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그리고 이정현·우병우


“고마 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영화 <친구>에서 아직도 기억되는 대사다. 영화를 볼 때는 그냥 멋있는 대사 정도로 알았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명대사라는 생각이 든다.
 
■ 고마 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요즘 수도 없이 이 말을 외우고 있을 사람이 있다면 그는 누구일까. 신문이나 방송에 거의 매일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름이다. ‘우병우’라는 세 글자다.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 빼고는 언론에 이름이 나는 걸 좋아한다는데 우병우의 경우는 어떨까. ‘고마 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이러지 않을까.
 
사람들이 말 한다. 하늘이 낸 인내력이란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우병우의 인내력이야말로 보통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하다. 최연소 고시합격의 기록을 가진 사람이니 남다른 데가 있겠지만, 그 많은 논란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 참는 걸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오고 가히 선택받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 ⓒ팩트TV 갈무리

홍만표·진경준·우병우는 검찰이란 이름과 함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국민들은 질렸다. 그들의 이름 뒤에 따라다니는 길고 긴 단어들은 무죄 추정원칙에 따라 죄인이라고 할 수 없지만, 국민의 마음속에 새겨진 낙인은 지울 수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은 왜 저러고 있는가. 감찰하고 있으니 그 결과를 기다리는 것일까. 대통령의 인내력도 초인적이다. 그러나 중국을 방문한 야당의원들에게 쏟아내는 독설에는 인내력이 보이지 않는다. 무섭다. 매국이고 종북이고 국론분열이고 그들은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다. 과연 국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답답하다.
 
이정현이 새누리의 새 당대표가 됐다. 대통령의 복심이란다. 이정현이 우병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는 대표가 되기 전에 한 말이 있다. 우병우가 정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현이 시험대에 올랐다. 여러 가지 의미로 잘해 주기를 바란다. ‘고마 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로 간단히 처리해 버리지나 않을까.
 
■ 김제동과 이정현
 
지난 8월 5일 경북 성주군청 앞에서 김제동이 열변을 토했다. 50여 년 동안 글을 썼다는 내 자신이 고개를 들지 못했다. 50여 분 동안 메모지 한 장 없이 그가 쏟아내는 열변은 국민 주권과 민주주의를 설파하는 알맹이였다. 어느 대학교수가 그보다 더 쉽고 감동적으로 설득해 낼 수가 있었을까.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헌법을 그렇게 쉽고 감동적으로 풀어낸 교수가 있으면 나와 봐라.
 
팟짱이나 유튜브를 통해 백만 이상의 국민들이 그의 열변을 들었고 정부는 바짝 긴장했다. 김제동을 종북으로 몰아갔다. 정권 근처를 맴도는 매체들은 총궐기했다. 그러나 스스로 알 것이다. 얼마나 허망한 짓인지를 말이다. 사랑하는 나의 손주 이름을 걸고 국민에게 권한다. 김제동은 ‘종북’이 아니라 ‘경북’이다. 김제동의 발뒤꿈치라도 따라가라.
 
“어떤 것이 외부세력이냐?” “성주군민 아닌 사람이 모두 외부세력이라면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외부세력이다. 지금 성주에서 외부세력은 오로지 사드 하나밖에 없다. 사드만 대한민국 주민등록증이 없다”
 
새누리당의 새 대표가 된 이정현. 잠바 뙈기를 헬리콥터 날개 돌리듯 휘두르던 액션이 먹힌 것일까. 쓰레기통에서 건져 낸 대통령의 신뢰가 통한 것일까. 어쨌던 당 대표가 됐다. 현명한 국민들은 이미 보았을 것이다. 그의 얼굴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말이다.
 
‘얼굴에서 교만이 뚝 뚝 떨어진다. 무섭다. 이제 완전무결한 청와대의 상머슴이 등장했다’
 
어느 기자가 하는 소리다. 최고위원회는 벌써 언론통제가 시작됐다. 최고위원들이 맘대로 말도 못하도록 했다. 국민들은 이정현을 지켜보고 김제동도 지켜볼 것이다.
 
이정현은 말하고 싶을 것이다. ‘제동아. 고마 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더 먹어야 한다.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를 할 때 까지 김제동은 그들에게 더 퍼먹여야 한다.
 
이정현에게 바라는 국민의 소망이 있다. 그는 쓰레기통에서 17단계를 거쳐 당 대표가 됐다. 이것으로 끝나는가. 그는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품을 벗어나야 한다. 당 대표로서 자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 할 말은 해야 한다. 국민의 소리를 바로 전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17계단을 단숨에 내려가야 한다. 다시 쓰레기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정현이 개각을 건의했다고 한다. 우병우는 어떻게 되는가? 녹취록 사건은 어찌 되는가? KBS 보도 관련 간섭은 어찌 되는가? 이정현은 당의 대표다. 그러나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못하는 당의 대표는 바지저고리일 뿐이다.
 
■ 한국 언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병우의 불법비리 혐의가 매일처럼 언론을 채우면서 국민들은 이제 정신이 제대로 들었나 생각했을지 모르나 어림없는 소리다. JTBC와 한겨레 등 몇 몇 매체를 제외하고는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들의 보도에는 신경을 끄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어디 가서 명함 내놓기가 부끄러운 매체들의 기자들은 스스로 ‘기레기’란 호칭에 화도 못 낸다.
 
어디 그뿐인가. 종편이라는 곳에 얼굴을 내미는 흘러간 언론인과 정치평론가 시사평론가 그리고 대학교수라는 인간들. 집에 들어가서 처자식들 얼굴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권력 근처에 어슬렁거리는 그들의 속셈을 너무나 잘 안다. 길에서 마주치면 인사도 못하는 인간들. 불쌍해서 피해 준다.
 
이제 정말 국민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광화문광장 땡볕 아래 새까맣게 탄 세월호 유족들에게 우리 국민은 모두가 죄인이다. 도대체 사람이 사는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8·15다. 해방기념일이라고 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광복절이다. 진정으로 우리에게 광복은 왔는가. 진정한 해방은 왔는가. 미국과 중국과 일본과 그리고 우리 스스로를 겹겹이 둘러싼 오랏줄. 언제 진정한 해방은 온단 말인가.
 
국민이 희망을 잃어버리면 남는 것은 절망뿐이다. 왜들 정치를 하는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희망을 느끼는가.
 
‘고마 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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