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호’도 없다는 말 이제는 좀 믿자

세상에는 멀쩡한 거짓말이 있다. ‘늙은이 죽고 싶다’는 말과 ‘노처녀 시집가기 싫다’는 말이다. 그러나 악의가 없으니 탓할 것도 없다. 요즘 야당의 정치지도자 한 분의 말씀도 국민들이 믿지를 않는다. 아니 반대로 믿는다.
 
‘추호’라는 별명이 붙은 김종인 대표의 말을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비례대표에 관심이 없다’ ‘당권에 관심이 없다’ 등등의 말들을 국민들이 믿는가. 국민들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이유는 바로 그의 행동이 자신의 발언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말은 행동의 전제다. 왜 말과 행동이 그렇게도 다른가.

▲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우상호 의원(오른쪽)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국 원내대표 선거를 마친 후 김종인 비대위 대표 등과 함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갈무리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날짜가 결정됐다. 8월 말이나 9월 초라고 한다. 이번 결정이 나기 전에 전당대회 날짜에 대해서 말도 많았다. 당헌·당규대로 전대를 치르면 간단한데 김종인이 받아 드릴 것이냐. 또 무슨 말썽이나 부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거부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
 
좌우간 결정은 됐다. 이제 김종인도 더 이상 다른 소리를 못할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김종인이 대권에 생각이 있다고 말한다. 당권에 생각이 있던 대권에 생각이 있던 그건 그 사람 맘이지만 분수에 맞게 욕심도 가져야 한다. 당권에는 ‘추호’도 생각이 없다는 김종인이 대권 부분에선 ‘추호’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헷갈린다. 혹시 하는 생각에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 더불어민주당 정신 차려야 한다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제1당이 됐다. 국민들도 깜짝 놀라고 기레기들을 비롯해서 종편들도 기가 죽었다. 사과한 언론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신들도 놀랐을 것이다. 놀라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결과가 말해 준다. 호남에서 참패했다. 이유는 호남인들이 분명히 말한다. 셀프종편과 호남 공천을 보고 더불어민주당에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고 했다. 이해가 된다. ‘정무적 판단’이 뭐길래 이해찬 정청래의 목을 자른단 말인가. 사과했는가.
 
상대가 잘못하면 덕을 보게 마련이지만 이번 총선에서 안철수는 김종인에게 엎드려 절을 해야 한다. 그래도 김종인은 과오를 인정 안 한다. 대단한 고집에 놀라운 배짱이다. 하기야 그가 걸어 온 길을 보면 능히 짐작할 수가 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뚝뚝 떨어진다. 만약에 김종인이 전대 날자 결정에 불복한다면 국민은 아예 더불어민주당을 보려고도 안 할 것이다. 제발 아무 탈 없기를 비는 지지자들이 많을 것이다. 김종인도 알아야 할 것이다.
 
■ 정신 못 차리면 버림받는다
 
총선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당선됐다. 표창원·손혜원·박주민·조응천·김병기·김병관. 그 밖에도 국민들이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 볼 정치인들이 많다.
 
부산·경남에서 당선된 정치인들은 어깨가 무겁다. 국민의 기대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 벌써 저 잘나서 당선된 줄 알고 기고만장하는 당선자가 있다. 오만은 최고의 적이다.
 
이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우상호 의원이 당선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종걸도 퇴진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명분 없는 당무 거부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들은 믿는다. 훌륭한 원내 대표가 되길 바란다. 박지원도 원칙 앞에서는 별수 없다.
 
김종인의 호시절은 갔다. 조용히 지내는 것이 국민을 위해서 마지막 할 일이다. 국민들이 다시 더불어민주당에 기대를 보내고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힘을 주느냐 여부는 오로지 그들 자신이 할 탓이다. 국민들이 눈 크게 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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