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와 역리

사자 두 마리가 맞붙어 싸우고 있다. 지금까지 무리 중에 두목으로 군림하던 사자와 그에 도전하는 사자의 싸움이다.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의 싸움이니 무섭고 치열하다. 포효하는 소리가 밀림을 울린다.

잠시 후 싸움은 끝나고 새로운 제왕이 탄생한다. 패자가 된 사자는 조용히 밀림 속으로 사라진다. 그가 제왕이었다 하더라도 미련 없이 떠난다. 순리다.

맹수들의 싸움에 꼼수는 없다. 모략도 없다. 당당히 싸우고 당당하게 진다. 따르는 졸개들의 맹종도 없다. 맹수의 세계에서 비실비실 눈치 보며 아부 아첨하는 역리의 무리도 없고 순리의 무리만 있다. 코끼리는 자신의 최후를 알고 아무도 모르게 비밀한 숲 속으로 들어가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대통령과 ‘동물의 왕국’

박근혜 대통령이 ‘동물의 왕국’을 즐겨 본다고 했다. 대통령의 동물 사랑은 지극하다. 청와대에서 기르는 진돗개가 새끼를 낳자 작명을 국민에게 물었다. 얼마나 살뜰한 동물 사랑인가. 대통령은 말했다. ‘동물은 배신을 모른다’ 옳은 말씀이다. 대통령은 정치인들의 배신을 보면서 치를 떨었을 것이다. 그것은 비단 대통령뿐이 아니다. 국민들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들 역시 정치인의 배신에 이를 간다.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말이다.

▲ ⓒ새누리당 누리집 갈무리

세상을 사는데 어찌 한마디 거짓말이 없을 수 있는가. 특히 평범한 인생들이야 더 말 해 무엇하랴. 그러나 다른 경우가 있다. 정치인들이다. 국민을 위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 만부득이 거짓말을 했다 해도 즉시 사과를 해야 한다.

왜냐면 정치는 국민을 위하는 것이고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통령도 다를 바가 없다. 거짓말은 배신이다.

요즘 대통령의 머리가 많이 아플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사 모든 것을 대통령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자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럴 때는 조용히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는 것도 머리를 정리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지금 대통령은 국민이란 거대한 상대와 싸움을 하고 있다.

역사란 도도히 흐르는 거대한 강이다. 마음대로 흐름을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는 것이 아니다. 자랑스러운 역사도 치욕의 역사도 강 물속에 함께 흐른다. 수치의 역사라고 바꿀 수는 없다.

박정희 쿠데타를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구국의 결단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덮으려고 해도 궁정동이 사라지지 않는다. 새마을 운동의 긍정적 부분이 국민에게 인정을 받듯이 장충체육관에서 선출하는 종신 대통령이 찬양받을 수는 없다.

왜 역사를 바꾸려고 하는가. 친일을 애국이라 변조해서 교과서를 만든다 해도 얼마나 갈 것 같은가. 다시 유신헌법 통과시켜 종신대통령 할 것인가. 그래도 안 된다. 인간의 수명은 뻔하지 않은가. 순리를 따라야 한다. 아버지의 친일을 인정하고 자신이 잘하면 된다.

아버지의 과오를 자식이 갚으면 된다. 김무성도 마찬가지다. 기를 쓰고 부정해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당당하게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역리가 순리를 이기지 못한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보자. 수많은 곤쟁이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고 모두가 가제미 눈이 된 오합지졸이다. 배지 다는데 환장한 인간들이 대통령의 역사교과서 집착에 얼마나 신경을 써 줄 것 같은가. 특히 수도권 의원들은 지금 좌불안석이다.

대통령은 영남지지율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영남 땅뿐이던가. 임기 막판에 대통령 지지율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걸 알아야 할 것이다. 이승만의 하야 모습을 모르는가. 싸우지 않고도 지는 싸움이 있다.

연세대 학생이 쓴 대자보를 읽으며 눈물이 난 것은 절절한 교훈이 있기 때문이다. 찬찬히 곱씹어 가면 읽어보자. 온 국민과 함께.

‘동물의 왕국’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배워야 할 교훈이 있다. 역리가 순리를 이기는 세상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연세대 대자보>

민족의 위대한 령도자이시며 존엄 높이 받들어 모실
경애하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께서 얼마 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선포하시었다.

이는 력사에 길이 남을 3·15 부정선거를 만들어내신 위대한 리승만 대통령 각하와 유신체제를 세워 대통령선거제도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신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가장 숭고한 기쁨과 영광으로 받들어 모시려는 박근혜 최고지도자 동지의 무한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오만불손한 좌파세력은 그 무슨 ‘친일독재 미화’니 ‘유신부활’이니 하는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지껄이며, 존엄높이 추앙해 마지않을 민족의 태양 리승만, 박정희 대통령 각하를 깍아내리는 망발을 일삼고 있다.

또한, 철천지 원쑤보다 못한 좌파세력은 국정교과서에 대해 “역사교육을 획일화하려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감히 우리 조국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경천동지할 만행을 저질렀다.

단언하건대, 앞으로 우리 조국에서 쓰여질 교과서는 북조선, 로씨아, 베트남의 국정교과서만큼 영광스럽고 긍지 높은 교과서가 될 것이다.

만일 좌파세력들이 지금처럼 국정교과서를 비판하며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처사를 계속한다면 치솟는 분노와 경천동지할 불벼락으로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

박정희 각하 탄신 98년(서기 2015년)

각하를 존경해마지않는 련세대학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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