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오직 한 길,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서유기’를 읽으면 참 재미있다. 중국의 고전이 좀 황당한 면이 있지만, 그 속에 아주 심오한 철학과 교훈이 있다. 오죽하면 삼국지 열 번 읽은 사람과는 말을 말라는 농담이 있겠는가. 손자병법은 동서고금의 명장들이 애독한 병서며 그 속에 담긴 진솔한 인생철학은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가 가슴에 깊이 새길 교훈이다.

서유기 얘길 했다. 손오공이란 괴짜 원숭이가 나온다. 탄생경위는 차치하고 부러운 것이 하나 있다. 둔갑술과 여의봉이다. 특히 여의봉은 부럽기 짝이 없다. 저거 하나만 있으면 만사형통일 것 같다. 그러나 쓰기 나름이지. 나쁜데 쓰면 얼마나 고약할 것인가. 소름 끼친다. 지금 둔갑술을 하고 손에 여의봉이 있다면 어디다 쓸까. 말을 아낀다.

정치판에서 많이 쓰는 말 중에서 부메랑이란 말이 있다. 저 마다 편리한 대로 써먹는다. 한 가지 특징은 모두들 부메랑을 몹시 겁낸다는 사실이다. 특히 못된 짓을 한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부메랑을 매우 무서워해서 여간 조심하지 않는다. 이번에 새누리당이 세금 관련법을 개정하려다가 여론의 매 타작을 당해 어마뜨거라 접은 것이 바로 부메랑 작용이라고 할 수도 있다.

때로 부메랑은 억울한 경우가 있다. 다른 정파를 모략하고 민심을 왜곡시키기 위해 부메랑을 써 먹는 수가 있다. 참여정부가 당한 부동산 폭탄이라는 것이 대표적인 부메랑으로 인한 피해다. 현명한 국민들은 부메랑을 이용해 먹는 정파들의 간계를 한 눈에 파악한다. 결국 현명한 국민의 눈은 속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선거불복 흉계

요즘 새누리당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민주당을 향해서 하는 말이다. “민주당은 선거불복 한다는 말이냐”. 아마 새누리당은 민주당 입에서 선거불복을 한다는 소리가 나오기를 학수고대를 하는 모양이다. 불복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그들은 입을 있는 대로 벌려 비난을 퍼부을 것이다. 조중동을 필두로 공중파들도 열흘 굶은 늑대처럼 덤벼들 것이다. 그렇게 부메랑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바보 같은 짓이다. 전략은 적이 알면 이미 쓰레기통 신세다. 선거불복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만이 하는 것이다. 국민이 깊이 생각하고 이건 정말 아니다. 하면 국민이 불복한다. 그렇게 되면 입장이 참으로 딱하게 될 것이다. 남재준 가지고 안 된다. 국정원 가지고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진짜 가래로 막아야 할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정청래가 3.15부정선거를 거론했더니 옳다고나 물고 늘어졌다. 신경과민이다. 꿈에서도 벌떡 일어날 것 같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3.15 부정선거가 유치원 수준이라면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은 대학원 급이다. 그것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판단능력이 유치원생 급이다.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가야

민주당이 갈등하고 있는가. 김한길이 ‘자신의 명운을 건다’고 공언한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규명 매진은 옳은 판단이다. 진실이 규명되기 전에는 절대로 투쟁을 접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임시국회에 등원하라고 새누리가 아우성이다. 민주당이 언제 등원을 하지 않았는가. 서울광장에 천막을 쳤을 뿐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조사가 끝나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참으로 뻔뻔하다. 퇴장과 증인의 선서거부, 입맞추고 장막 뒤에서 커닝하기, 거짓말 등등, 이걸 보고 국정조사가 끝났다고 국민이 생각한다면 국민도 큰일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얼빠진 의원들이 부메랑을 겁내는 모양이다. 무슨 부메랑인가. 두 눈 똑바로 뜨고 정치를 봐라. 아무 성과도 없이 등원을 하면 바로 그때 부메랑이 온다. “민주당, 너희들이 제일 야당이냐” 질타하는 부메랑이 반드시 올 것이다. 소신도 철학도 없는 의원들이 지껄여대는 부메랑 논리에 민주당은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말 같지 않은 말은 무시하면 되는 것이다.

어린애들 싸움도 제대로 원칙 가지고 싸우는 애가 이긴다. 더구나 명분을 가지고도 뒤로 빠지는 싸움은 차라리 백기를 드는 것만도 못하다. 김한길도 민주당도 이번 국정조사와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규명은 자신들의 명운은 물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명운을 건 투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광장에 시민들이 줄어든다고 걱정을 하는 모양인데 참으로 걱정도 팔자다. 시민들은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다. 민주당이 부메랑 걱정이나 하면서 뒤로 빠질 때 서울광장은 텅 빌 것이며 민주당 의원들은 돌팔매를 맞을 것이다.

남재준 해임, 국정원 개혁, NLL 대화록 특검. 필수조건.

민주당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과 국정원 개혁, NLL 대화록 특검 등을 관철해야 된다는 것을 당론으로 정했다. 민주당도 이제 제정신을 차린 것 같다. 김한길이 말한 ‘새누리당에서 받아내야 할 것은 받아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대표가 말한 “나부터 민주주의 회복에 정치적 명운을 걸겠다,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하는 민주당 대표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결의를 다진 것은 현실을 똑바로 본 것이어서 다행이다.

부메랑으로 호들갑을 떠는 것은 새누리로 충분하다. 민주당 안에 원내에서 강경투쟁을 하자는 의원들이 있는 모양인데 그들의 주장은 국회의원이 국회를 버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묻자. 누가 국회를 버렸는가. 또 묻자. 원내에서 투쟁할 방법이 있는가. 주먹으로 할 것인가. 의장석에 누워 버틸 것인가. 잠꼬대 같은 소리는 말자.

잘못은 새누리가 저지른 것이다. 그렇다면 결자해지다. 잘못한 자가 잘못을 빌어야 한다. 어떻게 비는가. 설득시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불통을 소통으로 만들어야 한다. 침묵은 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국내에 산적한 그 많은 난제들을 해결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하나 밖에 없다. 아무리 수가 많은 새누리 의원들이라 해도 수만 많은 곤쟁이다. 박대통령 앞에서 찍 소리 한 마디 하는 의원이 있는가. 박대통령을 만들어 내는데 일조를 한 김종인 이상돈 교수, 모조리 벙어리가 됐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박대통령 1인 통치라는 것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 불통의 시대라는 것이다. 이것은 비극의 잉태다.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도 심상정의원도 장외투쟁에 나서고 이정희 대표도 광장으로 나섰다. 야당이 모두 광장에 촛불을 들었다. 한국의 종교지도자들이 모두 나섰다. 대학교수들이 모두 시국선언을 했다. 이게 무슨 현상인가. 3.15 부정선거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터질지 모른다. 김주열 열사를 생각하고 박종철 이한열 열사를 명심해라. 정치는 요행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오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는 정직하게 신뢰로 하는 것이다. 그럼 국민이 지지한다.

이기명(팩트TV논설고문) http://facttv.kr/n_curat/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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