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전남여고 등 12개 고교 70여명 ‘또바기’ 결성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매달 촛불집회 열 것”

아직 젖살도 빠지지 않은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거리로 나섰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고시를 책상 앞에 앉아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다.

15일 오후 광주 중앙여고 등 12개 고등학교 학생 연합동아리인 ‘또바기’ 회원 70여명은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카드 퍼포먼스’를 벌였다.

▲ 국정화 반대. ⓒ광주인

이들은 ‘근조 대한민국의 역사는 죽었습니다’ ‘아빠는 군사쿠테타, 딸은 역사쿠테타’, ‘어디 감히 5년의 역사가 5000년의 역사를 바꾸나’, ‘획일화된 교육, 획일화된 역사 우리는 나중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국정화 반대를 외쳤다.

또바기는 ‘언제나 틀림없이’ ‘언제나 한결같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이달 초 중앙여고 2학년 학생 3명이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반발해 연합동아리 모임을 제안했고 12개 고교 학생 70여명이 참여해 결성했다.

이날 학생들은 ‘또바기’ 결성식을 하고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와 함께 촛불집회,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다.

중앙여고 2학년 문규리(17. 또바기 공동대표) 양은 “김재춘 전 교육부 차관은 2009년 ‘민간 자율과 창의를 활용해 다양한 교과서를 개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정체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국정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무총리실은 지난해 국정교과서를 발행 중인 해외 국가들을 후진국으로 규정했다”며 “대한민국의 대표로 일하는 어른들의 앞말과 뒷말이 다르다면 우리는 누굴 믿고 따라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학교 오동휴(17. 또바기 공동대표) 양은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정교과서는 획일적이고 편파적이며 왜곡될 수 있다”며 “국정교과서는 정권교과서라는 등식이 성립돼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앙·전남·명진여고, 진흥·서강·성덕·수완·국제·금호·살레시오·서석·광덕고 등 12개교 학생들이 참여했다.

학생회에서 인권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는 전남여고 2학년 최미해(17)양은 “정부가 교과서에 관여하면 편향된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정화는 안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고 많이 찾아봤다”며 “역사 교육은 가장 객관적으로 사실만 나열하고 학생들이 해석할 수 있도록 자율을 주는 게 바람직한 만큼 국정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이날 결성식에 이어 한 달에 한 번씩 역사교과서 반대 퍼포먼스와 촛불집회 등을 벌일 계획이다.

▲ 중앙여고 2학년 오동휴(17) 양이 14일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광주인

▲ 전남여고 2학년 최미해(왼쪽) 양이 14일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에 참가해 입장을 밝힌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인

▲ 광주 고교생들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 ⓒ광주인

▲ 광주 고교생들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 ⓒ광주인

▲ 광주 고교생들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 ⓒ광주인

▲ 광주 고교생들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퍼포먼스. ⓒ광주인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