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동구 명성예식장 빛고을 문학관 건립부지 선정
작가회의, “광주문학이 일군 미학적 치열성 고려 안돼”

광주광역시(시장 강운태)가 빛고을 문학관(가칭) 건립 부지로 동구에 소재한 명성예식장을 결정해 지역 문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조진태)는 지난 25일 빛고을 문학관 건립 추진과 관련한 입장문을 내고 “광주라는 도시가 갖는 상징성과 광주문학이 일군 미학적 치열성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적 중요도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고 비판했다. (아래 입장문 전문 참조)

광주전남작가회의는 광주시의 빛고을 문학관 부지 결정 과정에 대해 “졸속과 전문성 결여”라며 “문학관 공간의 결정은 훨씬 더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심의가 이루어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광주전남작가회의는 “빛고을 문학관은 광주의 정신가치를 문학적으로 승화한 문학콘텐츠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며 “눈앞에 벌어지는 일 처리에만 급급하여 행정 편의대로 추진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광주시는 아시아문화전당과의 연계성, 매입가격 적합성, 규모의 적정성, 접근성 등을 들어 명성예식장을 1순위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광주시는 2015년까지 국비 32억원, 시비 91억원 등 123억원을 들여 빛고을 문학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빛고을 문학관(가칭) 건립 추진에 대한 광주․전남작가회의의 입장문 [전문]

1. 광주광역시는 빛고을 문학관(가칭) 건립 부지로 명성예식장을 결정하였다.

우리는 빛고을 문학관(가칭) 건립 추진 과정이 많은 우여곡절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빛고을 문학관(가칭)건립 부지로 명성예식장을 선택한 것은 적지않은 실망감을 갖게 한다.

2. 우선, 문학관의 성격에 맞는 적합한 공공용지를 선정하여 광주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칫 성격이 모호해질 수 있는 사유지 공모 방식으로 진행 한 것도 문제지만, 응모 자격을 광주광역시 동구로 제한한 것은 매우 협애한 발상이었다.

광주라는 도시가 갖는 상징성과 광주문학이 일군 미학적 치열성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적 중요도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이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와 소통하겠다는 도시공간적 전망 역시 완전히 배제된 것이라 할 것이다. 아시문화중심도시를 자처하면서 다양한 문화예술 기반 조성과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터에 애초부터 좁은 담장을 쳐놓고 고만고만한 조건에서 의사결정만을 쉽게 하겠다는 의도 외에 무엇이 있는가.

빛고을 문학관(가칭) 부지 결정 과정의 졸속과 전문성 결여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빛고을 문학관(가칭) 건립추진위원회가 부지선정 심사까지 도맡은 것은 절차상으로나 의사 결정의 합리성에 있어서나 납득이 안가는 대목이다.

문학관 건립 추진의 객관성을 위해 추진위원회는 일의 공정한 진행만을 관장하고 문학관 공간의 결정은 훨씬 더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충실하게 심의토록 했어야 했다. 충실한 검토 과정도 없고 전문적인 심의도 없는 결정은 차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우리는 지난 과정의 시행착오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광주광역시에 요구한다.

빛고을 문학관(가칭)건립은 작가와 광주시민의 정서적 공감을 이루는 문학의 정신가치에서 출발하여 문학관이라는 공동체적 공간가치를 만드는 과정이다. 아울러 광주를 거점으로 아시아 문학과 소통하는 창의적 문화가치를 생산하는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므로 빛고을 문학관(가칭)은 광주의 정신가치를 문학적으로 승화한 문학콘텐츠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의 도시라는 자부심과 문화적 품격을 담아낼 수 있는 광주와 5월 문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전망을 갖춰야 한다.

한편, 광주광역시 북구청에서 오월문학관을 설치하였다가 해체하여 광주광역시가 규모있게 재건립해줄 것을 요청하며 가지고 있던 자산을 모두 광주광역시에 넘겼던 지난 일도 묵살해서는 안될 것이다. 눈앞에 벌어지는 일 처리에만 급급하여 행정 편의대로 추진해서는 절대 안된다.

최소한 우리지역 문학인의 광범위한 의견 수렴과정은 필수다. 광주의 역사적 현장을 묵묵히 지키면서 공동체적 가치 지향을 작품으로 승화시켜온 광주전남작가회의 소속 문인들에게도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한다. 배제와 졸속 추진은 항상 많은 사회적 경비를 지출하면서 갈등만을 양산할 뿐이다.

4. 광주․전남작가회의는 광주광역시가 처음으로 시작하는 문학관 건립 사업이 원활하게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그 추진 과정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며 자신의 역할과 소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3년 3월 25일

광주·전남작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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