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까지 가져가라 

‘해병대 보유, 돌격 장갑차. 기관총에 구멍, 특전사 방탄복 북한군 총탄에 뚫려. F-35A 엔진결함 이륙 시 불났다는데 수조 원 들여 구매. 명품 무기 k-11 복합소총, 자석만 대도 발사되는 데도 양산.’

허무맹랑한 소리 같은가. 못된 놈이 중상모략 한 게 아니다. 신뢰도 1위의 JTBC 보도, 10월 23일 ‘정치부회의’에 진행자인 정치부장 최상연이 클로징멘트로 한 말이다. 이어서 ‘돈은 돈대로 썼는데 온통 불량인 무기. 이런 무기로 이길 수 있습니까? 아니, 이런 무기 믿고 우리 군인들. 전쟁터에 나갈 수나 있을까요?’

답답하다. 그러니까 전작권 포기는 당연하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전작권이 목숨 살려주느냐. 미국한테 매달려서라도 살아야지. 미국이라도 있으니까 매달리지 그렇지 않으면 어찌할 뻔 했느냐. 똥별들이 현명하다.

차라리 활과 창과 칼 들고 나가면 어떨까. 적들이 불쌍하다고 공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대한민국 국방의 생생한 얼굴, 부모들 가슴에서 눈물이 흐른다. 내 자식들 전쟁에 나가서 죽일 일 있는가. 그래도 박근혜 정권이 현명하다. 이런 사실을 분명히 알고 전시작전권을 한사코 가져오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미국이 알아서 해 달라고 했다. 반대하는 자들이 누구냐. 전작권 가져와서 남의 자식들까지 죽이려고 드느냐.

■들어라! 똥별들아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추악한 장난감이 전쟁이라고 한다. 얻는 게 무엇인가. 죽음과 파괴다. 그러나 그것을 넘어선 가치가 있다. 인간의 자유다.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야만에 저항하기 위해서 전쟁을 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방의 의무를 국민 제일의 가치로 삼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고 국민도 두말 않고 순응한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데 누구의 지시를 따를 수는 없다.

▲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펜타곤에서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갖고 전시작전권 연기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국방부 갈무리

또다시 불거진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 2012년 4월 돌려받기로 참여정부 시절에 합의했는데 이제 2020년 후반이라고 했다. 물 건너갔다는 얘기다. 총 한 방 쏘는데도 미군한테 ‘총 쏴도 되느냐?’고 물어봐야 할 판인가. 참으로 편한 군대 됐다.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이게 군대냐. 똥별 군대다.

2006년 ‘전시 군작전 통제권’을 놓고 총대를 맨 것은 공군참모총장 출신 김XX였다. 모욕감으로 잠이 안 온다던 그는 미국 무기업체에 기밀인 공군의 소요를 12차례나 미리 빼돌려 뇌물을 삼켰다. 지금 통영함은 최신함이 아니라 엿 사먹게 생겼다.

구속된 방위사업청 오 대령과 최 중령은 통영함에 탑재할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 도입을 맡으면서 ‘미충족’을 ‘충족’으로 서류를 위조했다. 이들이 받은 뇌물은 수억과 수천만 원이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린 것이다.

통영함이 제대로 기능을 했다면 우리 애들이 세월호에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방위산업이 군인들의 생계수단인가. ‘똥별’이라는 국민질타에 할 말이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질타했다.

“그 많은 돈을 우리 군인들이 다 떡 사 먹었나…자기 나라, 자기 군대의 작전통제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어 놓고서 이제 와 회수하면 안 된다고 성명이나 내고, 그건 직무유기가 아닌가…똥별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총쏘지 마라. ‘예써, 안 쏩니다’

‘전시작전권은 포기하는 거냐.’ 누가 물으면 펄펄 뛸 것이다. 2020년대 후반으로 연기한다고 했잖으냐. 그럼 다시 묻는다. 총 한 방 못 쏘는 군대가 무슨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느냐. 할 말이 있는가. ‘없다’.

