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종의 정치전망대]

박근혜 정부의 행보가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습니다. ‘댓글’에 이어 ‘SNS’를 통한 선거 개입 혐의가 추가로 밝혀져 검찰이 국정원 직원 세 명을 ‘긴급체포’했습니다. 그러자 곧 바로 검찰의 ‘특별수사팀’ 윤석열 팀장을 수사에서 배제했습니다. 채동욱 총장에 이은 또 한 번의 찍어내기, ‘검찰 유린’입니다.

상식 있는 국민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기대하고 있을 시점이었습니다. 국정원과 경찰에 이어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의 ‘선거운동 혐의’까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이 편할 리 없고, 국민을 바라보는 대통령이 당당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벌거벗은 임금님’의 길을 가는 듯합니다.

▲ 19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린 16차 범국민촛불대회.ⓒ민중의소리 갈무리

지금 경기도 화성과 경북 포항 두 곳에서 보궐선거가 진행 중입니다. 새누리당의 승리가 예견되는 곳들입니다. 정권 심판이 아니라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하면서 여권이 승리하면 결국 ‘정권 심판의 면죄부’로 포장할 것입니다. ‘국민에 의해 심판되지 않는 권력’(?), 21세기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남루합니다.

지금 여권에게는 국민과 야권에 대한 두려움이란 사전에 없는 단어처럼 보입니다. 군국주의 부활에 팔을 걷어 부친 일본 자민당의 한국판이라고 할까요? 주변국의 시선이 어떠한들 일본 국민이 압도적으로 자민당을 지지하는 한 답이 없듯 어떤 부정과 불의에도 우리 국민이 새누리당을 선택하는 한 답이 없습니다.

여기에 대선 패배 이후 원심력이 강해진 야권이 또 다른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정 지도력’이 실종된 야권, 지리멸렬한 리더십은 국민이 기댈 곳이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폐업이 연상되는 낡은 병원 형색입니다. 옆집의 안철수 진영은 개업을 준비하지만 의원급 수준으로 보입니다.

정권교체의 꿈? '언감생심'입니다. 민주당의 혁신으로 가능하다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안철수 진영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동의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정계개편을 포함한 야권의 대대적 재편과 혁신만이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그러나 2014년 지방선거 전에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어떤 동력도 없습니다.

▲ ⓒ민중의소리 갈무리

더욱이 야권은 일반 시민의 참여를 박탈했습니다. 민주당은 ‘모바일 선거’의 폐해를 들어 국민을 버렸습니다. 안철수 진영은 국민적 열기를 조직하기보다 ‘핀셋 정치’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겠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패퇴는 이미 정해진 수순입니다. 무너져야 새집을 지을 수 있다고 위로해야 할까요?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시민의 힘’밖에 없습니다. 촛불을 들고 거리를 지키는 것도, 상심뿐인 구호라도 외치며 싸우는 것도 시민의 몫입니다.

야권의 재편과 혁신을 강제하고 추동할 세력도 궁극엔 시민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시민의 힘’을 얻는 새로운 리더십이 승리할 것입니다. 지금은 ‘시민의 힘’을 키울 때입니다.

▲ ⓒ민중의소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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