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을 위한 행진곡', 애국가로 지정하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518 36주기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기념식장에서 제창이든 합창이든 누가 뭐래도 '임을 위한 행진곡'은 5월항쟁의 노래이자 억압받는 민중들의 노래임이 분명하다.

'임을 위한 행진곡', 1980년대에는 군부독재에 맞선 투쟁을 알리는 서곡이었다. 최루탄 날리는 아스팔트 거리에서도 끌려가는 닭장차에서도 심지어 감옥과 법정에서도 무엇보다도 먼저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울려 퍼졌다. “사랑도 명예도~”를 부르며 총칼로 무장한 군부독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고 이 나라 민주화를 위해 한발 한발 전진 할 수 있었다.

▲ 5.18 기념식장에서 쫓겨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광주인

오늘날에는 공권력과 용역깡패의 폭력으로 철탑에 오른 비정규직의 험난한 투쟁 속에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울려 퍼진다. 고공농성의 공포를 이겨내고 비정규직의 미래를 개척할 희망을 갈고 닦으며 산자들의 연대를 울린다.

어디 이뿐인가? '임을 위한 행진곡'은 5월 항쟁 이후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 지식인 등 이 땅 모든 민중들의 집회나 행사에 어김없이 제창되고 있다. 민중들 속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영원한 애국가가 된지 오래다.

반면 지배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민중의 노래가 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애쓴다. 공권력을 배치하여 최루탄과 곤봉에 이어 물대포를 쏘아댔고 그래도 통하지 않자 이제는 북한과 연계시키기까지 한다. 가사의 유래와 작사가까지 존재하지만 정부 인사와 우익 지식인그룹들은 북한 연계설은 쏟아내고 있다. 터무니없고 말이 안 되는 일지만 518 37주기를 맞는 이 땅의 엄연한 현실이다.

저들이 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기를 쓰고 막으려할까? 현정권을 떠받드는 새누리당은 과거 광주학살로 탄생한 전두환군부가 만들었던 민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원조인 민정당은 이후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을 거쳐 새누리당으로 명칭을 바꿔왔다.

과거에는 군부의 지원을 받았고 지금은 재벌의 지원 속에 민중을 지배하고 억압하는 것이 사명인 저들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과연 무엇이겠는가? 자신들의 지배 질서를 뒤엎고자 하는 혁명의 노래이며 자신들을 향한 ‘저주의 행진곡’인 것이다. 깨워서는 안 될 민중들을 일깨워 새날을 부르는 저주의 주술같은 것이다. 그래서 저들은 518기념식장 제창을 거부하고 이 노래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다.

그러나 '임을 위한 행진곡'은 이미 민중들의 애국가가 된지 오래이다. 동해물 무궁화 화려강산 자연경관이나 등장하는 노래와 산자의 각오를 다지고 새날을 다짐하는 노래 중 어느 것이 인간의 역할을 다짐케 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는가?

당연히 후자이기에 많은 민중들의 투쟁과 행사에 민중의 애국가로 불리 우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국가 ‘라마르셰에즈’는 “폭군에 맞서서 피 묻은 전쟁의 깃발을 올리라”며 투쟁을 호소한다. 프랑스 혁명이 고스란히 녹아있으며 이는 세계의 자랑거리다.

우리의 '임을 위한 행진곡' 또한 5.18이라는 역사적 비극을 담고 있고 가사의 정제미와 표현으로 보면 '라마르셰에즈' 보다 훨씬 뛰어나다. 임을 위한 행진곡 이제 518 기념식 제창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애국가로 울려 퍼지게 하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더욱 큰 힘이 필요하겠지만 민중권력이 수립되는 날 청와대에는 1년 내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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