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로 전락한 당 대표

생각 할수록 끔찍한 소리다. 얼마나 끔찍한지 한 번 되새겨 보자.

‘악마가 사는 집에는 아무도 못 산다’

맞는 말이다. 악마가 사는 집에 무슨 수로 사람이 살 수 있겠는가. 혹시 악마를 다스리는 퇴마사라면 모르지만 말이다.

누가 한 소리인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수석최고위원(당시)을 하던 주승용 의원이다. 주증용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던진 말이 바로 ‘악마’론이다. 사람들은 주승용이 지적한 악마가 바로 문재인이라고 생각한다.

당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당 대표로 선출된 문재인이 졸지에 악마로 전락해 버렸다. 악마와 천사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인가.

▲ ⓒ팩트TV 갈무리

문재인을 악마로 생각하든 천사로 생각하던 그거야 생각하는 사람 맘대로지만 무학대사와 이태조의 고사를 인용하면 ‘악마의 눈’에는 악마만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주승용이 최고위원 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전과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공갈’발언으로 삐쳐서 최고위원 그만뒀다가 다시 돌아왔다. 퇴장이 잦은 것은 주승용 의원의 주특기다. 달인의 경지가 됐다고 한다. 당을 탈당했다가 복당한 숫자를 따지자니 후배 정치인들이 배울까 겁이 난다.

자신은 이럴지도 모른다. 난 이렇게 단칼에 결단을 내린다고 말이다. 그래도 할 말이 따로 있지 악마가 뭔가. 다시 안 본다고 작심을 하기 전에는 하지 못할 소리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침마다 회의를 함께했던 당의 대표가 아닌가. 대단한 주승용이고 엄청난 결단이다.

■박지원과 주승용, 왜 이러나

비주류가 죽어라고 아니라면서 부정하는 것은 자신들은 절대로 공천권이나 지역 기득권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인가. 그렇다면 얼마나 다행이고 좋은 일이랴. 그럼 정치혁신을 위해서라고 해야 하는가.

문재인은 비주류의 수장이라는 안철수가 제의한 파격적인 10개 혁신안은 전부 수용됐다. 문재인의 측근이라는 신기남 노영민이 혁신대상에 오르고 한명숙 전 총리는 당원자격을 상실할 판이다. 호남의 제왕이라는 박지원도 공천자격을 상실한다. 무엇이 불만인가. 문재인도 걸리면 피해 갈 수가 없다.

솔직해라. 비록 악마와 함께 산 것을 후회할지는 몰라도 악마도 주승용처럼 그렇게 악랄하지는 않다. 당이 시궁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고 국민의 조롱을 받게한 기득권자들이 누구인가. 조·중·동이 어떤 언론이며 종편이 어떤 방송인가는 애들도 다 안다. 하루가 멀다고 종편에 출연해 입에 거품을 물고 합법적인 당 대표에게 차마 들을 수 없는 모욕적 발언을 한 박지X은 일말의 양심도 없는가.

박지원은 나를 ‘일베’에 비유하며 비난했다. 상관 않는다. 그러나 비판을 해도 상식을 벗어나면 사람들이 웃는다. 내 필력을 비웃었다. 50여 년 글을 쓴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한 수상작가다. 아프면 반성하면 된다. 개도 잘못하면 꼬리를 사린다.

■탈당할 것인가. 방해만 할 것인가.

이미 국민들은 알고 있다. 입만 열면 호남인심을 들먹인다. 맘에만 안 든다고 탈당과 복당을 무시로 자행하는 주승용이나 5·18 광주학살범 전두환에게 무릎 꿇은 박지원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호남인이 없다.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슴 가득 찬 호남을 일신의 영달을 위한 디딤돌로 이용하면 죄 받는다.

안철수와 박지원 등 비주류들의 고민이 클 것이다. 이미 그들도 여론의 흐름을 알 것이다. 호남여론을 붙들고 매달리지만, 호남도 자신들의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는다. 호남인들도 지긋지긋하게 생각한다. 호남을 위해서 하는 일도 없는 비지 저고리 의원들 때문에 호남 기득권이라고 매도되는 것을 어느 호남인이 좋아하겠는가. 그렇다고 호남의 대권주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박지원인가. 주승용인가. 백해무익한 자신만 챙기는 존재들이다.

그들의 못된 버릇은 호남인이 고쳐놔야 한다. 호남인이 매를 들 때 그들도 할 말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전매특허 18번으로 또 호남 푸대접이라는 지역감정을 부추겨 빠져나간다. 얼마나 교활한가. 당당하게 존경받는 호남인의 위상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몇몇 호남 정치인을 위한 호남의 존재가 아니다. 기득권을 버리고 호남출마를 포기한 김성곤 의원의 처신이 얼마나 존경을 받는가. 그와는 반대로 공천이 바로 당선이라는 기득권을 놓지 못해 당까지 몰락의 수렁으로 빠트리는 일부 의원들은 얼마나 수치스러운 존재인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부처가 돌아 앉는다

1980년 10월 27일, 불교계 인사 153명이 군부에 의해 강제 연행당하고 전국의 사찰과 암자 5,731 곳이 강제수색을 당했다. 전두환 정권 지지성명을 내지 않았다는 들어나지 않은 이유다. 불교계는 이를 10·27 법난이라 부르고 불교계 최악의 수치로 여기고 있다.

상황은 달라도 조계사 안에 가득찬 경찰을 보면서 이유와는 상관없이 법난을 떠올리는 것은 권력의 횡포에 떨고 산 국민의 비극이다. 정치가 제대로 가동이 되면 이런 일은 없다. 정치를 보는 권력의 시선은 차겁다. 너희들 정도야 다. 야당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한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무력감에 잠긴 야당은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민집모는 사라지고 구당파가 탄생했다. 원내 대표는 최고회의는 불참하면서도 당무거부는 아니라고 강변한다. 팀의 주장이 출전 안 하면서 경기거부가 아니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퇴한 주승용은 자신이 몸담았던 당을 악마의 소굴로 여긴다. 악마의 대장은 문재인이다. 국민은 야당을 어떻게 보는가. 다 알기 때문에 묻기조차 민망하다. 알기는 아는가. 권고한다. 주승용은 사과해라.

이제 정신 좀 차리자. 도대체 어느 누구의 머리에서 야당을 풍비박산시키는 지혜가 나오는가. 드디어 가면을 벗었다. 주승용이 단언했다. 새민연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김한길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아아 그렇구나. 탄성이 나온다. ‘사건의 배후에는 여성이 있다’더니 분란의 뒤에는 항상 드리우는 그림자가 있다.

노무현을 몰아내려던 후단협, 노무현 탄핵을 주도한 탈당파 세력들. 그들의 뒤에 누가 있었는지 국민은 안다. 그러나 이제는 안 된다. 국민을 우습게 알지 마라. 국민이 퇴마사가 되어 악마를 응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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