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진짜 주인이 되어야 한다.

역사는 교훈이라고 한다. 도처에 교훈이다. 좋은 교훈도 나쁜 교훈도 있다. 독약도 잘 쓰면 약이라고 하지 않던가. 인간의 지혜는 좋은 교훈을 얼마든지 골라 쓸 수 있다. 항상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는 정치인들의 사기를 어떻게 응징할 수 있는가.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하면 된다. 일 못하는 머슴 쫓아내듯 하면 된다.

국민에게는 선거와 투표라는 몽둥이가 있지 않은가. 지금 정치인들이 흘리는 아양을 보라. 구역이 날 정도로 비굴한 정치인들의 아부와 아첨은 바로 선거라는 국민의 몽둥이를 피하려는 것이다. 그들의 입에서는 ‘국민’이 주문처럼 쏟아진다. 간첩을 조작하고 부정선거를 획책한 그들의 입이 또 다시 ‘국민’을 뇌까린다.

약속을 믿게 하려면 남재준이 사퇴해야 한다. 대학에서도 학점 못 따면 자동퇴교다. 자신들의 입으로 불법을 인정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당당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진짜 국민이 국민행세를 해야 한다.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선거에서 투표라는 몽둥이로 쫓아내야 한다.

정권과 새누리는 국민을 잘못 생각하고 있다. 여론조사만 보고 희희낙락 하는 모양인데 천만에 말씀이다. 변변치 못한 야당으로 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지만 반사이익이란 바람처럼 사라진다. 정권이 하는 일을 보라. 바로 4월 16일의 깜짝 쇼를 보자. 대통령 국정원장, 제2차장 법무장관. 검찰총장의 사과. 이게 무슨 퍼레이드인가.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이 어떨 것인가.

또 다시 부정선거를 할 것인가. 4.19 민주혁명이 왜 일어났는지 기억해야 할 것이다.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떠 오른 제2 제3의 김주열 시체를 또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권력의 오만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할 것이다.

1960년 4월19일, 천금같은 목숨을 독재타도와 민주주의를 위해 바치고 지금 수유리 4.19 민주묘역에 54년의 긴 세월 동안 누워 있는 영령들. 지금 그들이 보는 한국의 역사는 통곡의 기록인가. 묘역에서 눈을 감고 있으면 서울 도심을 질주하던 젊은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그 속에 나도 있었고 어쩜 지금 그들과 함께 여기 누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주인이 제대로 주인노릇을 못하면 머슴이 주인노릇을 한다. 시국회의가 4.19 날 54년 전 그 때의 현장을 재생한다고 한다. 재생하면 뭘 하겠다는 것인가. 권력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속으로 웃는다. 차라리 일체의 생사를 중지하라. 4.19 묘역을 찾아 침묵의 속죄를 하라. 시국회의 국민이 웃는다. 130명의 야당의원들은 무엇을 하는가. 성명서 한 장 달랑 읽을 것인가. 

정권은 국민과 싸울 것인가.

정권은 왜 남재준을 해임하지 않는가. 아니 못하는가. 이유가 없는 어떤 행위도 없다. 박근혜 정권은 남재준에 대한 해임이 지극히 당연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것인데도 귀를 막고 있다. 분명히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밝히질 않는다. 결국 국민들은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다.

이유를 분석해 보자. 개미구멍에 뚝이 터진다는 논리다. 남재준을 해임하면 도미노 현상으로 정권이 위태로워진다. 그냥 버텨야 한다. 최악의 경우라도 선거가 끝날 때 까지는 버텨야 한다. 지금 해임하면 선거는 완벽하게 망친다. 남재준 만큼 저돌적 충성파가 없다. 이제 남재준은 남길 게 없는 모든 것을 다 버린 인물이다. 죽기 살기로 충성을 바칠 인간은 남재준 밖에 없다.

국정원을 남재준 만큼 완벽하게 장악한 인물이 없다. 명령이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충성파 남재준이다. 어디에 가서도 남재준만한 인물을 구할 수가 없다. 욕을 먹더라도 견딘다. 이것이 대통령의 생각이 아닐까.

그러나 잘못 생각했다. 국민과 싸워서 이기겠다는 생각은 최하위 전략이다. 국민이란 바다위에 국정원은 조각배에 불과하다. 4.19를 보지 않았는가. 대학생들에 의해 무너진 이승만 독재 자유당 정권이다. 어느 정권이라도 무엇이 다르겠는가.

남재준 해임의 여론은 들불처럼 번져나간다. 서울대 교수들이 남재준 파면을 요구했고 서울의 5개 대학 학생회가 뒤 따라 파면을 촉구했으며 뒤이어 전국의 학교에서 요구가 잇달아 터져나올 기세다. 새누리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상돈 교수도 가세했고 이재오도 장탄식을 토해냈다. 남재준 파면과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박근혜 대통령은 방어할 논리가 없다. 자신이 임명권자라는 것 이외에 무슨 논리가 있는가.

사실도 아닌 남북정상 간의 NLL 대화록 공개라는 만용으로 대선승리를 위한 살신성인을 했다 해도 그것은 오히려 그의 파면근거를 확인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그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총책임지는 국정원장이다.

그런 인물이 선거에 개입했고 국정원은 간첩을 날조했고 자신은 모른다고 뒤로 빠졌다. 국민들은 그가 국정원장으로 있는 한 6.4지방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는지 의구심을 갖는다. 당연하다.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의 총책임자가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가. 국가의 근본이 흔들리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그를 신임하는 대통령도 신뢰가 무너진다. 그를 파면해야 된다는 국민들의 여론은 근거가 넘쳐흐른다.

해결책은 남재준 국정원장 파면

남재준 원장의 건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참담하다. 이것은 보통 사람들인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 국민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건 아니지 않느냐. 이건 그만 둬야 하는 거 아니냐. 그만 두게 해야 되는 거 아니냐. 국민들을 뭘로 보는거냐.

상식을 뛰어 넘어도 너무 넘었다. 국민들의 격앙된 감정이 시간이 좀 지나면 가라앉으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잘못 생각했다. 누구나 무시당하고는 못 견딘다. 왜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무시당하고 살아야 하는거냐. 좋다. 한 번 해볼테면 해 보자. 이것이 국민감정이라고 한다면 아니라고 할 자신이 있는가.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수학여행학생을 태운 여객선이 침몰했다. 학생 을 포함해서 293명의 생사가 불명이다. 4월이 왜 이리 잔인한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독재와 불법불의에 항거해 목숨을 던지고 여기 4.19 묘역에 외롭게 누워있는 영령들의 한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다. 누구의 죄인가.

이 땅에는 아직도 선거부정이 난무하고 부당한 권력이 국민의 가슴을 짓누른다. 영령들은 너무나 슬프다.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학생들. 그들의 영혼은 얼마나 외로울까. 국민들은 그냥 울 수밖에 없다. 고이 잠드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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