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하게 판단하고 당 대표를 선출하라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국순회 연설회가 끝났다. 시종일관 네거티브가 난무한 가운데 치열한 막을 내렸다. 남은 것은 2월 8일에 있을 선거다. 누가 당선이 되든 당 대표는 나올 것이다. 누가 대표가 될 것인가. 저마다 자신 있다고 하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인을 일컬어 막말로 ‘그놈이 그놈’이라고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는 최선이 아니라 차선의 선택이라고 한다. 사실 차선이 무엇인지도 잘 구별이 안 된다. 이유는 무엇일까. 불치병 같은 지역감정 때문이다.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지역이 아니라면 상대가 성인군자라도 거부다.

▲ ⓒ새정치민주연합 누리집 갈무리

아무리 입으로는 화합을 외치고 통합을 떠들어도 소용이 없다. 이번 새정치연합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국 순회 연설회에서도 밑바닥에 깔려있는 지역감정은 여전해서 어느 후보는 매번 네거티브 비난을 한 번도 빠트리지 않았다. 참 끈질긴 집념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당원들과 국민들은 나름대로 판단을 했을 것이다. 과연 어떤 사람이 새정치연합의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가. 누가 당 대표가 되어야 그나마 정치에 대한 국민의 혐오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가. 정치인들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지 몰라도 국민은 알 것을 다 알고 있다.

이번 연설회를 보면서 국민들은 더욱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인간의 품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고 하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느꼈을 것이다. 정치라는 것은 품격을 내 던져야 하는 것인가. 지금이 어느 때인데 구태의 사고 속에 매몰되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가. 세월호 유가족 대표가 경기도 연설회장에서 후보들을 질타했다. 왜 네거티브를 하느냐고 성토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새로운 대표가 해야 할 일

2월 8일이면 당 대표는 선출되고 나머지 두 사람은 낙선이다. 당선자를 축하해 주는 이외에 추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기를 국민은 바란다. 후보자들은 선거기간 동안 온갖 정치적 미래에 대해 밝은 청사진을 제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갈 길을 역설했다. 그러나 세상사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 자신도 그것을 잘 알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당 대표는 영남만을 대표하는 자리도 호남만을 대표하는 당 대표도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당 대표이며 다음 총선·대선에서 승리해 집권할 가능성이 가장 많은 정당의 당 대표다.

한 인간에 대한 평가는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이 바르면 앞으로 가는 길도 바르다는 것이 경험을 통해서 국민은 알 수 있다. 바로 국민에게 보여 온 품격은 바로 신뢰와 연결된다. 2월 8일 당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에서도 그런 평가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런 당 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잘못된 정치를 바로 잡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신뢰는 하룻밤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세월호 유족은 "서로 사랑했으면 좋겠다. 싸움은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해 싸우라"는 질타를 했고,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후보들도 자신들이 전국을 돌면서 과연 국민들에게 무슨 호소를 했는지 깊이 느꼈을 것이다. 자신이 쏟아놓은 네거티브가 국민들에게 어떤 감동을 주었을까.

네거티브는 비이성적인 행동이며 비신사적이다. 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가 그런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러나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승리’뿐이다. 당장 욕 좀 먹으면 어떠랴. 금방 잊어버릴 것이다. 과연 그럴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명박 정권이 그랬고 박근혜 정권이 국민에게 신뢰를 상실한 정치를 하는데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이명박 정권이야 지나가 버렸다고 하지만 박근혜 정권은 아직 3년이나 남았다. 3년 동안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 갈 것인가. 스스로 생각을 해도 아득할 것이다. 이런 정권에게 절망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는 것이 야당의 의무며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과연 당 대표에 출마한 후보들은 국민들의 이런 절망적 희망을 충족시켰다고 생각하는가. 입만 열면 ‘꿩 먹고 알 먹고’만 외우고 있는 후보를 보면서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런 후보가 과연 당 대표가 되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깊은 회의에 빠지지는 않았을까. 안타깝고 안쓰럽다.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품격이다. 품격 없는 대통령을 보면서 국민들은 얼마나 자신들의 선택에 대해서 자책을 했는가. 당의 대표도 역시 마찬가지다. 선택한 후에는 아무리 후회를 해도 소용이 없다.

깊이 생각하자. 희망은 지도자 혼자 만들어 가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도자와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노력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금 국민은 절망하고 있다. 누가 지도자인가.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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