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비서 김모씨 “개인 카드로 지출…사후정산”
황 후보 “사실 무근…네거티브 선거 중단하라”

황주홍 국민의당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선거구 후보가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황 후보의 전 비서 김아무개(37)씨가 개인 비리내용 폭로 형식으로 밝히면서다.

황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법적대응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황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 김아무개씨 페이스북 글 캡쳐. ⓒ광주인

황 후보의 비서를 지낸 김씨는 지난 7일 오후 페이스북에 ‘황 후보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A4용지 5장 분량의 글을 남겼다.

이 글에서 김씨는 황 후보와의 인연부터 지난 2009년 강진군수 선거에서 황 후보의 지시로 불법 녹음을 한 일, 자신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후 정산한 일 등 2013년 5월 해고되기까지의 내용을 담았다.

이어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황 후보의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개인 비리내용을 폭로했다.

김씨는 회견에서 지난 2012년 총선을 전후해 황 후보의 지역사무실에서 근무하며 2년여 동안 자신의 신용카드로 각종 비용을 지출토록 한 뒤 총 2000만여 원을 사후 정산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편법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군수 비서실과 지역위원회 사무실 등에서 10년여간 황 후보를 모셨다고 밝힌 김씨는 “황 후보는 사후 정산된 2000만원 외에 경조사비 대납 등의 명목으로 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각종 자금을 캠프 관계자들이 지출토록 했고 사용 내역을 파일로 정리해 보관 중”이라며 당시 통장사본을 공개했다.

지출 항목과 금액은 유권자들 식비는 물론 개 사료값, 개털 깎는 기계 구입, 예방 접종비 등 후보 개인 가사비용 등으로 매달 150만~17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몇 년 동안 불법 녹음에 고발 진정 등 선거에 이기려고 온갖 궂은일을 다 시켜놓고, 이제 보험영업이나 하라며 해고했다”며 “수행비서도 차 안에서 구두주걱으로 맞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더민주당도 가세했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10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갑질 중의 갑질 행태로 실로 충격적”이라며 “유권자 식비는 명백히 기부행위를 금지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애완견 관리에 들어간 돈은 만약 황 후보 개인 돈으로 갚지 않고 정치 자금에서 썼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황 후보는 위법 여부를 떠나 비열한 갑질 행태에 대해 해명하고 사실이라면 즉각 후보직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 황주홍 국민의당 후보 반박 글 캡쳐. ⓒ광주인

황 후보는 곧바로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과 신문식 후보, 정말 이건 아닙니다’라는 내용으로 A4용지 3장 분량의 글을 올려 적극 해명했다.

황 후보는 “더민주 신문식 후보 진영은 강진 출신 김씨를 찬조연설자로 내세워 강진 지역이 아닌 고흥·보성·장흥 지역을 돌며 선거차량에 올라와 근거없는 흑색선전과 터무니없는 비방 중상을 일삼아오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왜 강진 사람인 김씨가 강진에서는 제 비방 연설을 안 하는 것이겠느냐. 김씨의 허위 비방이 바로 들통날 것이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10년 넘게 저를 모셨다는 얘기부터가 사실이 아니다”며 “군청 비서실 4개월과 지역사무실 근무 1년 남짓한 기간이 전부”라고 반박했다.

김씨의 개인 카드를 불법적으로 사용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참 교묘한 날조이자 거짓말”이라며 “지역사무실에 근무하는 동안 사무실 등과 관련된 돈을 지출할 경우 근무자들의 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제가 지역에 내려와서 정산해주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김씨가 사무실 안팎에서 자꾸만 분란을 일으키고 있어 그만 두게 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김씨의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하길래 그러지 말라고 다른 상근자에게 지시했는데도 시정되질 않아 질책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또 “그러다 얼마 뒤 김씨에게 ‘그동안 수고했다, 네가 군의원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우리 사무실의 상근자로서는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열심히 해서 꼭 성공하기 바란다’는 덕담을 한 바 있다”며 “제가 김씨에게 보험설계사를 해보라고 했다느니, 구두주걱으로 누구를 때렸다느니, 하는 얘기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6차례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한 번도 상대 후보자의 뒷조사를 하거나 비방하거나 상대를 저격하기 위한 ‘저격수’를 찬조연설자로 내세운다는 것은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며 “신 의원은 이런 저급한 네거티브 선거를 그만 접어주기를 정중하고 엄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를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며 “깨끗한 선거 풍토 정착을 위해서도 끝까지 무관용으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황 후보 쪽 지지자 황아무개씨 등 3명은 지난 8일 김씨를 상대로 선관위와 검찰에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고발하면서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등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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