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한살림이 제안한 공개토론회 개최하기로
생협. 협동조합의 미래 설계하는 자리 될 것

광주지역 양대 생협 간 매장 개장을 둘러싼 갈등에 지역 시민사회가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살림 쪽에 따르면 한살림광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후 한살림)이 아이쿱생협(이후 아이쿱) 쪽에 제안한 생협 간 상생을 모색하는 공개토론회를 시민사회에서 조만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개토론회는 한살림과 아이쿱의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가 아닌 생협 운동의 방향과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협동조합 운동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한살림과 아이쿱 등 지역에 자리 잡은 대형 생협 뿐만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애벌레생협 등 작은 생협도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예정이다.

공개토론회와 관련해 아이쿱 쪽은 이날 수용입장을 밝혔다. (아래 성명 전문 참조)

한편 서구 풍암동 한살림 매장 맞은편에 50평형 규모로 들어설 예정인 아이쿱은 18일 오후7시부터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아이쿱 풍암매장 개장과 관련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상도덕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아이쿱 쪽이 도덕적으로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접을 수도 있지 않겠나”고 희망했다.

협동조합 정신에 대해 점검하고 생협. 협동조합 간 상생의 길을 위해 열릴 이번 공개토론회에서 어떤 해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살림광주생협 성명서에 대한 아이쿱 광주권 생협의 입장 [전문]

협동조합의 진정한 가치를 찾고자 하는 토론회 요청을
흔쾌히 수용합니다!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지역 공동체를 되살리고자 10여년 전부터 협동조합 활동을 해왔던 광주지역의 4개 <아이쿱 생협>과 <한살림광주생협>이 당사자간에 직접 만나 해결하지 못하고 공개적인 성명서 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하게 되어 안타까움을 가집니다.

앞으로 오해와 갈등을 풀고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협동조합간의 협동, 협동조합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번 토론회는 “협동조합간의 협동”을 주제로 양측 협동조합 관계자들과 지역사회의 협동조합 활동과 사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1) 아이쿱생협 매장은 조합원 협동의 결과물입니다.

아이쿱생협의 매장은 이윤을 추구하는 매장이 아닙니다.
협동조합의 기본 원리가 그러하듯이 조합원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출자해서 만든 협동의 결과물입니다. 또한 매장의 성공은 생산자, 직원, 조합원들이 연대하여 이룩한 다양한 인프라와 지역조합 조합원들의 신뢰, 자원활동가들의 헌신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한살림에서 대형매장이라 하는 아이쿱 생협 복합매장도 조합원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형태입니다. 그리고 아이쿱 생협 조합원들의 소비는 우리농업을 지키고 도농상생을 이루어가는 기반이 됩니다.

2) 선점이 기득권이나 독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한살림 회원과 아이쿱생협 조합원들이 다른데 협동조합매장이 있는 곳에 다른 협동조합 매장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논리는 다른 시각에서 보면 선점하면 독점해도 된다는 논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모순과 불합리를 극복하고자 만든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가장 큰 폐해라 할 수 있는 독점을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선점에 대한 기득권과 독점에 대한 논리가 협동조합의 논리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의 경우 한살림은 얼마 전에 민우회생협 매장이 있는 목동에 매장을 냈고, 민우회 생협은 한살림 잠실점 근처에 매장을 냈습니다. 올해 초에는 익산의 아이쿱생협 매장 바로 앞에 한살림 매장이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아이쿱생협 매장이 한살림 매장 앞에 들어서는 것은 안 된다는 논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요?

3) 협동의 결과물을 SSM과 동일시 하는 논리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살림 측에서는 아이쿱생협 매장을 대형매장이라고 주장합니다. 개설 예정인 풍암 매장의 규모가 실평수 48평입니다. SSM은 300평~1000평 규모의 기업형 수퍼마켓을 말합니다. SSM은 소수의 대자본가가 투자수익을 목표로 만든 매장입니다. 아이쿱생협 매장은 조합원들이 스스로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출자와 기금을 모아 만든 매장입니다. 수익을 목표로 한 매장이 아닙니다.

아이쿱생협이 SSM을 반대하는 이유는 SSM이 들어서면 지역상권이 붕괴되기 때문입니다. 지역상권의 붕괴는 지역경제를 황폐화 시키고 빈부간 격차를 확대하여 지역을 슬럼화 시켜버리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지역의 돈들이 지역에서 돌지 않고,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면 대기업 본사가 있는 곳에 그대로 빨려 들어가 지역에서는 돈이 돌지 않게 됩니다.

오히려 아이쿱생협은 광주지역에만 4개의 조합을 만들고 8개의 매장을 열어 고용인원만 1백 여명에 이르고, 지역의 협동조합 생태계 문화를 다지기 위해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4) 아이쿱 광주권 생협의 규모는 결코 크지 않습니다.

현재 아이쿱 광주권 생협의 매월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은 8천세대 입니다
광주시의 약 1.5%에 해당합니다. 이 규모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거나 협동조합 생태계를 이루어 가는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협동조합의 선진적인 외국사례에서도 소비자협동조합은 대중운동으로 협동조합의 기초를 놓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이쿱생협은 한살림생협과 함께 성장 발전하여 광주지역 협동조합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5) 협동은 선이고, 경쟁은 악인가?

협동조합은 협동해야 하고, 경쟁하는 것은 자본가들의 행태 이므로 협동조합은 경쟁을 하면 안되는 것일까? 협동조합도 경쟁해야 합니다. 더 나은 물품과 서비스를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협동조합도 노력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협동조합간에도 경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측면을 무시하다 보면 협동조합 전체가 경쟁력을 잃고 자본주의 시장에서 독점자본가에게 패배하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의 저자인 볼로냐 대학의 스테파토 자마니 교수는 “경쟁에는 두종류가 있는데, 이는 타인을 이겨야 승리하는 경쟁과 협력적 경쟁이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협동조합의 경쟁이란 협동의 고도화를 달성하는 수단이며 동시에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번 토론회가 서로 건강하게 발전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2013년 4월 18일

아이쿱 빛고을소비자생활협동조합, 아이쿱 빛고을자연소비자생활협동조합 아이쿱 빛고을시민소비자생활협동조합 , 아이쿱 무진소비자생활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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