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도 나라를 버린다

■하루를 살아도 국민답게

극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건물에는 곳곳에 화살표(->) 있고 EXIT(비상구)라고 영어로 쓰여 있다. 화재 같은 돌발사태가 발생할 경우 사람들이 대피하라는 표시다. 고층건물에도 ‘완강기’라고 탈출할 수 있는 밧줄이 있다. 이것은 생명줄이다. 생명줄이 없거나 끊어지면 죽는 수밖에 없다.

세월호 참극이 벌써 1년이다. 그때 모습이 선하다. 아무 잘못도 없이 목숨을 잃은 294명, 그중 단원고 학생이 246명이다. 찬 바닷속에는 아직도 9명의 외로운 영혼이 떨고 있다. 꽃도 피우지 못하고 스러진 학생들을 생각할 때마다 사람이란 사실이 부끄럽다. 이들에겐 탈출구가 없었다.

바닷속에서 탈출구가 없다면 죽는 수밖에 없다. 정말 탈출구가 없어서 죽었을까. 정말 구할 수가 없어서 이들이 목숨을 잃었을까. 아니므로 더욱 화가 나고 불쌍하고 나라가 원망스러운 것이다. 친구들 이름을 부르며 자식들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진다. 내 나라가 우리를 버렸다. 죽은 애들의 통곡이다.

■안 보면 마음이 편한가

지금 이 나라는 경고음이 쉬지 않고 울려 퍼진다. 잘 알 것이다. 성완종 회장이 목숨을 끊으며 남긴 파장이 나라를 밑둥 부터 뒤집어 놨다. 뿌리 채 뽑혔다. 이게 나라냐. 이게 정치냐 하는 탄식이 도처에서 들인다. 교포들이 얼굴을 못 들고 다닌다고 한다. 그들이 무슨 죄냐. 죄 진 놈들은 따로 있다.

김기춘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병기 현 비서실장. 이완구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유정복 경기지사 서병수 부산시장 홍문종 의원 등 8명의 이름은 이제 더 입에 올리기도 싫다. 국민들도 진저리가 날 것이다.

그들이 지껄여 대는 소리를 들으면 아아 인간은 저렇게 타락할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쏟아 놓은 거짓말들은 이 나라를 오물 구덩이로 만들어 놓았다. 국민은 절망한다. 절망의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저지른 사람 같지 않은 짓보다도 이들이 아무 처벌이나 불이익도 받지 않고 건재하리라는 것 때문이다. 이들을 누가 처벌하는가. 검찰이 처단하는가.

이 나라의 절대 권력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말했다. ‘성역 없이 조사하고 죄 진 자들은 모두 처벌 한다’ 아아 얼마나 당연한 말씀인가. 이제 너희 모두 죽었다. 나쁜 놈들 같으니. 이렇게 국민들이 생각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정말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웃는다. 처벌 좋아하시네.

왜 지금은 처벌이 안 되는가. 이완구가 늘어놓은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총리로서 이미 자격을 잃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그런 총리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고 한국을 떠난 대통령의 위상은 국민에게 어떤 존재로 남아 있을까. 100% 피의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대통령직을 대행시키고 대통령은 떠났다.

대단히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루라도 늦으면 국제적인 외교마찰과 함께 국익에 엄청난 손실을 가져 올 일이기에 대통령은 전용기에 올랐을 것이다. 1년 전 얼굴에 눈물범벅이 된 채 국민에게 눈물어린 목소리로 슬퍼하든 대통령, 그때의 모습대로라면 세월호 문제는 죽은 사람들을 살려내지는 못할 지라도 유족들에게 한은 남기지 않을 조치가 취해졌을 것이다. 그래야만 정상이다. 그러나 어떤가. 4월 16일, 그날 떠났다. 더 얘기하면 유가족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일이다.

팽목항에서 희생자들에게 조문도 못 하고 돌아왔다. 국민들이 쫓겨 왔다고 하면 뭐라고 할 것인가. 아무 말이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할 말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국민들이 생각해도 도리가 없다. 대통령이 귀국하면 제일 먼저 보아야 할 것이 있다. 국민들이 온몸으로 밝힌 '세상에서 가장 슬픈 도전'이라는 영상이다. 뭔지 모르면 설명을 들으면 된다.

