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광주, 기억을 잇다 평화를 품다” 5·18전야제
시민·노동자·학생·야권지도부 등 5000여명 참여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하라” “백남기 농민을 살려내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36년 전 핏빛으로 물들었던 광주 금남로에 다시 민중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17일 오후 7시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 전야제가 열렸다.

‘오월 광주, 기억을 잇다 평화를 품다’를 주제로 열린 전야제는 정구선 상임행사위원장과 5월 3단체장(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차명석 기념재단이사장·유족들·윤장현 광주시장·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시민·학생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동안 진행했다.

▲ 5월 유족이 17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5.18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 전야제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인

행사에는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의 가족과 5·18 참상을 전 세계에 최초로 전한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씨의 유족, 외신·해직기자들도 참석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 박지원 원내대표와 당선인 전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당지도부와 4·13총선 당선인들도 대거 참여해 자리를 지켰다.

전야제는 시민·노동자·대학생 풍물패 등 600명으로 구성한 오월풍물단이 광주공원에서 금남로까지 3km 구간을 행진하는 ‘민주대행진’으로 시작했다.

5월 가족, 백남기 대책위, 4·16연대, 36주년 행사위원장단, 시장·교육감·구청장 등 기관장, 각 정당 대표, 국회의원 등 2000여명이 ‘민주대행진’에 동참했다.

본격적인 행사는 민주대행진단이 금남로에 합류하면서 막을 올렸다. 오후 7시20분 1980년 해방 광주를 함께 만들었던 시민, 27일 새벽 도청 마지막 방송을 했던 여대생으로 알려진 박영순씨가 무대에서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오후 8시부터 시작된 2부 행사는 80년 5·18민중항쟁 이후 광주 학살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투쟁과 한국민주화 운동의 진원지의 역할을 했던 오월 어머니들이 5·18 역사를 증언하고 이들의 한을 예술 공연으로 풀어냈다.

마지막 행사인 3부는 여전히 고통받고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외치며 왜곡되고 지워지는 역사를 잊지 않고 평화의 내일을 열겠다는 광주시민의 다짐의 장으로 펼쳐졌다.

백남기 농민 가족과 농민회가 무대에 올라 백씨의 쾌유를 기원하고 참가자 전원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마무리했다.

5·18기념행사위 관계자는 “국가의 총칼에 쓰러진 넋들이 지켜보는 오월 거리엔 여전히 고통받고 아파하는 민중들이 찾아온다”며 “그들과 함께 울고 함께 외치는 광주시민의 모습에서 오월 광주를 본다.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광주민중항쟁의 정신으로 내일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 오월풍물단이
▲ 고 힌츠페터 부인. ⓒ광주인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17일 5.18 전야제에 참석해 김밥을 먹고 있다. ⓒ광주인 
▲ 안철수,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주승용 의원 등 국민의당 의원들이 17일 5.18전야제에 참석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광주인
▲ 5.18광주민주화운동 36주년 전야제. ⓒ광주인
▲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과 4.16연대. ⓒ광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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