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비극, 어린 영혼을 위한 심판

박근혜 대통령이 다섯 번이나 유병언 검거를 독려, 검찰을 질책했다. 137만 여 수사인력이 동원됐다. 반상회도 열렸다. 체포는 시간문제라고 했다. 산속에 숨져 누어있는데도 검찰은 검거를 장담했다. 너무 보기에 딱했던지 유병언 스스로 해결해 줬다. 시신으로 나타나 단칼에 해결한 것이다. 유병언에게 고맙다고 해야 될 판이다. 국민은 무엇인가. 나라꼴과 국민의 꼴이 민망하다. 나라 좀 사랑하게 해 달라.

막말의 향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주호영의 말 좀 들어보자.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다’ 엄마부대는 뭐라고 하는가. ‘누가 죽으라고 했느냐. 우리가 배 타고 놀러 가라 했느냐.’ 인간포기 선언이다.

심재철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 특위위원장은 “특별법을 제정하는 건 이치에 어긋난다.”고 했다. 퍼 날랐다고 변명한다. 그는 누군가. 독재시대 서울대생으로 반독재 투쟁의 상징 같은 인물이었다.

▲ ⓒ민중의소리 갈무리

세월호에서 숨진 천금같은 우리 새끼들은 조원진에 의해 조류독감으로 죽은 닭과 오리에 비유됐다. 교통사고사와 조류독감, 인간포기 선언을 그토록 쉽게 하는가. 역지사지란 좋은 말이 있다. 내 자식이 죽었어도 그런 말을 하겠는가.

7월 24일, 세월호 참극 100일이다. 서울광장에 모인 수만의 시민들, 쏟아지는 폭우속에 눈물로 모인 이들은 어느 나라 국민인가. 이들을 방패로 막아서는 경찰은 누구인가. 청와대 앞에서 경찰에게 얻어맞는 야당의원은 어느나라 국민인가.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다.

폭우를 맞으며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족도, 침묵하는 대통령도, 이보미가 부른 ‘거위의 꿈’을 노래하는 김장훈도, 팽목항에서 먹먹한 얼굴로 두 시간 생방송을 하는 손석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들은 서로 별종인가.

세월호 특별법이 법체계를 흔든다고 했다. 5·16 쿠데타가 무엇인가. 12·12 군사반란은 무엇인가. 법을 잘 아는 새누리 의원들이 대답할 차례다.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를 밝힐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서울광장에 울려 퍼진 이보미와 김장훈의 ‘거위의 꿈’은 이들에게 어떤 노래로 들리는가. 악마도 눈물을 흘린다.

유병언은 늪이다

검찰과 경찰이 깊은 늪에 빠졌다. 늪의 이름은 유병언이다. 유병언이 저런 모습으로 돌아올 줄이야 누가 꿈에나 생각했겠나. 모습도 알아볼 수 없는 참혹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났다. 유병언이란다.

동원된 수사 인력이 176만 4천여명이라고 했다. 육해공군이 동원되고 반상회도 열렸다. 온 국민이 동원된 전쟁이다. 대통령은 5회에 걸쳐 유병언을 잡으라고 다그쳤다. 유병언은 나타났다. 그럼 끝난 것이 아닌가.

유병언을 잡으면 세월호 참사 책임의 상당부분을 그에게 떠넘길 수 있다고 자신했던 검찰과 경찰의 모습은 어떤가.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공소권도 없다. 어디다 대고 무슨 소리를 할 것인가. 허탈이라는 말이 떠 오른다.

공개로 유병언 체포를 재촉한 대통령의 체면은 뒤로 돌리고라도 이제 누구를 상대로 세월호 책임을 물을 것인가. 죽은 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요구할 판이 된 것이다.

국민들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본다. 폭우속에 행진하는 국민의 대열도 단식을 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는 유족들의 처연한 모습을 국민들은 생생히 기억한다. 교통사고라는 집권당의 정책위 의장의 소리도 국민은 다 들었다. 누가 죽으라고 했느냐는 소리도 국민은 다 기억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특별법을 제정하지 않으면 정치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다고 박영선 원내 대표가 선언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수사권만은 안된다는 새누리의 저의도 국민은 꿰뚫어 보고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말 어떻게 해야만 된단 말인가. 몸은 자꾸만 늪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악마도 선거는 두렵다, 선거는 차악의 선택

선거가 코앞에 닥쳐왔다. 몸뚱이는 자꾸 늪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데 나올 방법이 없다. 참패할 줄 알았던 6·4지방선거가 야당지도부 덕에 반전되고 승리했다. 새누리는 희희낙락이었다. 너무 빨리 웃었나. 유병언이 나타나 온통 뒤죽박죽이 됐다.

유병언의 사체가 나타났는데도 국민은 믿지 않는다. 사인은 무엇이냐. 사망 날짜는 언제냐. 모두 불명이다. 유병언이 확실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단다. 대한민국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국립과학수사 연구원의 원장이 나와서 브리핑을 한다.

믿어야지. 믿어야 상식이다. 왜 들 이러는가. 국민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다. 국민은 강기훈이란 이름을 알고 있다. 그는 국과수에 의해 유서대필자가 됐고 3년 복역을 했고 2014년 2월 13일 대법원은 그가 무죄라고 판결했다. 국과수는 믿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 60%가 고개를 갸우뚱 한다. 누구의 죄인가. 신뢰는 믿음의 원천이다.

국민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자가 당선되기를 바란다.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국민도 있고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국민도 있다. 그들은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고 좋은 정치를 펼쳐 주기를 바란다. 설사 지지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이 나라의 대통령이며 훌륭한 대통령이 되기를 기원한다.

‘한국갤럽’ 주간정례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급락하면서 40%마저 위태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부정평가는 취임 후 최고치인 50%를 돌파하는 등 세월호특별법에 제동을 걸고 있는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7·30 재보선 압승을 낙관하던 정부여당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여론조사의 신뢰에 대해서는 많은 회의가 따른다. 그러면서도 신경을 쓰는 것은 지지율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 그것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은 험란한 길을 걸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이란 홍역을 치렀고 출발 후에는 윤창중으로 해서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적 상처를 입었다.

인사는 줄곳 말썽을 일으켰고 급기야 총리후보 2명이 줄 이어 낙마하는 비극도 겪었다. 전대미문의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어날 수 없는 대 참사는 살인으로 규탄되었다. 아무리 비극이지만 제대로 처리될 수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세월호 참사의 처리는 박근혜 정권의 현주소를 너무나 소상하게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정권의 집권능력과 직결이 되고 급기야 국민들 사이에는 박근혜 정권이 도덕성은 차치하고라도 국가를 경영해 나갈 기본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은 희망을 느낄수가 없다고 한탄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정권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선거다. 집권능력이 없다는 심판이 가장 두렵다. 7월 30일, 재보선 선거에서 심판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잘한다고 생각하면 지지할 것이고 아니면 가차없이 채찍을 내리쳐야 한다. 국민이 가지고 있는 가장 무섭고 저항 못할 심판이다.

열 번 도둑질 한 놈보다 한 번 도둑질한 놈이 낫다. 선거란 차악의 선택이다. 악마는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정치악마도 선거는 무서워한다.

저작권자 © 광주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