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를 버리지 않고는

비단 이번의 경우만이 아니지만 국민이 우병우 문제에서 느끼는 참담한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실망을 넘어 극한의 절망이다. 처음이 아니지만, 홍만표·진경준을 비롯한 법관들의 불법 비리 관련이 우병우에 이르러서 절정에 이르고 이제 더 이상 박근혜 정권에 대한 기대는 완전히 포기했다.
 
■ 나라가 어쩌다 이 꼴이

 

▲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우병우란 일개 청와대 참모가 국민의 가슴을 이토록 폐허로 만들 수 있다니 그의 힘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 것인지 아니면 그의 수호신인 대통령의 무모한 용기에 경탄할 것인지. 두 손뼉이 마주쳐 내는 파열음이 너무나 요란하다. 국민의 귀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무슨 소리를 해도 귓등을 스치는 바람인 국민의 소리. 이제 정권의 교체만을 기다려야 하는 국민의 비원이 너무 가엾지 않은가.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기에 기다려야 하는가. 법은 지켜야 한다. 대통령은 우습게 알아도 국민은 지켜야 한다. 쿠데타라는 불법으로 지금 국민은 이토록 고통을 당하고 있다. 다만, 국민의 인내가 어디까진지 알 수가 없다.

■ 사람이면 다 사람인가
 

대통령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을 말자. 이미 오랜 세월을 겪었다. 대통령은 헌법 기관이다. 설사 헌법기관을 능멸하는 권력자라 할지라도 역시 탄핵이라는 합법적인 법적 절차 없이는 처단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법치의 정신이다. 국민은 지금 우병우를 말 하는 것이다.
 
이제 우병우에 대해서는 입에 올리는 것조차 수치를 느끼는 국민이다. 법의 명예를 훼손한 자들이 수도 없이 많지만 이제 우병우에 이르러서는 법이란 말조차 부끄럽다. 20세 어린 나이에 고시에 합격했으면 명석함은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 머리만 좋으면 뭐하나. 사람이 돼야지
 
머리 좋고 인간이 못 되면 그건 차라리 머리 나쁘고 착한 것만 못하다. 우리는 그런 예를 너무나 많이 보아 왔다. 우병우의 나이 이제 49세, 어린 시절은 모르겠으되 소년 급제하여 모든 부러운 시선을 받아가며 승승장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아왔다.
 
급기야 이제 국민은 우병우의 대한민국이란 소리까지 할 정도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가. 그를 감싸주는 병풍 때문이고 그게 바로 대통령이라고 국민은 믿는다. 우병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대통령이 임명한 청와대 감찰관이 맥을 못 춘다. 지금 불법이라고 청와대가 물고 늘어지는 녹취록을 잠시 들어 보자.
 
“이건 뭐 다른 얘기지만 경찰에 자료 좀 달라고 하면 하늘 쳐다보고 딴소리하고 그래. 하하하. 경찰은 민정 눈치 보는 건데. 그거 한번 애들 시켜서 어떻게 돼 가냐 좀 찔러봐봐. 민정에서 목을 비틀어놨는지 꼼짝도 못 한다. 지금 꼼짝을 못해. 요새 그래. 아들 자료 있지 않나. 구체적인 자료 좀 달라고 하는 것도. 와~굉장히 정말 힘들어해. 내가 경찰도 힘들겠다고 생각은 하는데…경찰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
 
“감찰 개시한다고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대통령께 잘 좀 말씀드리라’고 하면서 ‘이거(우 사퇴 등 문제) 어떻게 돼요?’ 했더니 한숨만 푹푹 쉬더라”
 
더 참혹한 내용이 있지만, 국민은 이미 다 알고 있다. 급기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 대표가 우병우의 사퇴를 정식으로 거론했다. 당의 전 대표인 김무성도 우병우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정현은 어떤가. 당 대표가 되기 전 우병우의 자진 사퇴를 거론하던 그의 딴소리. 조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는 모양이다. 그의 한계야 이미 다 알고 있지만 그런 새누리당에게 무슨 기대를 해야 하는지 국민이 불쌍하다.
 
■ 오죽하면 조·중·동이
 
급기야 박근혜 정권이 하늘같이 믿고 있는 조·중·동이 화가 났다.
 
“청와대 권력 장막 뒤에서 벌어진 해괴한 일들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죽하면 그들이 화가 났을까.
 
“사태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대통령은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허탈감을 지울 수 없다”고 개탄한 뒤, “‘감찰 내용이 누설됐다’거나 ‘특별감찰관이 사찰당했다’는 논란은 또 무엇인가. 청와대의 권력 장막 뒤에서 벌어진 그 해괴한 일들이 대체 무엇이었는지도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권의 위기는 반드시 외부 세력의 공세만으로 촉발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박근혜 정권은 우 수석 한 명을 감싸 안으면서 스스로 레임덕을 재촉하며 몰락의 길로 가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 몰락의 기정사실화 하기까지 했다.
 
여론조사 좋아하는 정권이다. 지금 우병우를 어떻게 해야 한다고 국민이 생각하는지 여론을 한번 보겠는가. 69.5%가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제 선택의 여지도 없다. 버텨야 할 단 하나의 명분도 없다.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국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남은 것은 우병우 자신의 선택이다.
 
미련 버려라. 죄 진 것 있으면 받으면 된다. 20세에 등과한 수재가 아닌가. 이제 우병우의 나이 49세. 살날이 창창하다. 뭘 기다리는가. 어쩌려고 이러는가.
 
하루가 지나면 한 걸음 더 무덤에 가까이 가는 것이다.
 
우병우를 검찰이 조사한다고 했다. 어디서 나는 웃음소리가 이렇게도 큰가.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