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역사수업]을 시작하며 [전문]

-교사·역사전문가·시민 거리에서 역사와 마주하다

오늘 우리는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한국사 국정화의 추악한 시도에 맞서기 위하여 직접 길거리로 나섰다. 우리는 거리에서 학교현장의 교사와 역사 전문가들이 시민·학부모와 직접 만나 위험한 교과서를 함께 살펴보고 함께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자 한다.

오늘(23일) 시작하는 [함께 듣고 이야기 나누는 아하! 길거리 역사수업]은 총 10교시로, 2주 1회씩 수요일 저녁 6시에 광주 곳곳을 찾아다니며 시민들과 자리를 함께할 것이다.

▲ 전교조광주지부와 광주시민사회단체가 23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정부의 '국정교과서'에 항의하는 '길거리 역사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과 교수들은 매주 광주 곳곳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역사수업을 운영한다. ⓒ전교조광주지부 제공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며, 이미 전문가들이 밝힌 대로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이다. 하나의 해석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역사교육의 본질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역사 교과서 제작의 자율성을 더욱 보장하는 것이라는 말에 귀기울여야 한다.

작년 11월, 정부는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자 밀어붙였다. 온 국민들이 이에 저항하는 사이 또 하나의 위험한 교과서, 초등학교 6학년 <사회>교과서를 통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의 민낯이 드러나 그 위험이 현실화되어 버렸다.

2016년 새로 보급된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는 우리나라 역사를 다룬다. 특히 현대사를 포함하고 있어 정부의 국정화 의도와 맞물려 발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사회>교과서는 교과서라고 이름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위험한 수준이다.

역사전문가들로 구성된 <역사교육연대회의>가 분석한 초등 6학년 <사회> 교과서는 문법에 맞지 않는 문장, 부적절한 표현, 오류 등이 93곳이나 되며, 편향성을 띤 곳이 31곳으로 총 124건의 잘못이 포함되어 있다. <사회> 본문이 총 155쪽이니 거의 페이지마다 1개씩의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이를 사용할 교사와 학생들이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오류 찾기를 해야 할 판이다.

▲ ⓒ전교조광주지부 제공

6학년 <사회> 교과서 서술 중 가장 충격적인 몇 부분만 소개하자면,첫째는 99쪽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서술에서 ‘위안부’라는 용어를 없애버렸다는 점이다.

그리고 110쪽의 ‘8·15광복과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단원 명칭과 본문 116쪽에서 ‘대한민국 수립’이라 표현하여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대체함으로써 그 동안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해온 뉴라이트의 건국절 주장을 초등학교 교과서에 반영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였음을 명시한 헌법 정신을 부정하고 이승만의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주장하며 교과서를 통해 친일파와 이승만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두 번째는 135쪽의 5·18민주화운동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교과서에 계엄군이라는 용어와 사진이 사라졌을 뿐더러 5·18민주화운동의 원인과 결과를 바꿔 서술했다.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여 정부가 폭력적으로 진압했다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전두환 세력의 폭력적 진압에 대한 명분을 제시하는 듯이 표현하고 있다. 정부의 폭력적 시위진압때문에 광주시민의 항쟁에 나선 상황의 앞뒤를 바꾼 것이다.

▲ ⓒ전교조광주지부 제공

그 외에도 아무런 설명도 없이 ‘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로 대체(129쪽)되었으며, 박정희의 유신헌법을 소개하는 부분(131쪽)에서는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제한되었다’와 ‘독재’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런 위험한 교과서로 역사를 배우게 방치할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과 머리를 누군가가 원하는 한 가지 색깔로만 떡칠하도록 두어서는 안된다. 위험한 교과서, 초등 6학년 <사회>책은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의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UN의 역사교육 권고를 즉각 수용하여 국정화 시도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비롯한 교과서 편찬 방식의 개선을 약속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광주시교육청이 앞장서서 초등 역사교과서에 대한 정오표를 제작 배부할 것을 요구한다.

○ UN의 역사교육 권고안 즉각 수용하여 교과서 발행제도 개선하라!
○ 위험한 교과서, 초등 <사회>과 교과서 즉각 폐기하라!
○ 친일미화 유신부활 역사교과서 국정화 즉각 중단하라!
○ 광주시교육청은 즉시 초등 <사회>교과서 정오표를 제작하여 학교에 보급하라!

2016년 3월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광주지부
광 주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광주지역본부


 

 

일 시

(18-19시)

장 소

강사

주제

3. 23.(수)

-기자회견

충장로 우체국

박상철

광주서초

위험한 역사 교과서, 초등 6학년 사회책

-초등 6-1사회교과서의 문제점

4. 6.(수)

송정역 앞

최영태

전남대

역사교과서 속 5.18

4. 20.(수)

시청 소녀상 앞

안영숙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한일 위안부 합의의 문제점과 대응

5. 11.(수)

풍금4거리

림추섭

광주교육희망넷

그 선언이 있어 오늘 참교육이 있다

- 5.10 교육민주화 선언의 역사적 의미

5. 25.(수)

전대 후문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

교과서 국정화와 친일파의 부활

6. 8.(수)

일곡 제2근린공원

(일곡우체국 앞)

노성태

국제고

정부는 국정교과서로 무엇을 지우려하나?

-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점

6. 22.(수)

봉선동 유안공원

김덕진

광주교대

서프라이즈, 국정교과서 편찬의 뒷이야기

7. 6.(수)

첨단 쌍암공원

신봉수

광주일고

국정화로 잃게 되는 것들

-광주의 독립운동사와 국정교과서

7. 20.(수)

풍암 근린공원

 

너희가 유신을 아느냐?

-유신체제의 부활을 꿈꾸는 역사교과서

9. 7.(수)

수완 국민은행4거리

김재옥

전교조광주지부

그들은 왜 건국절을 주장하는가?

한국사 국정화 저지 투쟁의 방향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