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자신이 설립했다는 동영상이 있음에도 mb는 말을 바꾸었다. 자기 것이 아니라고. 검찰은 ‘법’의 이름으로 mb의 손을 들어주었고, mb는 대통령이 되었다. BBK는 ‘의혹’으로 남았다. 그것이 지금부터 5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요즘 정수장학회를 둘러싼 박근혜의 행보를 보면 5년전 BBK의혹이 살아나는 것 같다. 부일장학회가 어떻게 정수장학회가 되었는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리고 박후보가 재단의 이사장을 지냈던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또한 박후보가 아무리 자신과 관계없다고 해도 어떤 식으로든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심증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과 관계 없다고 했던 박근혜의 기자회견은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정수장학회와 관계 있음을 실토한 꼴이 되었다.

헌납(?)한 사람이 김지태라고 했던가. 그러나 피헌납(?)자는 누구인지 ‘주어‘를 생략했음에도 당시 대한민국에서 김지태에게 헌납(?) 받을 사람은 박후보의 아버지 박정희 외에 다른 사람 일 수 없다는 사실을 역설이게도 증명해준 꼴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박후보가 정말 정수장학회와 관련이 없다면 구구하게 김지태를 부정축재자로 몰아갈 이유도 없을 것인데 굳이 헌납자의 신상을 털어가며 현재 정수장학회를 옹호한 점도 자신이 정수장학회와 관련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꼴이었다. 더구나 정수장학회는 박후보 부모 이름에서 조합한 명칭이라고 했지 않은가.
그렇게 정수장학회와 관련한 박후보의 입장을 들으면서 나는 5년 전 대선 당시 제기되었던 BBK 논란을 떠올린 것이다. 그 때 mb는 끝까지 자신과 관련 없음을 털었는데 그래도 동영상에 ‘주어’가 빠졌다는 해괴한 논리로 mb를 옹호했던 변호사가 있었다. 그리고 검찰은 mb편이었다. 그래서 mb는 대통령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박후보의 정수 장학회와 관련 문제는 과거 mb의 BBK의 문제처럼 쉽게 넘어갈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제 박후보가 어떤 말을 해도 박후보 지지자들조차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새누리당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온다는 소식이다. 김영삼씨가 박후보를 칠푼이라고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아마 국민들 사이에서 그런 비웃음도 번질 것 같다. 일부 언론도 과거 mb를 도왔던 것처럼 열을 내지 않는다. 오히려 중앙일보는 말을 바꾼 박후보를 부각시켰다.

반면 야당에서는 정수장학회를 장물이라고 했다. 일부 언론에서도 ‘헌납’이 아니라 ‘강탈’이라고도 했다. 김지태의 유족은 박후보에게 민형사상 법적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주어’가 없다는 말로 박후보를 감싸는 변호인도 보이지 않는다. 장물이라고 말하는 언론이나 정당에 대해 검찰은 그저 보고만 있다.

새누리당! 지난 서을 시장 선거시 새누리당은 민주당에게 불임정당이라는 오명을 씌웠는데, 이제 새누리당은 불임이 아니라 사산(死産)의 위기에 처한 정당으로 몰리고 있다. 이제 박후보가 솔직하게 정수장학회가 자신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지금처럼 밀어붙이면서 속보이는 거짓말을 할지라도 불신만 더 키우는 꼴이 될 것이다.

백약이 무효, 새누리당의 진퇴양난이 보인다. 개인적으로 새누리당에 이래라 저래라 훈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이렇게 가서는 대한민국의 불행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걱정하는 것이다.

5.16이 구국의 결단이요, 유신은 수출을 늘리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궤변을 늘어놓더니 결국은 국민의 여론에 밀려 자기 아버지가 저질은 ‘구국의 결단’이 사실상 잘못이었음을 인정했다.

자신의 아버지까지 자신의 입으로 흠집 내면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딸을 보는 것도 민망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아버지의 장물인 정수장학회를 탯줄인양 붙들고 있는 박 후보를 보는 일은 안타까움을 넘는다.

박근혜 후보가 이쯤 해서 대통령의 꿈을 접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 그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요 부모를 욕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그리고 국가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첩경이다. 새누리당은 병든 박 후보를 잉태한 원죄를 들먹인들 소용없을 것이다. 산모라도 살리기 위해서는 뱃속의 죽은 아기를 제거하는 수술이 최선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잘 생각하라.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 이대로 가면 새누리당의 죽음조차 막을 수 없을 것이다.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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