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오래된미래는 "두 시집의 표지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비교해본 결과 미국 시인의 시집 표지를 표절했음을 확인했다"며 "표지를 맡겼던 외주 디자인업체 행복한물고기HappyFish와는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문제가 된 국내 시집은 류시화씨의 번역으로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 적힌 시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의 작품까지 치유와 깨달음을 담은 77편의 시를 담고 있으며 20만부 이상이 팔려 당시 베스트셀러 순위에도 올랐다.
이 시집 표지에는 구부러져 있는 지팡이의 손잡이 끝 부분에 사람의 눈이 세로로 그려져 있는데, 미국 출판사 BOA 에디션(BOA EDITIONS)이 1986년 출간한 중국계 미국 시인 리영리(Li-Young Lee)의 시집 '장미'(ROSE)의 표지에도 음양의 대조만 다른, 이와 비슷한 그림이 이미 실렸다.
국내에는 2000년 출판사 나무생각에 의해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잠든 모습을 보며'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는데, 이때는 다른 표지 디자인을 썼다.
오래된미래는 "이번 상황을 미국 출판사에 알리면서 문제가 된 시집 표지를 교체하고 저작권 계약을 맺는 한편 2년 여 간 디자인 사용료를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그동안의 디자인 사용료를 지불하고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해 들어 출판계에는 마광수 연세대 교수가 제자의 시를 표절한 사실이 알려진데 이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인생수업'의 출판사 대표가 캐나다 유명 작가의 사진 작품을 베껴 책자 삽화를 제작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되는 등 표절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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