■국민들의 절망

성완종 메모에 이름을 올린 대단한 인간들이 열 길 스무 길 길길이 뛰었다. 한 마디로 ‘나는 결백하다’ 무슨 영화 제목 같다. 국민들은 얼마나 결백하기를 바랐을까. 아아 대한민국의 고위권력자들은 왜 이리도 기억력이 나쁜가. 이런 자들에게 국정을 맡긴 대통령은 얼마나 불쌍한가. 이들의 거짓말이 어떻게 들통이 났는지 그 과정을 소상이 안 국민들은 정말 치를 떤다.

도대체 이 자들은 국민을 무엇으로 알고 있는가. 목에 칼이 들어오고 아니 포청천의 개작두가 목에 떨어져 목이 땅에 굴러야 고백을 할 것인가. 인생 끝났으니까 끝까지 우겨 보자는 배짱인가. 추악해서 못 보겠다. 이런 자들을 데리고 국정을 이끌어가는 대통령도 한심하다.

대통령의 무능을 지적하는 국민들이 많다.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왜 대통령은 모르느냐는 것이다. ‘기레기’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언론도 지적하는 일이다. 정말 대통령이 무능한가. 국민이 그런 대통령을 선택했단 말인가. 끊임없이 언론이 지적해야 한다. 오늘의 암담한 현실의 책임을 언론도 함께 져야 한다. 언론이 제대로 눈 뜨고 있으면 나쁜 짓 못한다.

그토록 중요하다는 해외순방 길을 3시간이나 연기하면서 여당 대표와 독대를 했다. 국민들은 생각했다. 이제 이완구는 끝났다. 누가 총리대행을 할 것인가 궁금하게 기다렸다. 그러나 이완구는 건재했다. 그는 대통령의 외유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이끈다. 혹시 권한대행이 계엄령도 발령할 수가 있는가.

김무성은 또 한 번 얼굴 구겨지게 됐다. 그가 전하는 말은 대통령이 귀국해서 처리한다는 한 마디 말이다. 그가 대통령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대통령에게 당장 이완구 불신임안을 내겠다는 말은 왜 못했을까. 덩칫값도 못한다는 말을 또 듣게 됐다. 이럴 때 ‘무대뽀’가 필요한 것이다. ‘무대뽀’로 대통령에게 말하는 것이다. ‘이완구 해임 하십시오.’ 지금 내가 무슨 소릴 하고 있지. 웃자. 모두 웃자. 웃지 않으면 미칠지도 모른다.

■지지율 34%

대통령의 지지율이 34%로 떨어졌다. 가슴이 아픈 국민이 얼마나 될까. 난공불락이라는 TK성도 무너졌다. 60대 이상의 광신도도 돌아섰다. 당연한 결과다. 그래도 우리 국민은 현명하다. 갈 곳이 없어 땅을 쳐도 알 것은 다 안다. 이제 ‘근혜산성’도 무너질 것이다. 국민의 힘 앞에 무너지지 않을 벽은 없다. 절망하지 말고 힘을 모아야 한다.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총리가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 권한 대행을 한다는 이 엄청난 현실은 국민들 가슴에 불덩어리를 안겨 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언제까지 국민의 가슴을 불태우고 있을 것인가. 제 버릇 못 주는 기레기들이 여전히 준동하고 있다. 뭔가 달라질 듯 보이던 기레기 언론이 다시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개꼬리 3년 묻어놔도 황모는 안 된다.

어제가 4·19다. 반독재투쟁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달리든 친구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든 모습이 생생하다. 더이상 국민이 피 흘리는 모습은 싫다. 싫다고 안 보는 것이 아니다. 다시 보게 되면 끝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34%로 추락했다. 국민이 책임을 묻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지위는 헌법이 보장한다. 그것만 믿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아니다. 자신이 할 일을 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국민은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하루를 살아도 마음 한 번 편해보자. 나라가 국민을 버린다면 국민도 나라를 버린다. 어쩔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이완구 나가라.’ ‘이완구 내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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