북한군에 비교하면 우리 국방비는 30배가 된다고 한다. 이 돈으로 최첨단 무기를 수입하고 개발한다. 왜 작전권을 행사 못 하는가. ‘할 말이 없다’ 이건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한 말이다. 밥이 아깝다는 명언은 새누리 김태호가 한 말이다.

미국에 전시작전권 맡겨놓으면 골치 썩일 필요 없고 책임질 것도 없다는 발상 아닌가. 국민들이 낸 세금은 미국 무기 사주면 되고 그 대신 우리 국민의 생명을 책임져 달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내 목숨 남의 손에 맡겨놓고 정치 싸움만 벌리는 정치 패거리들을 보면 차라리 웃음이 나온다.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 물론 바보다. 꿈틀거리지도 못하는 버러지들 밟혀 죽는 것이 운명이다.

도둑놈이 담 넘어오는데 파출소에 전화 걸어 ‘도둑놈 쫓아도 괜찮아요?’ 묻는 것과 같다. 다르다면 설명 좀 해다오.

■전쟁하면 이긴다?

전쟁이 나면 평양에서 점심 먹고 저녁에는 백두산에 태극기 꽂는다. 이승만 시대에 국방군이 한 말이다. 6·25 터진 지 며칠 만에 서울 깨졌는지 솔직히 고백해라. 이틀이냐 사흘이냐. 미아리 고개 넘어 트럭에 실려 오는 국군 전사자 엄청나게 많이 봤다. 백두산에 태극기 꽂을 대한의 아들들이다. ‘진짜 사나이’라는 MBC 프로를 손주와 함께 봤다. 녀석이 웃는다. GOP에서 제대한 놈이다. ‘진짜 사나이’ 만들지 말고 ‘진짜 방송인’ 만들어 봐라.

지금 한국군의 전비는 북한의 30배라고 한다. 우리 별들이 하는 소리를 들으면 아무 걱정 없다. 마음만 먹으면 김정은의 사무실에 미사일 조준 공격을 할 수 있다. 인공위성으로 골프공도 찾아내는데 김정은 찾아내는 것은 일도 아니다. 독재자 김정은 사라지면 북한은 끝장난다.

그럼 왜 전시작전권을 찾아오지 않는가. 미국이 가져가라고 했고,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공약이다. 선거공약이야 다 깨먹었으니까 따지면 피차 피곤하다. 그러니 현실적으로만 말하자는 것이다. 진짜 이유가 뭐냐.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때문인가. 한국에서 전쟁이 터지면 어차피 끝장이다. 메뚜기 이마빡만한 나라에서 서로가 장거리포 쏘아대면 그만이다.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발사한다고 걱정이다. 어디다가 발사하는가. 서울과 부산에 한 방씩 발사하면 끝나는 거 아닌가. 그럼 우리와 상호방위조약 맺고 있는 미국은 뭘 하나. 북한과 방위조약 맺은 중국은 뭘 하나. 복잡해지는 것이 아니라 간단하다. 세계대전이다.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가. 없다. 그런데도 전시작전권을 줄기차게 포기하겠다는 한국의 입장은 뭔가. 소총 쏘는 전쟁에도 자신이 없기 때문은 아닌가. 똥별들이 겉으로는 큰소리 빵빵 해도 속으로는 떨고 있는 것이다. 이 땅에 젊은 세대들이 정권과 똥별을 얼마나 불신하고 있는지 그들은 알고 있다. 귀순하는 북한병에게 ‘어떻게 오셨습니까?’ 인사하는 GOP 병사다. 총소리 나니까 도망친 초소장이다.

사단장의 성추행, 윤일병은 왜 죽었는가. 한 마디로 똥별들은 자신이 없다. 무슨 방법이 있는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다. 북한의 도발은 미군에게 맡겨두고 내부단속이나 잘하자. 내부는 국정원과 검찰과 경찰이 잘해 주고 있다. 공멸은 두려워하는 자들의 단결이다. 그럼 진짜 전시작전권의 대가는 얼마나 지불해야 되느냐. 60조 원이라고 보도됐다. 우리 세금이다. 하기야 미국 애들도 목숨 거는 데 당연히 돈 내라고 하겠지.

