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조롱받는 정치

여름철 보양식은 누가 뭐래도 장어다. 요즘 장어 값이 한창이다. 반기문의 몸값이 천정부지다. 기름 바른 장어(유만 油鰻). 과연 국민에게 얼마나 보양식이 될 것인가. 여름 한 철 보신으로 끝나면 안 된다.
 
■ 반기문의 허상
 
요즘 언론을 보면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반기문 한 명밖에 없는 것 같다.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자리가 대단한 것만은 틀림이 없지만, 그것보다는 대권과 관련해 더 값을 쳐주는 것 같다. 언론도 장사니 팔아야 하고. 반기문이 요즘 인기 상품이다. 집권여당 새누리당이 박살이 난 마당에 꿩 대신 닭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반기문을 잡아 뭘 좀 해보자는 간절한 염원이지만 여름 한철 보양식의 몸값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누리집 갈무리.

심리학자 황상민은 박근혜 대통령을 혼군(昏君)이라 했고 그것 때문은 아니라지만 학교에서 쫓겨났다. 요즘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떤가. 고생스러운 해외여행을 마다하지 않는 대통령의 애국정신은 존경스럽지만 잠시 올랐다가 떨어지는 지지율이 안타깝다. 벌써 무슨 레임덕이냐고 하는 평가도 있겠지만 그건 국민의 마음속에 있다.
 
어느 국민이 좋은 대통령을 마다하랴. 반기문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좋은 대통령 깜만 된다면 쌍수로 환영이다. 별명 그대로 유만(기름장어)처럼 나라 경제와 국민의 보신에 이바지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이 때문에 검증은 철저히 해야한다. 전과가 열 몇 번이나 되는 사람을 뽑아 국민이 빚더미에 올라앉는 고통은 더 이상 당하지 말아야 한다.
 
■ 반기문과 세작 의혹. 기름칠한 장어
 
가치에 대한 평가는 모두 다르다. 요즘 애완동물이 인기다. 보기에 끔찍한 뱀을 목에 감고 즐기는 사람도 쥐새끼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인간에 대한 평가 역시 긍정과 부정이 있게 마련이다. 반기문에 대한 평가도 다채롭다.
  
“위인으로 떠올랐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남정호 중앙일보 기자의 책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너무도 무능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이다.” - 미국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 폴리시>
 
반기문은 ‘유엔사상 최악’ - 영국 <이코노미스트>
 
반기문의 ‘세작’ 의혹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5일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1985년 미국 유학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일일이 전두환 정권에게 보고했다는 세작논란에 대해 “기가 막히다”고 했지만 기막힌 것은 국민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이 필요하다. 당시 미국에 있던 외교관 중에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공식문서가 공개됐다.
 
반기문이란 사람의 됨됨이 평가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처신이다.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반기문을 유엔사무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많이 썼다. 노무현이 아니었으면 오늘의 반기문은 없다.
 
아프리카 국가의 정상들에게도 많은 부탁을 했다. 해외에 진출한 대기업의 회장들에게도 각별히 부탁을 했다. 어느 기업의 회장은 자신이 직접 노 대통령의 전화를 몇 번인가 받았다고 했다. 자기도 열심히 애들 썼다고 고백했다. 그런 반기문이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후의 처신을 보면 ‘머리 검은 짐승에게는 은혜를 베풀지 말라’는 엣 말이 맞는다.
 
반기문이 노무현과 거리를 둘 때 이미 대권의 꿈을 꾸었을지 모르나 인간은 인간으로서 도리를 해야 인간으로 대접을 받는다. 우리 선현들이 가장 미워하는 것이 배은망덕 하는 인간이다. 사람취급을 안 한다.
 
■ 그렇게 사람이 없는가
 
손학규는 한국의 정치판이 하도 더럽게 때가 묻어서 새판을 짜야 한다고 했다. 전제는 자신이 깨끗해서 새판을 짤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착각이 없으면 한국에서는 정치를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솔직히 요즘 손학규나 반기문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다. 그래도 손학규는 한국 정치를 안다. 반기문을 생각해 보자. 그가 아는 것이 무엇인가. ‘요령주의’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권력에 빌붙는 아부. 그것이 국가경영에 어떤 이득이 되는가.
 
내년에 대선이 있고 실력이야 어떻든 꿈들만은 야무져서 몸들을 푸는데 국민들이 보기에는 딱하다는 생각만 든다. 새누리는 변변한 깜이 없다. 그나마 유승민이 할 말 좀 하는 인물인데 그런 인물을 포용하는 대통령이 아니다. 정말 사람이 없다. 그러니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이름값으로 반기문에게 손을 내민다. 반기문은 얼씨구나 덥석 물었다. 그러나 단언컨대 반기문은 절대로 새누리의 후보도 안 될 것이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손학규의 경우도 나를 옹립해서 새판을 짜 주시오 하는 말이 목구멍에 걸려 있지만 차마 뱉어내지는 못하고 그저 빙빙 도는데 생각 좀 해 보자. 도대체 왜 툭하면 산으로 기어들어 가는가. 정치판이 더러우면 산에서 깨끗하게 살아야 한다. 괜히 심심하면 나와서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가. 역시 착각이 유죄다.
 
■ 안철수와 반기문과 새누리당
 
경험은 좋은 스승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쁜 경험으로 배운 것이 있다면 그건 차라리 안 한 경험만 못 하다. 특히 정치에서 익힌 못된 체험은 빨리 버려야 하는데 배운 도둑질이라고 그게 어디 쉬운가. 반기문은 현실 정치경험이 없다. 지금까지 순전히 남의 덕에 살았다. 기름 바른 장어의 처신은 좋은 경험이 아니다. 반기문이 유엔사무총장을 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은 완화됐는가 악화됐는가. 무엇을 기여했는가. 기억에 없다.
 
과연 반기문은 새누리당의 대권후보가 될 수 있는가. 국민들은 나쁜 정치를 통해서 많은 경험을 했다. 사람을 볼 줄 안다. 새누리의 총선참패가 좋은 증거다. 앞으로 반기문이 내 세울 수 있는 것은 최악의 유엔사무총장이라는 명함 한 장이다. 국민들 머리에 남는 것은 횟집 수조에서 헤엄쳐 다니는 장어다.
 
안철수라는 적이 있다. 새누리의 주판알 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안철수는 언제든지 새누리와 손잡을 각오가 되어 있다. 호남에만 매달려 있는 안철수는 자신의 입지가 얼마나 허약하고 위태롭고 호남의 지지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더구나 박지원이 당의 황제다. 박지원이 영호남 화합이라는 명분을 걸고 내각제 개헌으로 새누리와 거래를 한다면 반기문으로는 속수무책이다. 뚫고 나갈 용기도 지혜도 없다. 지도자는 황야에서 광풍을 맞아가며 성장한다.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이 모두 겪은 것이다. 반기문과 안철수는 온실에서 자란 화초다.
 
날렵하게 빠져나가는 미꾸라지나 장어도 그것이 살아가는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국가의 지도자는 다르다. 반기문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했다. 뭘 좀 배웠는가. 결론은 이것으로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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