과 약속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측과 툭 터놓고 대화를 나누면 그들도 약속한 부분에 대해 지킬 것은 지키려고 노력한다. 나는 북한 방문을 통해 이런 확신을 얻었다.”
 
총풍을 잊었는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북한에 게 돈을 주고 총을 쏴 달라고 했다. 족제비나 벼룩이 형님이라고 부를 뻔뻔함이다. 이정현이 단식의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이다. 걱정이다.
 
문화예술인들은 나라의 정신적 토양이다. 물도 뿌리고 비료도 주어 나라의 정신을 풍요하게 살찌게 하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이다. 블랙리스트라니. 숨이 꽉 막힌다. 그러나 대통령의 결단이 있다.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숨길 것 없다. 모든 진상을 밝히고 법대로 하라.”
 
모든 것은 끝난다. 대통령 선거는 있을 것인가 걱정하는 국민도 시름을 놓을 것이다. 정의는 어디로 갔느냐고 탄식하는 국민도 사라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부디 잊지 말기를.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