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 대책 시급하다!

1월 27일 아침 6시 30분, 숙지원 기온은 섭씨 영하 6도였다. 금년 들어 가장 추웠던 날을 영하 8도였는데 그런 날도 이틀 정도뿐이었다.

정확한 기록은 아니지만 그런 경험으로 볼 때 다른 지역은 알 수 없으나 숙지원은 예년 겨울에 비해 따뜻한 편이다. 특히 섭씨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던 2013년 1월에 비하면 그 정도는 더 심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겨울 가뭄이다. 당장 논밭에 많은 물이 필요한 작물은 없고 물 소비가 많지 않은 계절이기에 물 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지만 현재 겨울 가뭄이 길다.

지난 12월 남도 지방의 강수량은 평년보다 1-3mm 정도 적었다고 했고 2014년 1월 들어서도 눈 또는 비 오는 날도 많지 않았고 그 양도 적었다고 한다.

기상청의 예보는 어디까지나 ‘예보’일 뿐이기에 전적으로 그런 ‘예보’에 의존해서는 안 되지만 금년의 경우 ‘예보’는 그렇게 맞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워낙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동이 심한 상황이니 기상청을 탓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그런 기후 변화를 인지하고 심각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사실인 듯싶다. 요즘 기후 변화도 언론을 통해 뉴스정도로만 이해할 뿐 그것이 나에게 현실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대해 거의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텃밭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배추 한 포기가 밥상에 오르기 가지 과정이나 배추가 기후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저 가격의 등락과 그 가격이 가계에 미치는 영향, 또 사회적인 여론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처음 텃밭 농사를 시작하면서도 기후 변화에 무심했었다고 본다.

때가 되면 심고 물이 부족하면 지하수 퍼서 스프링클러를 돌리면 될 것이라는 안이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과일이 적게 열리면 단순히 나무가 해거리 한다고 여겼고 고추가 안 되는 이유는 병충해 때문이라도 만 알았다. 그보다 관심사는 제초작업이었고 꽃을 심고 잔디를 깎는 등 숙지원을 단정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었다.

그랬던 내가 이상 기후를 걱정하게 된 것은 불과 3, 4년 전부터라고 본다. 지구온난화라는 기사, 그리고 거의 매일 지구의 한 쪽에서 벌어지는 홍수와 폭설 혹한과 혹서 그리고 태풍 등 자연 재앙의 뉴스를 보고 들으면서도 먼 나라의 일로 만 여겼는데 직접 눈앞의 숙지원의 변화가 심상치 않음을 깨달으면서부터였다.

하지만 아직 강수량과 기온의 변화 등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도 없는 실정이다. 다만 기상 이변이 전 지구적인 문제라는 주장에 공감하며 관찰하는 중일 따름이다.

겨울 날씨가 따뜻하면 대체로 사람들은 움직이는데 덜 불편하다는 생각만 한다. 몇 년 전까지 나의 모습도 그랬다.

채소는 시장에 가면 얼마든지 있고, 비싸다고 하면 덜 먹으면 되는 것이고 아예 나오지 않는다면 안 먹으면 되는 것이라고 넘겼다. 채소가 흔한 이유는 인간의 욕심이 빚은 과잉생산이라고만 여겼다.

생선 가격이 오른 것은 어업 기술의 진보로 너무 많이 잡아 어족 자원이 말랐기 때문이라고만 알았다. 그러나 이제 그런 물리적인 현상이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라거나 인간의 욕심 때문에 빚어진 일은 아니었다.

특정 지역에서 생물생태계의 변화는 인위적인 파괴도 문제지만 기후의 변화로 인한 영향이 컸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 기후를 일시적인 현상으로만 알았던 것이다. 실제로 요즘 이상 고온과 가뭄, 수퍼 태풍의 발생, 온난한 겨울 등 전혀 예상할 수 없는 현상이다. 때문에 일시적인 현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지구상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언제 어디서 누구나 피해를 당할 수 있는 광범위한 현실이 되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 앞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런 기상 이변이 주는 메시지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런 원인은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현재 지구의 모습을 보면서 인류가 겪을 재앙의 전단계라는 생각을 한다.

