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논리를 벗어나자는 안철수의 구호는 그런 경지를 상정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자칫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계급이라고 하면 노동자계급과 자본가계급을 떠올린다. 힘겹게 노동을 하지 않으면 의식주와 자녀교육을 해결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노동자계급이라 하면 될 것이다. 손수 노동을 하지 않아도 의식주와 자녀교육을 너끈히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자본가계급이라 하면 될 것이다.

계층이라하면 서민층, 중산층, 특권층을 떠올린다. 일용직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영세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실업자 등을 서민층이라 하면 될 것이다. 연봉이 5천만 원쯤 되는 안정직에 있는 사람들을 중산층이라 하면 될 것이다. 부동산이 많은 사람들, 연봉이 억대, 수억대 되는 사람들을 특권층이라 하면 될 것이다.

진영이라하면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을 떠올린다. 자본주의세력을 보수진영이라 하고 진짜사회주의세력을 진보진영이라 하면 될 것이다. 자본주의세력은 자본주의세상을 만들려고 기를 쓴다. 진짜사회주의세력은 진짜사회주의세상을 만들려고 기를 쓴다.

지금은 사회주의세력은 거의 몰락하고 자본주의세력의 세계화가 이루어져 자본주의세상이 되었다. 자본주의세상에서는 1%나 0.1%(우리나라로 치면 5,000만 명 중에서 50만 명이나 5만 명)가 나머지 99%나 99,9%(4,950만 명이나 4,995만 명)를 지배하고 착취한다.

진짜사회주의세상은 지배하는 사람도 없고 지배당하는 사람도 없으며 착취하는 사람도 없고 착취당하는 사람도 없는 세상, 모든 사람이 기본소유권을 누리면서 서로 친하게 지내고 서로 섬기면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세상이다.

구소련이나 북한처럼 일국적인 전체주의 일당독재세상은 가짜사회주의세상이다. 자유 없는 평등 없고 평등 없는 자유 없다.

돈과 자본은 사람들이 교류하고 친교를 나누는 수단으로서만 존재 가치가 있다. 돈 놓고 돈 먹기 투기자본, 인터넷을 통하여 시시각각 온 세계를 휘돌면서 없는 사람들 돈을 훑어가는 금융투기자본이야말로 수탈과 착취와 전쟁을 일삼는 악, 악마의 화신이다.

성서 요한묵시록에서 묘사하고 있는 세상은 그런 자본주의진영과 진짜사회주의진영이 죽기 살기로 대결을 벌이는 전쟁터다. 우리 사람살이는, 우리 세상은 그런 진영논리를 벗어날 길이 없다.

(자본주의세력이 주도하는 가짜정당정치, 가짜대의정치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 시민•민중자율자치정치가 정당정치와 대의정치를 주도해야 올바른 진짜정당정치와 진짜대의정치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무작정 진영논리를 벗어나자는 안철수의 구호는 자칫 오해를 살만하다. 개인탐욕+집단탐욕, 개인이기주의+집단이기주의는 섬멸해야 할 악이요 사악한 영이다. 불의+불평등과 지배+착취는 섬멸해야 할 악이요 사악한 영이다. 자신을 낮춤+남을 섬김+나를 내어주고 바침은 한사코 기르고 키워야 할 선이요 거룩한 영이다. 그 사악한 영과 거룩한 영이 내 안에 그리고 사회 안에 공존한다.

그런 개인의식+집단의식, 개인마음씨+사회마음씨 속에서 사악한 영의 진영과 거룩한 영의 진영은 사활을 건 투쟁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사람 자체를 미워하면 안 된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나 자신을 포함한 사람 자체를 사랑하고 구원하라는 말이다.

이미 지배당하고 착취당하고 죽임을 당하는 99.9% 사람들이 0.1% 사람들을 두고서,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나이다.”라고 애원한 예수의 기도를 지배와 착취와 죽임을 견디면서 바치고 있다. 진영논리를 벗어나자는 안철수의 구호는 그런 경지를 상정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자칫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 도서출판 <일과놀이>는 모든 사람이 서로 아끼고 섬기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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