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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교육칼럼] 사드배치와 생사여탈권
  • 김선호 전 광주광역시의회 교육의원(전 교장)
  • 승인 2016.10.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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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몇 년 전 “통일은 대박이다.”라면서 한때 온 국민들에게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은 설렘을 준 적이 있었다.

▲ 김선호 전 교장.

이번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는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는 발언으로 정치권을 요동치게 함은 물론,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아무상처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전쟁 없는 통일이 온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야말로 통일대박이 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많은 국민들이 주변 4대 강국인 미·일·중·러는 우리나라가 통일되는 것을 원하지도 않고,통일시키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정학적 위치로 보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요충지인 반도국가를 남에게 빼앗기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휴전이라는 말은 전쟁 중이라는 말이다. 휴전협정 이후 분단 반세기를 넘기면서 남북은 각기의 삶을 살아왔다. 북은 1인 독재 체제를 완성시켰고,남은 민주화를 어렵게 이루어 오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경제대국이 되었다.

지금 전쟁이 나면, 우리에 비해 가진 것이 별로 없는 북한은 1인 독재체제만 무너지는 것이지, 잃을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소위 북의 어느 간부가 말한‘불바다’가 되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불바다, 이건 상상이 아니다. 현실이다.

사람 살고 있는 100미터 거리마다 주유소가 있고, 도로 밑으로 묻혀있는 가스관이 집집마다 연결되어 있다. 5천만 대의 자동차에 휘발유가 담겨져 있다. 한 번 터지면 불꽃놀이처럼 터져버리는 것이다. 바로 죽음이고 전멸이다. 반세기 동안 피땀 흘려 일구어 낸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생명도 재산도 다 잃게 될 것이다. “기왕 못 먹을 호박 찔러버리자.”라는 것이 북한의 심보인 것 같다.

우리는 불바다를 원하지 않는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가? 사드 배치 때문이다. 제주도 해군기지는 강정마을 주민에게만 피해와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다. 사드 배치도 성주 군민만, 김천 시민에게만 전쟁에 대한 피해와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다.

성주나 김천은 절대 안 되고, 다른 데는 된다는 사람들의 말도 옳지 않다. 사드가 어느 곳에라도 배치된다면 온 나라가 전쟁의 위협과 공포에 더 휩싸이게 될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발버둥치는 것을 뭐라 말할 수 없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동북아 지역에 진지를 구축하고자 발버둥치는 모습을 훤히 보여 왔다. 오키나와 기지,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 성주의 사드 배치가 그렇다.

그런데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가 앞장설 필요는 없다. 그들의 이익보다 우리의 이익이 더 크다면 앞장서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의 반대편에 있는 나라들은 자기들의 불이익과 불안을 뻔히 알면서 눈감고 있지 않을 것이다. 당장 눈을 부라리고 있다.

▲ 경북 성주ㆍ김천 주민들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사드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마치고 종각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갈무리

과거 정권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겠는가? 그럴 때마다 지혜와 슬기를 다해 반대했고, 명분을 내세우며 반대했기 때문에 감히 배치하지 못했을 것이다. 여러 정황과 앞뒤의 상황배치를 엮어 풀어보면, 미국의 집요한 요구를 박 대통령이 이겨내지 못하고 휘둘려버린 느낌이다. 무능, 무지, 무모, 즉 3무가 작동된 것이다. “국민들에게 물어보겠다.”라고 대응했으면 됐을 것이다.

그러면 국회가 들끓을 것이고, 국민이 궐기할 것이고, 이런 과정에서 최상의 해법이 도출되는 것 아니겠는가?

백세시대가 왔다. 9988234.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이틀이나 사흘만 병원에 누워 잠들 듯이 죽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만의 희망사항이 아닐 것이다. 아직도 많은 인생이 남았는데, 남북의 8천만 동포들이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그 잘난 두 사람과 그 뒤에 숨어있는 몇 사람의 입에 생사여탈권이 주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니 분노가 치밀어서 밤잠을 설쳤다.

그뿐인가? 세계 70억이 넘는 인류의 생사여탈권이 열 명도 안 되는 그 잘난 지도자들의 입술에 맡겨져 있다니 서글프기만 하다. 어떠한 경우라도, 통일이 다소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되더라도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 생사여탈권은 나와 우리자신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윗 칼럼은 전교조광주지부가 발행하는 <광주교사신문> 189호에 실린 내용을 재게재한 것입니다.

김선호 전 광주광역시의회 교육의원(전 교장)  ksho4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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