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대책회의 성명 [전문]

사법절차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진상규명을 하려는 태도가 아니다.
장성효사랑요양병원 화재참사에 대해 장성군수와 전남도지사가 책임져야 한다. !!

지난 5월 28일, 전남 장성효사랑요양병원 화재가 발생해 유독가스로 21명 사망, 중상6명, 경상 8명이 부상을 당하고, 자체 진화를 시도하던 간호조무사 1명도 사망했다. 이번 화재 사건은 요양병원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정책과 관리・감독기관의 안일한 인식이 빚은 인재다.

화재참사가 일어나고 많은 정치인들이 다녀갔지만 아직도 유가족이 원하는 진상규명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참사가 일어난지 2달이 넘었는데 해당병원은 아직도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상식이하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화재당일 병동에 야간 당직자를 1명만 배치했고,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설치하지 않았으며, 화재용 간이 호흡기구나 미끄럼대, 피난사다리, 공기안전매트와 같은 피난장비를 갖추지 않았다. 또한 피난통로인 비상구를 폐쇄하였으며, 각 병실 앞에 비치해야 할 소화기를 캐비닛에 넣어둔 채 열쇠로 잠가 두기까지해 많은 환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렇게 환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수익성만 따져 운영했던 병원관계자는 참사 이후에도 반성하는 모습은 커녕 유가족들을 향해 “합의금이라도 받으려면 우리한테 잘해라” 라는 말로 협박하고, “너희들이 모시지 않은 부모들 내가 모셔줬는데 이제 와서 난리야”라며 유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그리고 사태가 이렇게 흐르고 있는데도 장성군에서는 유가족들에게 분향소가 있는 홍길동체육관에 대해 지원할수 없다고 하고 있으며, 해당병원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기초단체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전남도에서도 수사결과가 나올때까지 어떤 행정조치도 취할수 없으며 기다려달라는 말 이외 자체적으로 해결의지를 보이거나 어떤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는 이 또한 상식이하의 일이라 여긴다.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지자체에서 수사결과를 보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에 수긍해 할 만한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이후 안전에 대한 전사회적 관심이 들끓고 있는 이때에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처사다.

이번 장성효사랑요양병원화재 사건이 대형 참사로 번지게 된 것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근본적인 구조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지도․감독기관으로서 장성군과 전남도는 참사의 원인을 밝히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해당병원과 법인에 대해 올바로 운영되고 있는지, 혹여 또 다른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은지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행정기관의 기본의무를 시행하지 않고 수사결과를 기다린 이후 조치하겠다는 것은 사법절차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남도지사 면담을 끝내고 나오는 자리에서 한 유가족은 치매로 고생하시는 시아버님을 모시고 살다가 생계 때문에 일을 해야 해서 어쩔수 없이 요양병원에 모시게 되었고 얼마 되지 않아 이번 화재로 돌아가시게 된 사연을 호소했다.

검게 그을린 시아버님 얼굴을 보며 한없이 울었고,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잠을 제대로 이룰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누구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며 울분을 토했다.

우리는 이분의 사연을 통해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곧 나에게도 닥칠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통해 인권의 사각지대인 요양병원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지점이기도 하며, 장성군과 전남도가 내놓는 대책이 그 시초가 될 것이다. 사건해결을 미룰수록 해당기관들에 쏟아지는 원성은 높아질 것이다. 지금이라도 해결의지를 가지고 적극 나서길 바란다.

2014년 8월 7일(목)

장성효사랑요양병원 화재참사 유가족대책위 (김정현,이광운 공동대표)
장성효사랑요양병원 화재참사대응 및 요양병원개선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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