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구해달라” 매우 절박한 호소다. 이런 호소를 듣고도 냉담하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 ‘살려달라’는 호소가 거짓이거나 듣는 사람들이 ‘죽어도 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어느 쪽이거나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것에는 틀림이 없다. 지지율 20%의 제1야당은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

어느 여성작가의 한 말이 생각난다. 연인과 이별하는 고통은 아프다. 그 보다 더 아픈 것은 잊혀진다는 것이다. 잊혀지는 것은 기억에서 지워진다는 것이다. 비록 욕을 먹더라도 기억해 주면 사랑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잊혀지면 사랑받을 희망마저 사라진다. 정치도 같다.

▲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야당(새민연)이 잊혀지고 있다. 욕먹는 수준을 넘어 생각을 지워 버린다. 왜인가. 울화가 치밀기 때문이다. 야당의 비극일 뿐 아니라 나라의 비극이다. 여·야의 필요는 새삼스럽게 말 할 필요도 없다. 운동경기에서도 상대가 잘해야 힘을 내서 싸운다. 형편없는 상대라면 힘들여 싸울 필요가 없다. 어차피 승리할테니까. 야당은 느끼는 것이 없는가.

국민에게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신임 비대위원장 문희상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안쓰럽게 생각을 할까. 사랑이란 자신이 지니고 다니는 것이다. 이쁜 짓 하면 미워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반대로 미워하면 사랑할 수가 없다. 국민의 미움이 극에 달한 새민연을 국민이 어떻게 사랑한단 말인가.

새민연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증오에 가깝다. 20%의 지지율을 자신들이 알 것이다. 전쟁을 하는 장수가 자신의 군대조차 통솔할 능력이 없다면 그 전쟁은 하나마나다. 결과는 뻔하다. 제대로 된 지도력의 장수라면 오늘의 새누리당 쯤은 식은 죽 먹기로 제압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누리당의 정치가 어디 정치인가.

지난 지방선거와 보선 때 새누리당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변하겠다’는 간판을 들고 길바닥에 엎드렸다. 이런 정당에게 판판이 깨지다니 국민이 용서하면 말이 안 된다.

김한길·안철수가 지방선거와 보선에서 보여 준 지도력은 의도적인 패배가 아니라면 이해가 안 될 정도다. 질 수 없는 전쟁이었다. 막말로 완전히 당을 말아먹고 떠났다. 그 후에 벌어진 세월호 문제를 둘러 싼 박영선의 독단적 행태로 새민연은 더 이상 갈 곳을 잃었다. 이토록 못난 야당을 본 적이 없다. 초딩 학생회장의 지도력도 이 보다 나을 것이다.

국민들은 벌써 예감하고 있다. 오늘의 새민연으로서는 차기 대선에서도 가망이 없다. 새누리의 장기집권이다. 지금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 눈에는 야당의 존재가 아예 없다. 그렇지 않으면 이럴수가 없다. 오죽하면 안행부 장관이란 인물이 ‘국회해산’을 입에 담는단 말인가.

문희상은 모든 것을 던져라

새로운 비대위원장 문희상은 합리적 사고와 신망을 인정받는 5선의원이다. 언론은 범친노라고 하지만 그것은 문재인을 지지한 국민을 문재인파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억지다. 그는 계파가 없기에 편파적이라는 덫에서 자유로울 수가 있다.

비상대책위원장이란 말 그대로 비상대책을 세우고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새민연이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것이다. 도망칠 곳도 없다. 밧줄을 목에 걸었다. 죽느냐 사느냐 마지막 선택이다. 선택의 열쇠를 문희상이 가지고 있다.

문희상의 말은 비장했다. “국민 여러분. 당원 여러분 살려주십시오. 도와 주십시오.” 문희상의 나이 69세, 1945년 해방되던 해에 태어났다. 분열과 갈등의 야당을 구태정치로부터 해방시켜야 하는 태산같은 의무를 안았다. 그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의 별명은 ‘장비’다. 장비는 장판교에서 필마단기로 조조군을 대갈일성으로 물리쳤다.

정치가 모두 그렇다지만 새누리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찍소리 못하고 쥐구멍이다. 반대로 새민연은 저마다 대장이고 사령관이다. 그러나 정당은 조직이고 조직은 질서가 있어야 한다. 지금이 당의 존폐가 달린 위기라면 이것은 전쟁이다. 전쟁에서 이적행위는 사형이다. 무슨 의미인지 알 것이다. 입만 열면 멋대로 지꺼려대는 조OO 류의 쓰레기들을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해당행위자들은 당을 분열시킨다.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이들 부류가 사라져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다.

세월호 해결 없이 정치는 없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복안이 있다고 했다. 새삼 설명할 것도 없이 세월호 참사는 그냥 사람이 목숨을 잃은 단순사고가 아니다. 아무 죄도 없는 304명의 우리 자식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니 정부의 잘못으로 꽃도 피우지 못한 채 바다에서 숨졌다. 국민 모두가 통곡을 했다 대통령도 뺨에 흐르는 눈물도 닦지 않은 채 울었다.

지금은 어떤가. 죽은 애들이 버린 자식들인가. 천벌 맞는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무슨 소리를 해도 새민연이 해야 할 일은 특별법을 제정해서 유족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민이 피곤하다 지쳤다 하는 말들은 헛소리다. 할 말 없으면 해 대는 소리다. 유족이 단식하는 곳에서 입이 찢어지게 폭식을 하고 초코바를 뿌려대는 짐승들도 야당이 제대로 하고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정의가 바로 서면 나라가 바로 선다. 지금 이 나라가 정의로운 나라인가. ‘이게 나라냐’라는 자조가 국민들 입에서 공공연히 터져 나온다. 이것은 국가의위기다. 정부가 정치를 잘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 야당이 잘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고 집권의 기회를 갖는다. 강한 야당 앞에 잘못된 정치 없다.

아무리 울면서 살려달라고 애원을 해도 국민은 판단을 유보한다. 살려줘야 할 것인지 아주 죽어야 할 대상인지 주시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돌아설 수 없는 절벽 끝에 선 심정으로 당을 살려내야 할 것이다. 비대위도 구성됐다. 당을 살려야 당신들도 산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다. 장판교에서 포효하는 장비의 모습을 보고 싶다.

“나는 당을 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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