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서 그리스 국가 채무불이행 소식이 매일 전해지고 있다.

지난 6월 30일로 예정된 IMF 채무 16억 유로(원화 약 2조 원)를 갚지 못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것이다. 국가 재정 규모와 비교해 볼 때 단순히 금액으로 보면 큰 금액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7월 20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에 대한 채무 35억 유로를 갚지 못하면 유럽 중앙은행의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 지원 한도 지원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 지면서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

일단 그리스는 주요 채권단의 긴축 정책 수용 여부를 두고 지난 주말 사이 국민 총 투표를 하기로 했다. 칼럼이 나간 시점엔 투표 결과가 이미 나올 것이고 찬성 또는 반대 어떤 결과가 나와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수월하게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결과에 따른 대응과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은 다음번에 알아보도록 하고 오늘은 그리스가 이렇게까지 된 원인을 여러모로 살펴보려고 한다.

그리스는 전통적으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을 제외하면 그 외 다른 산업이 부족하다. 서유럽 안에서도 소득이 낮은 고질적인 문제를 타파하고자 야심 차게 추진했던 2004 아테네 올림픽은 적자를 기록했고, 2007년과 2009년 대규모 산불로 국토의 50% 이상이 손실되는 피해를 당하였다.

2008년 미국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제구조를 보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에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

그리스 디폴트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일부 언론에서는 과도한 복지정책 때문이라고 보도했지만, 필자가 보는 시각은 다르다. 그리스 사태의 원인이 복지란 주장에 반박하는 이유로 그리스 국가의 행정 착오를 들 수 있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보다 세금을 적게 거두면서 복지 지출을 늘린 게 이유인데, 세수 확보와 자본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국가의 행정 착오이다.

대략 네 가지 정도를 원인으로 볼 수 있는데 첫째, 공공부문의 규모가 너무 컸지만, 생산성은 낮았다. 둘째,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부패와 탈세이다. 셋째, 경제 규모보다 과도한 국방비 지출과 마지막으로 유로존 가입이다. 이 중 언론에 자주 거론되지 않는 것은 유로존 가입과 긴축정책의 실패에 관한 문제이다.

유로존 가입 직후 모든 통화가 유로로 통합되면서 자국 통화의 화폐 가치 때문에 유로존 통합의 최대 수혜는 독일이 봤고 유로가 자국 화폐보다 가치가 높은 그리스는 생산성이 더 떨어졌다.

긴축 정책과 자금지원의 허상도 살펴본다. IMF와 채권단이 요구한 긴축 과정에서 5년간 그리스 GDP는 25% 감소했고, 청년 실업률이 60%까지 증가했다. 채권단의 요구사항은 연금개혁, 소비세 인상, 부가세 인상 등이 있다.

관광으로 먹고사는 그리스 입장에서 소비세와 부가세를 인상하게 되면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 것이다. 더구나 그동안 그리스가 받은 구제금융 자금 약 2,520억 유로 중에서 실제로 그리스를 위해 사용된 것은 201억 유로밖에 없고, 나머지 중 1,492억 유로는 채권단이 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가져간 사실이 밝혀졌다. 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서 긴축을 했는데 상황이 더 악화한 것이다.

그리스 채권단의 행동을 살펴보면 마치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 했던 실수를 반복하는 듯하다. 그리스와 채권단 간 다툼은 '치킨게임'에 돌입했고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유로존 탈퇴와 긴축에 의한 고통 분담 중 선택하게 될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투표 결과에 따른 그리스의 선택과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글 / 정오영 (주)평택촌놈 대표

[주요 이력]
前 동아일보 <사이버고수의 증시전망> 연재
前 한국경제TV 전속 애널리스트
前 MBC [뉴스후], [라디오 뉴스터치], [경제매거진M 스페셜],[MBC PD수첩], KBS 라디오,KBS 미디어비평, 이데일리TV, MBN 등 출연, 신문사 및 잡지사 인터뷰 (조선일보, 레이디경향 외 다수)
前 평택대학교 초빙교수
現 (주)평택촌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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