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아! 너의 눈물은 누가 닦아 준다니.

세월호 침몰은 대한민국 최대의 비극이 되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 호가 국민을 싣고 바다에서 침몰한 듯 비통하다.

엄마 아빠 형은 숨지고 혼자 구조된 8살 요셉이, 외삼촌 집 화장실에서 남 몰래 소리 죽여 운다는 방송을 들으며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눈물을 쏟았을까. 요셉이 흘리는 눈물은 국민 모두가 흘리는 눈물이다. 새벽에 눈을 떴다. 먼저 떠오른 것은 화장실에서 울고 있는 요셉의 얼굴이다. 가슴이 찢어진다.

이제 욕을 하기에도 지쳤다. 잘못을 덮어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가기에만 급급한 고위공직자라는 자들의 상판을 보기에 질렸다는 것이다. 못할 소리지만 지들 자식들이 그 일을 당했다면 저런 뻔뻔한 얼굴을 할 수가 있었을까. 인간의 피는 모두 같다.

▲ ⓒ민중의소리 갈무리

이제 이 나라를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치면 6.25 전쟁 때 수백만의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전쟁을 겪었지만 세월호 참사처럼 억장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이유가 뭘까. 세월호 참사는 인간임을 포기한 어른들의 행위가 우리의 ‘요셉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우리 애들이 죽어야 했느냐고 묻는다.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다. 물어보기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대답을 해야 한다. 정직하게 대답을 해야 한다. 거짓말로 다시 국민의 가슴을 찢어지게 해서는 안 되고 정직하게 고백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빌어야 한다.

눈물을 말할 때 항상 뒤따라 나오는 것이 악어의 눈물이다. 거짓눈물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펑펑 눈물을 쏟아도 진정이 아니면 악어의 눈물이다. 악어의 눈물이 아니려면 진정이 느껴져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34일 만에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다음은 어떻게 잘못을 속죄하고 용서를 구하느냐는 것이다. 국민에게 진정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이 기다리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당한 국민들은 가슴에 돌덩이 같은 응어리를 지닌 채 삭혀 줄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어느 누구라도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라면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처벌을 하는 것이다. 모든 의혹들에 대하여 숨김 없이, 거짓 없이 진실 그대로 국민 앞에 들어내는 것이다. 진실 이상으로 설득력이 있는 것이 어디 있는가.

설사 책임이 있다 해도 지금 온 몸으로 실종자를 찾고 있는 해경을 해체한다는 결단은 과연 현명한 조치인가.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밥을 먹는데도 반찬부터 먹는 게 아니다.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덜컥 내 놓는 것이 해경의 해체인가. 책임져야 할 사람부터 벌을 받아야 한다고 국민은 생각한다.

□대통령의 통치능력

집 앞에 초등학교가 있다. 규제가 많다. 등교 시간에는 차가 못 다닌다. 속도도 제한되어 있다. 멈춤 턱이 곳곳에 있다. 이것이 규제다. 어린이 안전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어른들의 지혜다. 이런 규제를 풀어 버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는 생각해 볼 것도 없다.

세월호의 참사를 보면서 규제는 푸는 것이 아니라 강화해야 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세월호 비극을 보며 참사가 생기지 않으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는 전문가의 말에 소름이 끼친다. 규제의 무분별한 철폐가 대한민국을 깊은 바다로 침몰시킨 것이다. 나라의 틀이 무너지고 있다. 국민이 나라를 믿지 못하면 그 나라가 어떻게 온전히 견딜 수가 있는지 대답해 보라. 최종 책임자가 대답을 해야 한다.

권력과 유착한 부패한 정권이 받아야 할 응분의 대가는 세월호 침몰로 나타났다. 그런데 왜 애들인가. 죄를 진 인간들은 뻔뻔하게 멀쩡한데 왜 죄 없는 애들이 깊은 바다속에서 숨지는가. 애들에겐 가만히 있으라면서 빤스바람에 구명정을 타고 도망간 선장이 죽어야 하지 않는가. 그 시간 안행부 장관과 해부부 장관은 뭘 했는가. 대답해 보라.

국가는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국가와 정부가 할 역할은 무엇인가. 세월호의 참사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 때문에 죄 없는 무고한 생명들이 목숨을 잃은 참극이다. 이런 참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아무데도 없다. 구멍 뚫린 안전은 반드시 참극을 동반한다.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다고 해도 할 수 있는데 까지는 최선을 다 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아양이 있지만 소를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 그것이 다시 소를 잃지 않는 지혜다. 대통령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 눈물을 쏟으면서 반성했다. 그리고 약속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하겠노라고 다짐했다. 정부기구를 개편하고 국정조사를 하고 책임 있는 자들을 처벌하겠다고 했다. 예고하고 도둑놈 잡겠다는 유병헌 식 체포작전은 과연 제대로 된 것인가.

누가 최종적인 책임이 있는가. 대통령 자신은 자기 잘못이라고 했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하지만 어떻게 질 것인가. 총리는 사표를 이미 냈고 내각도 전원 개편하리라고 한다. 청와대도 당연히 바꿀 것이다. 거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의 눈을 가린 자들은 없는가. 귀를 막고 권력을 자의로 휘두른 자는 없는가. 벌써 누구는 제외되리라는 소리가 파다하다. 읍참마속은 이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다.

공정방송을 외면했던 KBS의 개혁도 필수적이다. 이미 총리가 청와대의 보도통제 개입 사실을 시인했다. 길환영이 필사의 저항이다. 꼭 MBC 김재철을 보는 것 같다. 안타깝다. 빨리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6.4지방선거가 코앞에 닥쳤다. 온갖 악재에 시달리는 여당의 발등이 뜨겁다. 돌파의 방법은 정직이다. 꼼수 쓸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정치훈련을 많이 받아 이제는 그냥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지금은 세월호 참사로 피멍이 든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는 게 가장 급한 일이다. 얼렁뚱땅 넘어갈 생각은 단념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박 대통령의 국가 경영능력이 과연 있는가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면 그 땐 것 잡을 수가 없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셉’의 눈물을 닦아 줄 사람은 누구냐. 바로 눈물을 흘리게 한 어른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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