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시장, 비엔날레 이사장 사퇴 표명 '배수진'
"홍성담 예술적 자존성에 상처를 주었다... 깊은 유감"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2014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세월오월> 홍성담 작품 논란과 관련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감을 표명했다. 또 윤 시장은 비엔날레 당연직 이사장직 사퇴 선언과 함께 명예 이사장 제도 도입을 밝혔다. 

따라서 광주지역 문화계는 "윤 시장이 비엔날레재단의 전문성과 예술성 그리고 독립성을 보장하는 대신 전면적인 혁신에 시동을 걸기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22일 오후 시청 브리핑실에서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세월오월> 홍성담 작가 작품 논란과 관련 기자회견을 밝히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윤 시장은 이날 오후 4시 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비엔날레 관련 기자회견에서 "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에 출품예정이던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이 예정대로 전시되지 못한 점에 대하여 광주광역시장으로서,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으로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사실상 홍 작가에게 사과했다. 

윤 시장은 당초 중국에서 밝혔던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공공기금이 투여되는 행사에서 지나친 정치적 표현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 "정부기관의 당연한 염려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결과적으로 행사책임을 맡고 있는 비엔날레재단의 전문적 판단에 맡겼어야 한다"고 과정상 오류를 인정했다. 

이어 "이로 인하여 홍 화백의 예술철학이나 예술적 자존성에 상처를 주었다면 책임자로서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윤 시장은 "광주 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는 460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중요 행사로서 이번 일로 인하여 참가중인 다른 예술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광주정신의 상생과 치유, 미래적 가치라는 본래의 주제에 맞춰 나머지 기간 동안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고 당부했다. 

또 윤 시장은 "광주시는 향후 문화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검토하여 문화중심도서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겠다"면서 "광주시장의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 당연직 제도를 명예 이사장제로 개선하여 비엔날레재단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부여하겠다"고 재단 개혁을 예고했다.  

윤 시장의 '이사장직 사퇴 표명'에 대해 지역 문화계에서는 "원칙적으로 예술의 자유와 비엔날레 재단의 자율성 보장에는 동의하지만 그동안 쌓여온 문제점들을 해결한 후 거취 표명이 되야한다"는 입장이다. 즉 "윤 시장이 당장 사퇴 보다는 비엔날레 재단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윤 시장은 재단 개혁 후 사퇴 여부'에 대해 "다른 이사들과 논의하겠다. 이번 사태로 광주지역이 아픈 만큼  발전의 계기가 되야 한다. 닫힌 광주에서 열린 광주로 나가야 한다"며  강조했다.  

또 재단의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도 "개혁요구가 있고 또 (재단 설립이) 20년이 됐기 때문에 지역내부에서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일관된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윤 시장의 유감표명과 이사장직 사퇴 선언을 배수진으로 비엔날레 재단의 개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주지역은 홍 작가의 작품 전시유보에 대해 "당연히 전시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비엔날레 재단 개혁 등을 요구하는 여론이 문화예술계,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일고 있다. 여기에 21일 광주시의회도 '행정사무감사 실시'와 '이용우 비엔날레 대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과연 윤 시장이 20년 동안 굳어진 '문화권력층'을 상대로 비엔날레 재단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안착 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윤장현 광주시장 비엔날레 관련 기자회견문 [전문]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에 출품예정이던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이 예정대로 전시되지 못한 점에 대하여 광주광역시 시장으로서,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으로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홍화백의 영혼과 열정이 깃든 작품으로 세월호 참사와 한국현대사를 그린 풍자회화로 보고 받았습니다만 전시결정과정에서 전시가 유보되었습니다.

광주 광역시는 특별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공공기금이 투여되는 행사에서 지나친 정치적 표현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정부기관의 당연한 염려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결과적으로 행사책임을 맡고 있는 비엔날레재단의 전문적 판단에 맡겼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로 인하여 홍화백의 예술철학이나 예술적 자존성에 상처를 주었다면 책임자로서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광주 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는 460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중요 행사로서 이번 일로 인하여 참가중인 다른 예술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광주정신의 상생과 치유, 미래적 가치라는 본래의 주제에 맞춰 나머지 기간 동안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광주광역시는 향후 문화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갈 것이며,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검토하여 문화중심도서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겠습니다.

아울러 광주광역시장의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 당연직 제도를 명예이사장제로 개선하여 비엔날레재단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부여하겠습니다.
2014년 8월 22일

광주광역시 시장
재단법인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윤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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