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전 장관 9일 광주서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천 전 장관 측은 오는 9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물동에서 서구을 보궐선거 출마기자회견을 한다고 4일 밝혔다.

▲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천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이날 <광주in>과 통화에서 “호남정치가 개혁돼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고 야권이 정권교체를 위해 재편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천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민들의 현장에서, 바닥에서, 아래로부터 열심히 하겠다는 상징적 의미로 기자회견장을 서부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천 전 장관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관련해서는 “무소속 출마 선언이 곧 탈당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별도의 탈당 선언이나 탈당계 제출 등의 행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러브콜을 보내온 국민모임 참여에 대해서는 “국민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국민모임 뿐만 아니라 정의당이나 옛 통합진보당 등 제반 개혁적인 변화를 바라는 세력들과 힘을 합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타격…문재인 “안타까워”

지난해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탈당에 이어 이번 천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선언으로 2·8 전당대회 이후 문재인 대표 체제로 ‘순풍’을 이어오던 새정치민주연합은 타격을 받게 됐다.

정동영·천정배 두 전직 장관은 노무현 정부 각료로 열린우리당 시절 신기남 의원과 함께 ‘천·신·정’으로 불리며 당내 혁신을 주도했던 이들이다.

당내 혁신 인사로 불리던 2명이 빠지면서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야 할 새정치민주연합은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문재인 대표가 천 전 장관의 출마를 만류했음에도 천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문 대표의 리더십에도 상처가 됐다.

문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 과학기술 현장 방문 도중 천 전 장관의 탈당 소식을 듣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천 전 장관은 우리 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 중 한 분이고 원내대표까지 지낸 분”이라며 “이번에 출마한다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해 주길 바랐고 그렇게 권유도 드렸었는데, 만약 다른 길을 선택한다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광주 서을 범시민 단일후보 추대 ‘관심’

천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광주에서 반 새정치민주연합을 위한 이른바 '무소속 범시민 단일후보'가 추대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광주 서을은 거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이에 맞서 정의당, 국민모임, 옛통합진보당 그리고 일부 시민사회단체 등이 호남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기득권을 깨자며 연대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천 전 장관이 가세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맞설 범시민단일후보의 파급력은 더욱 커지게 됐다.

단일후보 추대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항할 범시민 통합후보 추대를 위해 광주지역 재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꾸린 ‘4·29 광주서구을 보궐선거대책 범시민정치위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4·29보궐선거시민대책위’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1대 1 구도를 만들 범시민 후보 추천을 위해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후보를 대상으로 단일후보를 추대할 방침이다.

대책위의 가장 큰 원칙 중 하나가 ‘이기는 선거’라는 점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천 전 장관이 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선두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호남정치와 야권개혁’이라는 명분과 대중적인 인지도, 장관을 역임한 중량감, 가장 높은 승리 가능성 등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평을 받기 때문이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천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현재는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인 만큼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새정치민주연합과 1대 1 구도를 만드는 게 일차적인 목적인만큼 천 전 장관이 당원 지위를 벗어나면 고려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천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는 사실상 정치생명을 건 것”이라며 “천 전 장관을 비롯해 비새정치민주연합 야권이 연대해 범시민후보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단순히 1석이 아닌 야권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예비후보로 김하중 당 법률위원장·조영택 전 국회의원·김성현 전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처장이 등록, 오는 14일 국민경선을 치른다.

새누리당은 조준성 전 이정현의원 보좌역과 김균진 전 동신대학교 겸임교수가 공천을 신청한 상태며, 중앙당에 안팎에서는 인재영입차원에서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56. 전남 완도. 동신고. 전남대 졸업)이 거론 중이다.  

정의당은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이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했다. 옛 통합진보당 측은 조남일 전 광주서구의회 의원(전 기아자동차노조 광주지회장)의 출마가 유력하며, 국민모임은 후보를 물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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