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오월시 연재

<광주in>과 <광주전남작가회의>는 5.18광주민중항쟁 36주기를 맞아 5월을 노래한 시 15편을 추려 연재합니다.


타일꽃

- 고성만 시인

저 꽃을 보면 나는 자꾸

미끄러진다

한 때 숙련된 도제를 자처하며

조적 미장 도장……

퍼즐같은 조각 맞추는 기술 익혔으나

절정의 가장자리에서 활짝 피고자 하였으나


나도 한 때

몸에 좋다는 유황온천

영원한 삶을 꿈꾼 적 있었으나

물레로 빚어놓은 새 소리

철의 붓으로 그려놓은 수련 모란

흙으로 흘려놓은 폭포 아래서


오색찬란한

스태인드글래스처럼

물빛 영롱한 고려청자처럼

저 꽃을 보면 나는

불탄다


시간의 틀에 갇혀

슬피 운다


고성만, 1998년 『동서문학』 등단.
시집 『올해 처음 본 나비』, 『슬픔을 사육하다』,『햇살 바이러스』,『마네킹과 퀵서비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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