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향년 80세. 29일 발인, 국립5·18민주묘지 안장

광주를 대표하는 민족시인이자 재야 통일 운동가인 문병란 조선대 명예교수가 25일 별세했다. 향년 80세.

1935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1년에 조선대학교 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62년 <현대 문학>에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 문병란 시인이 지난 5월6일 5.18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이철규 열사 26주기 추모제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광주인

시 ‘가로수’와 ‘밤의 호흡’, ‘꽃밭’ 등으로 등단한 이후 땅의 연가, 인연서설, 매화연품, 시인의 간 등 총 32권의 시집을 내고 다수의 산문집을 발간했다. 가수 김원중 씨가 불러 널리 알려진 통일가요 ‘직녀에게’의 원작 시인이기도 하다.

요산문학상, 광주예술상, 금호예술상, 박인환시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1988년 조선대 국문과 조교수에 임용됐다가 2000년에 교수가 됐으며 명예교수로 지냈다. 1990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1996년 5·18기념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지역문화교류재단 이사장, 서은문학연구소 운영, 서석풍아회 회장, 서은문학회 회장, 시온고등학교 이사장, 이철규열사추모사업회장 등을 맡았다.

고인은 80세의 고령에도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5월 ‘이철규 열사 26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민족 분단의 장벽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인은 당시 추모사에서 “이철규 열사가 제4수원지에서 익사체로 떠오른 지 26년이 지났지만 사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며 “부끄럽고 비분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구고 날로 두껍게 쌓인 민족분단의 철벽 앞에서 추모의 마음을 참회의 마음으로 대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땅의 방해꾼이 누구인가 온몸을 던져 죽음으로써 증언했지만 아직도 깨닫지 못한 이 땅의 지도자들과 어리석은 사람들은 이 시간에도 적과 동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열사의 정신을 계승해 이 땅을 전쟁터로 만들려는 그 어떤 농간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1남3녀가 있으며 빈소는 광주 조선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오는 29일 오전 8시, 장지는 국립 5·18민주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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