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고·전남여상 학생 300여명 ‘학습권 보장’ 촉구
광주시도시계획위 심의 유보
“추가 협의 필요”

“마음 편히 공부하고 싶어요.” “송전선로 지중화 해주세요.”
광주 국제고와 전남여상 학생들이 29일 학습권 보장을 위해 송전선을 지중화해달라며 광주시청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국제고와 전남여상 학생 3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광주시청 3층 광주시장실 앞에서 윤장현 시장과 면담을 요청하고 송전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 전남여상 학생들이 29일 광주시청 3층 시장실 앞에서 '학생 통학로 송전선로 매설 절대 반대!'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송전선 지중화를 촉구하고 있다. ⓒ광주인

이날 집회는 삼각동송전선지중화비상대책위가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삼각동 전기공급설비 송전탑과 지중선로 심의에 맞춰 항의 차원에서 마련했다.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주전남본부 3층에서 심의를 갖고 북구 삼각동 국제고·전남여상·삼각초교 인근 고압 송전탑의 지중화 문제를 논의했다.

방학 기간임에도 학생들은 대거 참석해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챙겨주세요’, ‘학생 통학로에 송전선로 매설이 웬말이냐’, ‘학생 통학로 송전선로 매설 절대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일부 학생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송전선 지중화를 촉구했고 일부는 “학습권 보장하라” “생존권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국제고 1학년 황세영(17)양은 “송천탑이 이설되면 학교 급식실 바로 옆 20m 정도까지 가까워진다”며 “선생님들이 전자레인지 옆에도 가지 말라고 하시는데 고압선 바로 옆에서 밥을 먹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한후 국제고 학생회장은 “송전탑이 세워지면 2500여 명이 넘는 국제고, 전남여상 학생들이 등하교시 불과 4~5m 거리에서 15만4000볼트라는 엄청난 전류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며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한 삶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고하연 전남여상 학생회장은 “아파트 공사 소음 때문에도 힘들었는데 송전탑이 더 가까이 온다는 건 공부를 하지 말라는 거나 다름없다”며 “학생들이 마음 편히 학교다닐 수 있도록 지중화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간 가량 시장실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다 이후 1층 로비로 옮겨 도시계획위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비대위는 이날 윤 시장이 외부일정으로 자리를 비워 시장과 면담은 무산됐고 대신 비서실장을 만나 입장을 전하고 다음 달 12일 윤 시장과 면담하기로 했다.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날 심의에서 논의 끝에 “국제고·전남여상·삼각초를 가로지르는 송전탑과 지중선로는 사업자와 민원인, 광주시, 한전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며 유보처분을 내렸다. 재심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 29일 광주시청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한 학생이 피켓을 들고 손으로 브이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인
▲ 국제고, 전남여상 학생들이 29일 광주시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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