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의 실체가 무엇인가

사람을 보는 눈은 참으로 중요하다. 사람 보는 정확한 눈을 가졌다면 인생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재벌의 총수는 신입사원을 뽑을 때 세상없어도 최종면접에는 참석했다고 한다.

맞선을 본다는 게 무엇인가. 서로 상대를 알아보자는 것이다. 헌데 사람의 눈은 저마다 달라서 내 눈에는 기가 막히게 드는데 남의 눈에는 영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제 눈이 안경이라는 말도 이래서 나온 모양이다.

요즘 사람 보는 눈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재인’과 ‘안철수’다. 구구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이 이른바 인재영입이 정치적 승패를 가른다고 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점이다. 실패하면 전부가 실패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판이다.

세상에는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이 있다. 이 중에서 훌륭한 사람을 가려낸다는 것은 참으로 지난한 일이다. 사람 중에서 사람을 고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고 때문에 사람을 보는 안목은 바로 인격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성공한 영입

▲ 김종인 더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왼쪽)과 문재인 대표. ⓒ더불어민주당 누리집 갈무리

인재영입에서 인철수가 완패했다는 평가다. 듣는 사람은 더없이 섭섭하겠지만, 세상의 평가가 그러니 도리가 없다. 한쪽에서는 표정관리를 하면서 축배를 드는데 한쪽에서는 어깨가 축 늘어져 있으니 보기에도 민망하다. 그렇다고 원망도 할 수 없는 게 상대가 싫다는데 어쩐단 말인가. 음식 싫은 거야 개나 준다지만 사람 싫다는데 도리가 없지 않은가.

정치라는 게 비정하기도 하고 종잡을 수도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자신이 선택한다는 것이다. 성공하던 실패를 하던 자기책임이 아닐 수 없다. 인재영입에 있어서도 성공이든 실패든 영입의 주체인 문재인과 안철수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의 ‘더불어컨퍼런스’라는 낯 선 이름의 행사가 있었다. 그러나 어렵게 생각할 거 없다. 영입인사 자랑이다. 자랑할 만했다. 내각을 구성해도 충분할 인물들이다. 온라인 당원모집으로 순식간에 10만 당원이 가입했다. 되는 집안에는 사람이 모인다는 증거다.

표창원 교수를 비롯한 영입된 10여 명의 인사들이 펼치는 비전은 신뢰였다. 아무리 말을 청산유수로 잘해도 신뢰가 가지 않으면 그건 헛수고다. 그들의 말이 신뢰가 가는 것은 바로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 때문이다. 살아온 길에는 발자국이 남기 마련이고 그것이 평가에 기준이다. 참으로 대견하게 산 사람들이다. 처음부터 축제로 이루어진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실패한 영입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무척 어렵다. 남의 일에 안됐다는 말하기도 그렇지만 솔직한 사실인 걸 어쩌랴. 이유는 무엇인가. 긴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 때문이다. 새정치라면 그와 상응한 정치여야 하는데 새정치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위원장(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 ⓒ안철수 의원 플리커 앨범 갈무리

솔직히 말하자.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새정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 새정치를 한다고 하니 설득력이 전혀 없다. 왜 안철수 의원이 탈당했는가?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 없이 이유는 딱 하나. 문재인 당대표가 싫다는 것이다. 문재인의 제의를 모두 거절했고 탈당했다. 뒤이어 광주호남의 비주류의원들이 탈당했다. 이들이 공천권을 보장하라는 기득권 요구세력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

문재인은 사퇴하라는 온갖 압력에도 꿋꿋이 소신과 원칙을 지켰다. 묵묵히 인재영입에 총력을 다 했다. 새 사람으로 새정치를 한다는 결의다. 인재가 몰려왔고 화룡점정은 김종인 박사였다. 안철수는 어떤가. 영입 3시간 만에 영입취소를 한 3인의 인사는 차치하고 창당준비위원장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한상진 교수가 연일 실책을 범하고 있다. 도대체 300위의 4·19 영령을 모신 앞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국부라고 하다니 정상적 사고인가. 박정희도 재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난감한 안철수 의원이었다. 결국, 한상진 위원장은 4·19유족회를 찾아가 사과했다. 이것으로 안철수의 정체성은 바닥이 드러난 것이다.

■사람이 먼저다

보수언론과 종편의 일방적인 공격을 받던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다. 평가란 잘해 달라고 졸라서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주시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큰소리로 탈당을 공언하던 비주류 의원들이 탈당을 포기했다. 최재천도 국민의당 입당을 거부했다. 전북출신 의원들은 유성엽·김관영 두 사람을 제외하고 9명 모두가 모두 더불어민주당을 지킨다고 선언했다.

다급해진 것은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다. 여기저기 구애를 하지만 냉담하다. 그렇다고 부정혐의로 2년 6개월의 중형이 선고된 신학용의 복당을 허용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전날 안철수의원은 김종배 평론가와의 방송에서 공언했다.

“부패하거나 또는 막말이나 갑질로 국민 마음에 상처 주는 분들 절대로 함께 하지 않겠다"고 호언을 했다. 냉정해야 할 시점에서 허둥지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 출신의 오성규에 이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과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를 영입했다.

이철희 소장은 김한길의 보좌관 출신이다. 안철수·김한길이 답답할 것이다. 아니 답답함을 넘어 참담할 것이다.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국민이 안철수 의원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뢰가 이처럼 중요한 것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영입하기 위해 매달리던 김종인 박사를 폄훼하는 발언이 자신에게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경쟁이란 좋은 것이다. 서로 경쟁함으로써 발전을 할 수 있다. 요즘 국민들은 국민의당의 모습을 보면서 나름대로의 안타까움을 참는다.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등장한 안철수 의원에게 기대했기 때문이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크다는 것은 상식이다.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은 왜 이렇게 사람을 보는 눈이 다른가. 국민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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