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대통령이 유출문건을 ‘찌라시’라고 규정했다. 어제는 (10일)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아무개가 고소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두했다는 소식이다.

정아무개는 청와대 유출 문건을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의 짓으로 매도하면서 최근에 대통령과 통화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부인했다고 한다.

▲ ⓒ새정치민주연합 누리집 갈무리

예상했던 답이었다. 아마 검검찰은 정아무개의 말을 그대로 받아 ‘십상시’와 ‘VIP 측근의 국정농단’을 잠재우려 할 것이다. 그래서 청와대에서 유출되었다는 정아무개에 관한 문건은 애꿎은 몇 명이 작성한 허위사실로 종결될 것이다.

그러나 과연 문건은 ‘찌라시’이며 누군가의 ‘불장난’에 불과할까? 또 검찰의 발표를 믿을 국민들은 얼마나 될까? 사실 대통령은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자란 사람이었다. 수첩에 의지하고 수첩을 대신할 사람에게 의지하려는 의존형 인간의 모습은 1차적으로 성장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네는 아버지의 권위에 의존하고 아버지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이는 [엘렉트라 콤플렉스]가 심한 편이었다고 본다.

새마을 운동의 성과를 강조하고 청와대와 주변에 군 장성출신들을 대거 포진한 까닭이 그런 심리의 일단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치적 철학도 없고 역사에도 무지하여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는 대통령이라는 소문은 이제 감출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대통령 측근들이라도 제대로 보좌했어야 옳다. 그런데 ‘십상시’니 ‘문고리 권력’이니 하고 불리는 인간들이 대통령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았으니 나라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을 것인가?

새누리당도 오늘과 같은 문건 작성과 유출의 책임에서 벗어나가 어려울 것이다. 청와대를 건전하게 비판하는 상식적인 사고를 가진 인물들을 찾을 수 없는 새누리당. 당과 청와대의 수평적 관계를 외치며 당선된 김아무개 대표는 얼마 전 중국에서 개헌 논의를 발설했다가 하루 만에 뒤집더니 이후 덩치 값도 못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누리집 갈무리

그러더니 청와대 회동에서 진도개만도 못한 ‘쥐새끼들’이 되었다. 하긴 대통령을 “각하”라고 했다는 시대착오적인 인간도 있었으니…! 그런 인간들이 대표라고 하는 새누리당은 청와대 문건을 ‘지라시’로 규정한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작성자와 유출자를 엄벌하라고 핏대를 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정치공세라고 입막음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일까? 대통령의 결백을 위해 분신이라도 할 각오라는 말일까? 이미 강한 부정이 자기혐오의 역설이요 거짓의 은폐 수단이라는 상식을 모르는 것일까? 그런데 일련의 사태를 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태도가 시원치 않다.

지난 세월호 참사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여준 갈팡질팡했던 모습도 그렇지만, 최근 청와대 문건 파문에도 내용의 진실 규명에 저극적인 뜻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긴 맨날 언론에 당하고 인터넷에 당하면서도 최소한 방어할 기구조차 구성을 못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기대하는 것이 잘못인지 모른다.

천안함이 북한의 버블 지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던 야당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

국정원과 군부대의 대선 개입을 보면서도 “대선불복이냐?” 윽박지르는 정부에 “대선 불복은 아니라고 못난 모습을 보여주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

그렇다보니 새정치민주연합은 무능하고 무기력한 정당, 계파 싸움만 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만 남았고 지지했던 사람들마저 등 돌리는 실정이다.

그런데 다시 ‘정아무개의 비선실세’의혹이 터진 마당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은 무기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이 나라의 3권 분립은 무너지고 헌법은 청와대의 진돗개가 물어뜯고 있다.

나이 60이 넘도록 자신의 약점과 부족함에 대한 성찰도 없고 역사적 상황인식이나 지적능력 언어표현 능력의 부족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최소한 권력분립을 사수하고 대통령을 견제 비판하며 의혹을 밝혀 줄 국회는 아예 없는 상태고, 야댱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거의 존재감조차 희미하다는 중론이다. 그러면서 혹자는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 다수가 새누리당과 한 물에 노는 고기로 보인다고 말한다.

어떤 이는 새누리당과 한 데 어울려 날아다니며 군무를 연출하는 철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혹평한다.
국민들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의 살신성인을 요구하지 않는다. 최소한 바른 말이라도 시원하게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누리집 갈무리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의 대통령의 행방불명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십상시’ ‘VIP측근’ 등 해괴한 용어가 전국을 덮고 있다. 그럼에도 명색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런 의혹들을 밝힐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의 ‘찌라시’라는 말 한 마디에 고개를 끄덕이며 의례적인 비판 몇 마디로 끝낼 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일개 신문사보다 정보력이 떨어지는 정당, 눈도 귀도 없는 장님들이 모인 정당, 상대방의 인터넷 공격에 대응하기는커녕 방어력도 없는 한심한 정당, 새누리당의 하도급 정당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새누리당이 합의해주지도 않을 국정조사나 특검을 요구하지 말고 자체조사팀이라도 꾸려 조사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 그도 안 된다면 시민 사회단체와 연대해서라도 정아무개와 관련된 십상시의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을 보여야한다. 그마저 어렵다면 심부름센터라도 동원함이 어떨까?

대통령의 거짓말에 속으면서도 자신이 속는 줄도 모르고 있는 다수 국민들을 보는 것은 그들의 업보라고 하자. 그러나 이제 무능하고 무기력한 새정치민주연합을 보는 것도 지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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