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거부의 명분은 공멸인가.

6월 24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 이종걸 원내대표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뒤이어 뉴스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당무 거부를 보도했다.

원내대표직은 수행하되 당무는 거부한다는 것이다. 헷갈린다. 어떤 것이 당무고 어떤 것이 당무가 아닌가. 사정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원내대표직은 당무고 최고위원회는 당무가 아니라는 말인지 상식이 어지럽다.

▲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누리집 갈무리

이유는 안다.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이 마음에 안 든다는 항의 표시다. 그렇다면 문재인 당대표가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을 취소하지 않는 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무는 끝내 거부할 것인가. 당무를 거부하는 원내대표의 결심에는 대표직 사퇴도 포함되는 것이 아닌가.

사람마다 생각은 각기 다르게 마련이다. 더구나 이해득실에 목을 매는 정치인들에게는 조금이라도 이해가 갈리면 공감대의 형성은 매우 힘들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모습을 보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그러면 어쩔 것인가. 생각이 다르니 함께 정치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것도 어렵다. 왜냐면 혼자 떨어져 나가서는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파가 생기고 듣기 싫겠지만 주종 관계 같은 것이 형성된다.

영남은 말할 건덕지도 없지만, 호남의 경우는 계파 두목은 절대 권력자다. 아니라고 하지 말라. 낯 뜨거워진다. 그들은 계파의 힘을 모아 권력을 휘두른다. 두목이다. 박지원 같은 경우다. 듣기 좋게 보스라고 하지만 거기서 거기다. 계파가 없는 비호남 얼치기 지도자는 이들 호남 세력에게 손을 내밀어 정치적 영향력을 구걸한다. 김한길류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지금 이종걸 원내대표의 행태도 다름이 없다. 친노가 당을 망친다는 논리가 어떻게 성립되는가. 이번 사무총장 임명 문제만 해도 이종걸의 심정을 왜 모르랴. 원내 대표 경선에서 치열하게 겨루고 겨우 5표 차로 신승했다. 사무총장이 최재성이라면 즐거울 리가 없다. 그래도 정도가 있다. 문재인이 이종걸에게 최재성 말고 후보 추선을 하라고 양보했고 이종걸은 설득작업까지 했으나 실패했다. 역량이 거기까지다. 문재인은 이종걸에게 할 일을 할 만큼 한 것이다. 마음에 안 든다고 밥 안 먹으면 철부지다.

이종걸이 승복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를 제대로 하는 것이다. 이게 뭔가. 이종걸 대표가 어린애인가. 당무거부라니. 문재인에게 당 대표 그만두라는 것인가. 상식과 원칙은 알아야 한다.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는지 기가 막히다. 사과해야 한다. 당장 당무복귀를 해야 한다. 언제 복귀할지 모른다니 국민과 당원들의 인내심을 시험해 보는 건가.

정치를 장난처럼 하면 안 된다. 복귀하기 싫으면 탈당을 해라. 국민 학대도 더 이상 지나치면 국민이 견디지 못한다. 멋대로 당무 거부라니 애들 장난도 아니고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옆에서 부채질하는 몇몇 의원들, 새정치민주연합이 망해가는 꼴을 보면서 통쾌한가. 자신들이 말하는 친노와 범친노들이 물러가면 국민의 지지가 쏟아질 것 같은가. 그렇게 정치를 볼 줄 모르는가. 기껏해야 새누리당이 먹다 남은 찌꺼기나 얻어먹고 호남당으로 전락해 골목대장 노릇이나 하다가 정치를 끝낼 것이다. 그것이 정치하는 목적이었던가.

길을 잃었을 때 가장 현명한 방법은 큰길로 나가는 것이다. 큰 길이 무엇인가. 정도다. 힘이 들어도 큰길을 가면 반드시 방법이 나온다. 지금 이종걸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방향을 잃고 있다. 빠져나와야 한다. 당무 거부 같은 어린애 짓은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제1야당의 원내 대표가 당무 거부라는 애들 투정 같은 짓을 해서야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정치는 감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이종걸 원내대표는 좋은 경험을 했다. 경험은 인생에서 스승과 같다. 다시는 이런 철없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남의 허물만은 좀처럼 잊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당 대표도 더 이상 흔들리면 당 대표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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