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투표 결과와 중국 주식시장 점검

지난 한 주 전 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한 이슈는 그리스 국민투표와 중국 증시의 급락 두 가지였다. 그리스 국민투표는 '반대'가 우위로 나오며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간의 힘겨루기가 점점 막장 드라마처럼 흘러가는 듯하다. 비유하자면 희박한 생존 가능성에 기대를 걸며 오랜 기간 고통을 겪을 것인지, 자신의 힘에 의한 생존 가능성을 포기할 것인지 묻는 투표였고, 그리스 국민은 후자를 선택했다.

긴축안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어 승리한 정당의 대표가 이제 와서 긴축안이 포함된 개혁안을 채권단에 제출했다는 모습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지난주 진단한 것처럼 그리스를 둘러싼 문제는 자신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고 채권단의 실질적인 리더인 독일 역시 미국이나 IMF의 요구처럼 채무 탕감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결국, 이 문제는 시간을 끌면서 계속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리스 문제와 더불어 중국 주식시장의 급락을 둘러싼 움직임도 매우 심각하다. 필자는 그리스보다 중국이 심각하다고 본다. 중식 주식시장이 붕괴하면 내수 침체를 불러오고 결국 중국에 수출하는 세계 각국의 주요 기업들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중국 주식시장의 가파른 하락을 두고 여러 이유가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중국 정부 당국의 노력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가 방어를 위해 내놓은 정책을 살펴보면, 5% 이상 보유 대주주에 대한 6개월 매도 금지, 공매도 금지, 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 신용거래 자격 및 담보비율 완화, 자사주 매입 등이다. 하지만 이런 갖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더 하락했고, 지난주 후반이 되어서야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시장은 겨우 소폭 반등했다.

사실상 자본주의 시장의 꽃이라는 주식시장에서 인위적인 정부 정책 개입이 실효를 거두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 경우를 비춰봐도 추경예산 편성이나 부동산 정책 등의 경기 부양책으로 반등한 주식 시장은 결국 제자리를 찾기 마련이고 이번 중국 시장의 과한 조정은 그동안의 묻지마 투자로 쌓인 거품이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 2007년의 잔인할 정도의 거품 붕괴를 경험한 중국이 신용거래에 칼을 빼 들었다는 것이다. 최근 1년간의 추가 상승의 원인은 가파르게 증가한 신용투자였고, 주가 하락의 방아쇠를 당긴 것도 신용거래에 대한 조치였다. 지금 나오는 단기적인 정책 보다는 근본적인 구조 개선을 통해 안정세를 찾기까지 과도기를 겪을 중국 주식시장을 지켜보도록 하자.

글 / 정오영 (주)평택촌놈 대표

[주요 이력]
前 동아일보 <사이버고수의 증시전망> 연재
前 한국경제TV 전속 애널리스트
前 MBC [뉴스후], [라디오 뉴스터치], [경제매거진M 스페셜],[MBC PD수첩], KBS 라디오,KBS 미디어비평, 이데일리TV, MBN 등 출연, 신문사 및 잡지사 인터뷰 (조선일보, 레이디경향 외 다수)
前 평택대학교 초빙교수
現 (주)평택촌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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