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는 전쟁의 세기였다. 1908년에 자동차의 대량생산에 의한 석유경제가 성립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환경재앙의 세기에 진입하였고, 미소 냉전시대부터 미국의 일극(一極)지배시대가 시작되면서 지구는 석유쟁탈을 위한 전쟁이 일상화되었다.

1950년 세계 GDP의 50%를 차지한 미국은 세계 경제를 지배하며 석유낭비를 전제로 한 과잉소비의 시대를 열었다. 전 세계가 미국과 같은 석유소비를 하게 되면 지구는 5개가 필요한데, 심각한 것은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영국과 일본 등 OECD 국가들의 석유소비경쟁체제가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석유가 정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석유가 만든 CO2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며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석유에너지의 고갈은 석유확보를 위한 전쟁을 부른다. 석유에 중독된 미국은 조지 부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대테러와 악의축 제거 등을 구실로 이라크전쟁을 감행했다. 이라크전쟁은 프랑스혁명 이래 확립된 '추정무죄원칙‘을 뒤집고, 대량파괴무기의 증거가 없는데도 감행하여 헤아릴 수 없는 무고한 시민을 죽인 살육이었다. 지금도 죽임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선거 사상 최고의 선거자금 2억 달러를 쓰고 당선된 '석유중독자' 부시가 2차 파병을 다시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50년 간 미국이 에너지확보를 위하여 일으킨 전쟁과 국가테러로 1천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살상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이미 기업의 노예가 되어 군산복합체민주주의가 된지 오래다.

현재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FTA나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미국의 석유자본이 그 중심에 있다. 석유자본이 권력을 조종하며 국가간 불평등과 지구적 환경파괴를 자행하고 있다. 지구의 보편적 합의인 교토의정서에 서명하지 못하는 까닭도 사실은 석유자본 탓이다. 부시 부자가 텍사스 석유재벌이라는 것과 라이스 국무장관이 석유기업 셸의 이사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아닌가.

미국의 군산복합체가 주도해 온 20세기 석유전쟁은 환경파괴와 자원낭비, 불평등과 빈곤, 핵무기를 전제로 한 군사화를 유지해 왔다. 21세기 초에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것은 석유자본이 정점에서 새롭게 구상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군국주의의 결합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석유자본의 신구상은 부유한 나라에 비해 가난한 나라의 임산부나 신생아의 사망 위험률이 600배나 되는 지금의 잔인한 상황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미국 석유자본의 구상을 용납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지점에 서 있다. 만일 우리가 석유자본의 구상을 막지 못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생태계의 전면적 오염을 방치한다면 인류는 반드시 공멸한다. 우리에게 시간은 없다. 이미 석유노예가 되어버린 우리의 삶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먼저 자동차와 이혼하고, 아파트에서 탈출하자. 그리고 농촌으로 돌아가자. 도시를 해체해야 한다. 석유자본 및 핵산업계와의 전면전을 통해서만 공멸을 면할 수 있다. 사느냐 죽느냐. 지금부터 10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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