최근 농작물의 수확 감소에 관해서는 최근 [불름버그]에서 열린 세계의 농업 장관 회의(2014.1.20.한겨레신문)에서도 인류를 기아와 빈곤으로 빠뜨릴 수 있다는 경고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세계 인구는 증가하는데 토지의 비옥도 저하 기후변화 유전적 다양성 상실로 식량의 생산은 늘지 않으며 약 8억의 인구가 기아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은 단순한 경고라기보다 위기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로 들렸다.

특히 식량 자급률이 22.6%라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는 정말 주의 깊게 들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유전자조작으로 몇 몇 작물의 수확량을 늘려보겠다고 하는 모양인데 이는 새로운 재앙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할 것이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로 만든 식품에 관해서는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은 동물의 사료가지 제한한다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이에 관한 연구도 없고 제도적인 보완책도 마련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시험 단계를 넘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는데 중국에서 거의 전 농산물을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또 다른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농업 투자를 늘려도 앞으로 위기를 대처하기 쉽지 않음에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자제품이나 자동차를 팔아 식량을 사먹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한겨레신문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5개국 장관이 모였다는 [불름버그] 농업 장관 회의에도 불참했다고 한다. 농수산업을 보는 정부의 시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개인정보의 유출만 보아도 경제 금융 위기는 상존해있다.

대기업 중심의 몇 몇 상품에 의존하는 수출은 한계에 왔다는 지적이다.

예로부터 인류는 민족과 지역을 떠나 땅은 생명의 모태요, 생명을 키우고 모든 생명의 마지막 귀의처라고 했다. 때문에 땅에 대해 무한한 감사와 외경심을 가졌고 그 외경심은 민족을 초월하여 공통성을 가진 신앙으로 발전했다들 말한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국가적인 사직단을 만들어 춘추로 제사를 모시고 민간에서는 토지 신에 제사를 올리던 전통도 그러한 신앙의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 정부의 땅을 대하는 정책이나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더 늦기 전에 전 지구적인 위기를 자각하고 우리가 살 길을 찾아야할 것이다. 우선 식량의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세우고, 농촌을 살리는 길을 찾아야한다.

1984년 갑오년처럼 들고 일어날 농민도 없는 농촌이다. 그래서 그런 농촌을 버린다고 한다면 그건 우리가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갑오년에는 획기적인 농업 대책이 나오기를 바란다.

참고로 한 마디. 이미 지난 연말 mbc에서 보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금년 남도의 바다는 김과 미역이 흉작이다. 전복에 먹일 미역도 없어 비상이라고 한다. 벌써 산모들에게 필요한 미역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소식이다.

땅에 이어 바다까지도 기상 이변에 당하기 시작했다는 징조로 보인다. 어제(27일) 연합통신에서는 금년 겨울이 전국적으로 5년 만에 포근하다는 소식을 띄우고 있다. 이대로 가면 기상 이변을 예상할 수 없는 나무들은 봄이 온 것으로 착각하고 새싹 틔울 준비를 할 것이다.

그러나 2, 3월 예상치 못한 혹한이라도 오는 날이면 물오르기 시작한 나무들은 그대로 추위에 얼고 말 것이다.

이후에는 당연히 과일 등 각종 농산물 수확량은 줄게 되고, 일부 농산물 가격은 오르게 될 것이다. 한 번 동해를 입은 나무는 골병들어 죽거나 살아남더라도 몇 년간 맥을 못 추는 병신 나무가 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결국 농민들이 어려워지고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 될 것이다. 우선 겨울이 포근하다고 좋아하지 말자. 지금 우리는 비극을 예견하면서도 설마 하는 생각으로 달리는 줄 모른다. 비극의 종점을 향해.

기상 이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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