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광주'의 실체를 말하다(2)
당신이, '실력광주를 책임진다'고

날이 갈수록 지방선거 후보들 홍보 안내가 쏟아지고 있다. 당선의 고지를 향해 안간힘을 쓰는 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솔직히 문자공해로 피곤하다. 거기다가 출판모임 안내까지 그들만 바쁘고 그들만 진지하다.

"안녕하십니까? 광주교육감선거 예비후보 000입니다. (중략) 실력광주의 명예를 회복하고 교육발전의 토대를 굳건히 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후략)" 문자가 왔다. 어디서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묻기보다 '실력광주의 명예를 회복하고... 약속...'이란 문구가 시선을 확 끌었다.

▲ 광주광역시교육청 전경.

'실력광주, 뭘로 책임질 수 있는데...' 내 입가를 뱅뱅 맴돈다.
아이들을 기름틀에 집어넣듯이 죽어라 감독하면 실력광주되는가. 혹시 그런 생각으로 실력광주를 이야기한다면 교육감 출마를 집어던져라.

당신들, 현행 입시제도가 뭘 이야기하는지도 잘 모른 채 실력교육을 외치고 있지 않는가. 지역교육수장이 중앙정부와 맞서 어떻게 역할할 수 있는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학교 현장에서 할 수 일이 무엇인지 구분하지 못한 채 실력광주를 외치고 있다.

우리 모두의 가슴을 울리는 진화된 실력 이야기를 듣고 싶다. 광주답게 실력을 이야기하자. 죽어라 성적만 올리는 실력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도 된다. 성적이 행복순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애들에게도 지겹고 답답한 구호다. 대입제도를 잘 보라. 성적만으로는 대학을 갈 수 없다.

학교에서는 교과활동을 넘어 '인문' '독서' '동아리' '진로' '예술' '체육' '창의적 체험' 등을 넉넉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면 대학갈 실력의 통로가 만들어진다. 공부를 재밋게 해주고 시름을 털 수 있는 실력을 말해 보라. 그 갈증을 던져라. 그것을 지역차원에서 해보자는 선언이 실력광주를 제대로 담는 제안이다.

컨텐츠와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개별화된 기능을 입체적으로 연동시켜 동네에 숨어있는 재능이 체계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교육시민타워'를 세워야 한다.

이렇게 외치고 싶다. "당신들 사기치지 마라. 내가 선거로 얼마나 속았더냐!" 지역에서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시장과 구청장이 할 수 일이 따로 있다. 혼자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큰 소리치지 말고 지역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던져라. 시민들에게 뭉뚱구려 혼란시키지 않도록 진심어린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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