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촌놈의 주간시황] 시장의 방향은 세가지다 

요즘 좁은 구간에서 등락하는 증시를 보고 참 말들이 많다. 2011년 여름부터 이어지던 박스권 등락 & 수렴의 흐름이 이어지니 어렵다거나 힘들다는 말은 기본이고, 냉정해 져야 할 투자자들이 감정에 의한 투자를 하고 있다.

시장의 방향을 정해놓고 모든 이슈와 뉴스를 그것에 맞게 끼워 맞추어 해석해 버리는 것이다. 시장이 움직이는 원리와 진실은 다른 곳에 있는데도 화장실에서 쓰는 휴지 한 장의 가치도 없는 뉴스에 본인의 소중한 원금을 도박(gambling)하듯이 한쪽에 걸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들의 매매 패턴은 횡보 장세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지속해서 대응하는 것이 귀찮고 어려우니 집중력을 잃게 되고 더 심하게는 될 대로 되라 식의 매매를 해 버리는 것이다. 다만 이번 상황은 단순히 일부 종목을 산 개인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시장에 참여한 대부분의 개인이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긴 시간 동안 이어진 거래소 시장의 수렴과 코스닥 시장의 횡보가 이러한 결과를 만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며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복수나, 치정, 잘못된 사랑 등 한 가지 목적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는 모든 상황을 감정적인 판단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 시작한다.

물론, 주인공은 처음부터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인공은 잘못된 선택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잘못된 선택을 한다. 어떤 경우는 범죄에 이르는 예도 있다. 그런 막장 드라마가 어떤 것이냐고 물으신다면 필자는 자신 있게 <아내의 유혹>과 <사랑과 전쟁> 같은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잘 관찰하라고 권하고 싶다.

서론이 좀 길었다. 정리하자면, 지금의 개인 투자자들도 긴 시장의 횡보 & 종목 장세의 흐름에 지치고 힘들어지면서 위에 언급한 것처럼 잘못된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장의 방향이 상승과 하락 두 가지만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언제부터인가 시장의 방향이 상승과 하락 두 가지 방향 뿐이라고 단정 짓기 시작했다.

이것이 법이나 이론처럼 정해진 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금융 투자와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이러한 상황을 의심조차 하지 않고 믿고 있고 심지어는 필자가 경험해보았던 일부 경제학자들도 이러한 근본적인 주식 시장의 원리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놀랍고 안타까운 사실이다.

그래서 필자가 다시 강조한다. 시장의 방향은 기본적으로 상승과 하락, 그리고 횡보 세 가지다. 여기에 파생상품의 방향성까지 더해지면 더 많은 방향이 존재하지만, 세 가지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적어도 시장의 방향이 상승과 하락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진정한 정석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알고 모르고는 굉장한 차이가 있다. 바로 여기서부터 금융 공학의 기본 원리가 출발하기 때문이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해 보겠다. 상승과 하락 이 두 가지 방향으로만 해석할 때는 한 가지 방향을 선택하면 50%의 확률이 나온다. 그리고 이 확률에 의해 본인의 기대수익률이라는 것이 결정된다. 그런데 시장의 방향이 상승과 하락 외에 횡보라는 방향이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야기는 아주 달라진다.

산술적으로만 생각해보아도 한 가지 방향을 선택 시 33%의 확률이 되는 것이다. 단순히 방향을 보는 기준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뿐인데 내 선택을 통해서 승리할 확률이 17% 나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본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실제로 여러 조건이 더 붙게 되면 나의 선택으로 수익이 날 확률은 더 떨어진다.

그러니, "주식 그까짓 거 오르거나, 내리거나 두 개 중 하나겠지." 라로 생각한 투자자들이 50%는 고사하고 1%도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단순히 시장의 방향이 한 방향이 더 있다는 것을 몰랐을 뿐인데 말이다.

이제부터는 상승장과 하락장 외에 횡보장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자, 사실 많은 투자자가 이러한 횡보 흐름을 언급은 하지만, 정작 방향을 판단할 때는 판단의 기준에서 배제한다. 그래서 다음 칼럼에서는 이 횡보장의 파악과 대응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글 / 정오영 평택촌놈투자전략연구소 대표

[주요 이력]
前 동아일보 <사이버고수의 증시전망> 연재
前 한국경제TV 전속 애널리스트
前 MBC [뉴스후], [라디오 뉴스터치], [경제매거진M 스페셜], KBS 라디오, 이데일리TV, 매경증권TV 등 출연, 신문사 및 잡지사 인터뷰 (조선일보, 레이디경향 외 다수)
現 (주)평택촌놈투자전략연구소 대표이사
現 평택대학교 초빙교수
홈페이지 www.502.co.kr(한글주소 : 평택촌놈)
전화 031-651-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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