■남의 운명에 얹혀 살아 온 우리 운명

역사를 보면 서글픈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언제 우리 스스로 주체적으로 살아온 적이 있었던가. 남에게 얹혀 살아오던 유구한 역사는 오늘의 이르기 까지 요지부동이다. 전작권 가져가라는데도 싫다고 매달리는 우리의 현실. 불과 2년 전 대선에서도 작전권 회수는 공약이었다. 이제 갑자기 안보의 위기가 닥쳤는가.

전쟁 나면 진다는 패배의식이 바로 미국에게 매달려 살려달라는 것이라고 국민이 생각한다, 아니라고 할 자신 있는가. 전시작전권 회수 무기한 연기(?)를 조건으로 무기 왕창 사준다니 미국은 ‘OK!’다. 미국이 무기장사꾼들의 천국임을 누가 모르랴.

한민구 장관은 미국이 우리의 전작권 환수 시기 연기 요청을 받아들여 준 대가로, 2020년께까지 한국군의 '킬 체인'(Kill chain) 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에 필요한 수십조 원 무기를 추가로 미국에서 사들이겠다는 약속이다. 액수 따지면 국민들 자빠진다. 머리(야마)돈다. 일본말 써서 죄송하다.

“이번 협의 결과 누가 이익을 봤느냐는 것은 한·미동맹 정신에서 따질 것이 아니다”당국자가 말했다. 그렇게 결정했으니 이러쿵저러쿵 토 달지 말라는 엄포다. 좌빨과 종북이란 무기가 있다. 무섭다.

미국이 우리를 얼마나 지켜 줄 것으로 믿는가. 미국의 국익과 안보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은 한국을 지킬 것이다. 만약 유사시에 미국이 ‘니들 전쟁에서 우리는 손 턴다. 전시 작전권 가져가라’ 이런다면 어쩔 것인가. 어떤 경우에도 미국의 국익이 최우선인 것이 그들의 정책이다. 전시작전권과 미국무기 대량 구매란 바로 한국식으로 말하면 ‘꽃놀이 패’다.

"대한민국은 전쟁 시 자기 나라 군대의 지휘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는 세계 유일의 국가로 남게 됐다"누가 한 말인 줄 아는가. 전 세계 군사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작심과 결심

9천억 원을 들인 구축함 이이율곡은 바닷물의 유입을 막는 몇만 원짜리 마개가 부식되어 적의 기뢰를 속이는 기만탄 다수가 못 쓰게 됐다. 고속정과 호위함의 레이더가 6개월간 80차례나 고장 났다는 주장 등이 끊이지 않는다. 육군의 K-2 전차, K-21 장갑차 사업의 부실도 지적되고 있다. 실수가 아닌 부정이다.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이건 군대도 아니다. 이런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을 군의 최고 지휘관들이 전쟁을 두려워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니 아예 전시작전권을 미국에게 넘겨주는 것이 뱃속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아닐까.

결심과 작심이란 말이 있다. 느낌으로 말하면 결심보다는 ‘작심’이 훨씬 강도가 있다. 전시작전권의 포기는 ‘작심’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에서 미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사실상 무기한 행사하기로 할 수가 있는가.

이 합의에는 전작권 환수시기를 한국군이 북한 위협에 대응할 독자적 능력을 갖출 때까지 라고 명시했는데 오뉴월 쇠부랄 떨어지면 구워먹기 식의 막연한 조건이다. 자주국방을 외친지가 몇십 년인가. 이는 나라의 안보를 스스로 책임지지 않는 군대가 되기로 작심한 것이나 다름없다.

부지깽이를 들고 싸워도 내 실력으로 싸워야 국민이 믿는다. 한국 정부의 종미를 많이들 말한다. 미국을 따른다는 것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1970년대 필리핀에서는 ‘미국주편입추진위원회’라는 단체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자는 정신나간 운동을 벌였다. 부정부패 국방 등 온갖 난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그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고물 통영함은 물 위에, 세월호는 물속에 있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