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청산 없이 진정한 광복은 없다

일본이 왜소하게 쪼그라들었다. 세계의 시선은 북경으로 쏠려 있고 한국의 대통령은 최고의 예우를 받는다. 전승절은 일본에 있어서 가장 참혹한 기억의 날이다. 일본의 심사가 편안할 리가 없다. 온통 뒤틀린다. 한국의 대통령이 예우를 받는 것도 견디기 힘들다.

급기야 일본의 극우 산케이신문은 일본의 불량배들이 저지른 명성왕후 시해를 거론했다. 아무리 심사가 틀려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왜 박대통령이 명성왕후 시해와 연결되는가. 더 말하기 조차 추악한 행태다.

지금 북경은 계엄령이 내렸다. 70주년 전승절 잔치를 위해서인데 무슨 전쟁을 치르는 것 같다. 세계 2위의 강대국 중국은 마음껏 위용을 과시할 것이다. 패전의 치욕을 새삼 감수해야 하는 일본은 한국이 만만한가. 이것 역시 우리에게 힘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승절 기념잔치에 우리는 남북이 각각 축하사절을 보냈다. 남한은 대통령이 북한은 최용해가 갔다. 세계열강 틈에 끼어있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것인가. 시진핑 곁에 앉은 한국 대통령이 한없이 자랑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외교란 아침저녁으로 달라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항일이 아니다. 극일이다

진정으로 광복은 왔는가. 광복 70년이 됐는데도 아직도 친일타령인가. 한국은 언제나 친일타령에서 벗어날 것인가. 국민의 의식 속에서 친일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는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광복 이후 오늘까지 일본의 태도는 식민지를 통치하던 의식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않았다. 일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한반도에서 군림하던 지배자의 오만함이 그대로 살아 있다.

원인은 일본에게만 있는가. 광복 이후 친일을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한국은 일본에 있어서 정신적 식민지가 아니었을까. 한국전의 전리품으로 경제번영을 이룩한 일본은 한국에 대한 경제적 지배자가 됐다. 일본은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한국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일본의 무장능력은 가공할 정도다. 한국은 일본과 전쟁을 하면 이긴다는 자신이 있는가.

더없이 창피한 노릇이지만 일본이 한국을 가지고 놀고 있다. 위안부 말 한마디만 하면 한국은 온 나라가 벌컥 뒤집힌다. 일본은 위안부 얘기는 끝난 것이라고 한다. 보상금 지급으로 할 거 다 했다는 것이다. 보상금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박정희 정권이 일본으로부터 받은 8억 불이다. 일본은 그것으로 모든 것이 종결됐다는 주장이다.

일본의 침략을 받은 국가는 하나둘이 아니다. 그러나 친일문제가 한국만큼 심각한 나라도 없다. 왜 그런가. 청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친일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던가. 종북타령이 나올지 모르지만, 북한도 친일문제는 청산됐다. 친일세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만은 친일세력의 천국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고관대작은 친일세력이 차지하고 국군창설도 일본군 출신이다. 이들이 어떻게 친일을 청산하겠는가. 친일앞잡이 노덕술의 출세와 반민특위를 탄압한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는 한국을 어느 누가 친일청산을 한 국가로 평가하겠는가. 그것은 일본의 인식도 같다. 일본의 의식 속에는 아직도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존재하고 있다면 뭐라고 할 것인가. 유구무언 꿀 먹은 벙어리가 될 것이다.

■적개심으로는 극일이 되는가

운동경기에서 한·일전을 보면 이건 전쟁이다. 스포츠가 아니라 적개심으로 무장하고 일본을 섬멸하자는 비장한 각오다. 승리한다고 해도 진정한 승리인가. 전개심의 승리다. 아직 우리 국민의 가슴속에 숨어 있는 일본에 대한 적개심은 끔찍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본에 대해 기가 죽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가. 이런 이중성을 느낄 때마다 일본을 극복하기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다녀오는 여행객의 필수품이 일제 코끼리표 밥통인 시대는 지났다 해도 마음속에 남아 있는 열등감은 언제나 사라질 것인가. 적과 전쟁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의 적을 없애는 것이다. 한국군의 전력이 세계 몇 위라는 자랑보다도 전시작전 지휘권이 없는 군대라는 말 한마디로 한국군의 위상은 땅으로 떨어진다. 공군참모총장을 한 자가 군 관련 기밀을 팔아 수십억을 챙겼다면 할 말이 없다.

■친일파가 발호하는 세상

전쟁의 공포 없이 지낸 10년은 문민정부와 참여정부였다. 극우 세력이 아무리 헐뜯어도 그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시대, 언론자유를 누리던 시대를 어느 때라고 생각하는가. 일본천황 앞에서 당당했던 노무현 대통령은 보기 좋았고 머리를 조아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창피했다.

친일은 청산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국민을 일깨워야 한다. 잊어버리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팩트TV’가 기획제작하는 <사명-항일은 끝나지 않았다>는 큰 의미가 있다. 총 70편으로 구성되는 매머드급 제작사업으로 친일파와 후손 70명을 선정해 올해 12월부터 1명에 1편의 다큐를 매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70명을 70주간 동안 공개하는 대장정이 끝나는 2017년 초에는 70부작을 하나의 영화로 다시 제작하여 2017년 10월 경에 상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사명>의 제작계획이 발표되자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누가 친일파 70명에 포함될지를 두고 관심을 곤두세우고 있다.

70부작이 발표되는 기간이 공교롭게도 2016년 4월 총선 전후로 걸려 있고 영화상영은 2017년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팩트TV는 밝혔다. "친일파들이 민족 앞에 저지른 만행을 영상으로 담겠다는데 왜 정치권이 들썩이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찔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들이 문제지 왜 좋은 일하는 우리가 문제냐"

친일이 청산되지 않으면 진정한 광복은 없다. 이는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이루어 내야 할 과업이다. 중국의 승전 70년 기념행사를 보면서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가. 다 함께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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