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업무 정상화 지금이 기회이다.

지난 9일경에 시교육청에서 공문으로 내려 보낸 학교 업무 정상화 종합계획(안)이 학교현장에서 뜨거운 감자이다. 특히 교감들의 반발이 거세다.

시교육청에서는 학교의 업무를 교육활동 중심으로 재조직하여 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수업, 생활지도에, 직원은 교육지원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학교 시스템을 재구축한다는 목적으로 안을 만들어 학교 현장의 의견을 묻고 있는 중이다.

▲ 광주광역시교육청.

사실 학교 업무 정상화에 대한 교사들은 열망은 대단하다. 진보교육감 1기에 업무경감이라는 명칭으로 많은 부분 추진되어왔지만 학교에 따라 업무경감의 편차가 매우 컸고,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교육감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특히나 업무지원팀을 담당하고 실질적인 업무지원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교감들의 무성의와 방관이 일조를 했다.

이에 이번 업무 정상화 종합계획안에서는 업무경감대신에 학교 업무 정상화라는 표현으로 바꾸고 교감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예시하였다. 더불어 담임교사에게는 교육 및 학급운영 업무 외에 교육지원 업무나 일반행정 업무를 부여하지 않기 위해 교육지원 및 행정 업무는 부장교사들에게 부여하고, 대신 부장교사들은 담임대신에 교과전담교사로 우선 배치하는 안을 제시했다.

교감 업무로 예시된 것을 살펴보면 필수업무로 기간제 교사 채용, 방과후 강사 채용, 인사자문위원회, 포상 추천, 교원 성과급, 청렴 실무 등이며, 권장업무로 학사 관리, 학교 규정, 법정장부 관리, 학교자율평가 실무, 학교홍보 실무, 교원능력개발평가 등이다. 이것들은 대부분 교사들이 담당했던 업무들이다.

교감들은 교무학사분야 모든 업무를 교감이 관여하고 확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감의 고유 업무를 따로 명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하고 있다. 명시한 것만 해도 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

도대체 얼마나 일을 안 하면 구체적으로 이런 저런 일을 하라고 알려주는 걸까? 사실 교감의 역할은 학교별로 많은 차이가 있다. 교장이 많은 업무를 챙기게 되면 교감은 설 자리가 좁아진다. 또한 교무의 일과도 겹치기도 한다. 결국 ‘교장을 보좌하고 교장이 없을 때 직무를 대행...’ 하는 게 임무인 교감의 지위와 역할이란게 별로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학교에는 계급이 존재한다. 교장, 교감, 수석교사, 부장교사, 평교사 등! 이상한 것은 유능하고 열정적이고 능력 있다고 여겨지는 교사들은 결국 승진해서 아이들을 더 이상 가르치지 않는다. 게다가 일도 기피하고 대부분을 교사들에게 떠 맡긴다. 다만 높은 자리에서 군림하며 대접까지 받고 싶어 한다. 이것이 교감들의 속마음이다.

이들은 교육청의 종합계획안을 교사들에게 안내하고 함께 회의하고 소통하는 것도 주저한다. 학교 업무정상화를 위해서는 학교 구성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전반적인 업무의 재배치 과정과 민주적인 업무 분장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민주적인 회의와 소통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 도움을 주는 민주적 학교 운영의 기본이다. 어쩌면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의 본질을찾고자 하는 소중한 기회가 몇몇의 이기심에 날라 갈지도 모르겠다. 학교는 멀었다.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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