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냉정히 관찰하면 아무것도 못 숨긴다

화장품의 역사는 무척 오래다고 한다. 로마시대 무덤에서도 화장품이 나왔다고 한다. 여성과 화장품은 뗄 수 없는 깊은 관계가 있다. 얼굴 예쁘게 하기 위해 지극정성 다하는 여성들은 한국 최초로 나온 화장품에 수은(水銀)성분이 다량 포함되어 있어 얼굴을 상하게 하는데도 그냥 썼다니 가히 결사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화장한 얼굴과 자연산 맨 얼굴은 어느 것이 더 좋을까. 각자 취향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으나 정작 화장하지 않은 진짜 맨 얼굴은 정치인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에게 맨 얼굴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의 이중성 때문이다. 특히 선거 때가 되면 가관이다. 표만 된다 하면 유권자의 발가락이라도 핥아 줄 것이라는 험구가들의 말은 너무 심하다 해도 오장을 다 빼버린 것 같은 행위는 선거가 끝나면 낮과 밤 만큼 차이가 난다. 그런 모습에 다시는 표 찍어 주나 봐라 벼르던 유권자들이 선거 때가 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래서 유권자는 늘 졸이고 멸시의 대상이다.

국회의원 선거 때면 공약이 홍수를 이룬다. 그들 모두가 내 놓는 공약을 보고 있으면 국민이 천국에서 살 것이라는 환상에 젖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때 747 태워 주고 부자 만들어 준다는 바람에 눈알이 해까닥 돌아가서 팍팍 찍어주고 530만 표 차이로 당선 시켜 줬다.

지금 어떤가. 지지율은 10%대이고 나오는 건 욕이다. 며칠 전 자신의 친인척과 청와대 실세들의 비리에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억장이 무너진다고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을 믿는 국민들 거의 없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비리로 구속된 측근 은진수를 사면시킨다고 한다. 밤과 낮의 다른 얼굴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예비경선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 역시 50보 백보다. 소신인지 참모들의 조언인지는 모르겠으나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 물고 늘어지는 후보들을 보면 솔직히 구역질이 난다. 기꺼이 ‘리틀 노무현’이라는 호칭을 훈장처럼 달고 다니던 김두관 후보가 가장 거품을 물고 늘어지는데 노무현 정권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경력이 저주스러운 모양인가.

문재인 후보에게 노대통령 서거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공격도 도가 지나친 정도가 아니라 아주 잘못하는 것이다. 새로 개발한 공격무기일지는 모르나 이거야말로 기상천외에 주장이어서 아연할 뿐이다. 정치검찰에게 면죄부를 발급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문재인으로 질 것인가 김두관으로 이길 것인가’에 이르러서는 어이상실이다.

뒤에 처진 달리기 선수들의 초조한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경기는 깨끗하게 해야 한다. 경선이 끝나면 정권교체에 힘을 한데 모아야 할 동지들이다. 마음의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두관 후보의 행동이 유난하다는 지적이 많다.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김두관의 맨 얼굴인가.

냉정하게 관찰하면 절대로 숨길 수가 없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이 김빠진 맥주 꼴이 될 것이라는 것은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국민이 알고 있던 사실이다. 박근혜후보 곁에 서 있는 후보들의 모습을 보면 안다. 그러나 김빠진 맥주도 맛은 없어도 취하기는 한다. 경선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도 들러리 후보는 필요했을 것이다.

‘줄푸세’를 알고 있을 것이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는 뜻이다. 전형적인 ‘시장만능주의’ 경제정책기조인데 5년 전, 박근혜 후보가 경선에서 들고 나온 공약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 공약을 빌려다 잘 실천했다. 부자에게 세금 줄여주고 규제 풀어 강을 다 망치고 법질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억장이 무너지는 사과’를 보면 안다.

박근혜후보는 이 공약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직도 미련이 남았는가. 두고 볼 일이다. 박근혜 후보는 국민이 알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을 제외한 최고의 권력자라 할 수 있다. 그의 말 한마디, 그의 눈짓 하나로 집권 여당이 요동치고 정부가 흔들릴 판이다. 이미 대통령이 된 것 같은 새누리당 분위기다. 문전성시다.

김치국 정도는 얼마든지 먹어도 좋다. 그러나 새누리j당의 맨 얼굴, 박근혜후보의 화장지운 맨 얼굴을 보자. 지금의 대한민국의 얼굴은 마치 짙은 화장으로 본래의 모습을 감춘 일본 기생 ‘게이샤’가 생각난다. 중국의 경극 배우들도 분장으로 맨 얼굴을 숨긴다. 여기서 그 이유를 따질 생각은 없다.

지금 여야를 가릴 것 없이 대선후보들은 경제 민주주의를 외친다. 그러나 아무리 귀에 더깨가 앉도록 들어봐도 가슴에 와 닿는 경제민주주의는 없다. 공중에다 누각을 짓고 있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들으면서 배를 곯으며 남의 집 냉장고를 열고 아무거나 꺼내 먹었다는 10살짜리 소녀의 얼굴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 그런 아이를 목 졸라 살해한 것은 어른이었다. 죽으면서 배고프다는 생각은 안 했을까. 이것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가들의 조국이다.

박근혜후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검찰을 바꾸는 것이다. 민간인 사찰 특검을 조속히 실시하는 것이다. MBC 김재철을 바꾸는 것이다. 검찰의 독립성이니 언론간섭이니 하는 바람 빠진 풍선 같은 소리는 하지 말라. 4대강의 녹조현상을 타개할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박근혜 후보는 정말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가. 왜 자신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는가. 5.16 군사반란이 ‘국민의 선택’이라는 백일몽에서 깨어날 수 없는가. 왜 ‘만사형통’이 ‘만사올통’으로 바뀌는지 그 배경을 알아야 할 것이다. 왜 박근혜 호보의 모습에서 소름 돋는 독재의 모습을 보게 되는지 이유를 생각해 봤는가. 그것은 내가 말했으니 ‘끝’이라는 오만과 독선 아집과 직통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박근혜 후보는 부산강연 연설 원고에서 “저 박근혜, 부패의 고리를 끊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부분의 ‘최초’란 말을 지웠다고 한다. 이유는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부패 척결’의 최초 인물인데 자신이 ‘최초’라고 하면 부친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효녀도 좋다. 그러나 진실을 말해야 한다. 진정 그 생각이 변함이 없는가.

이제 박근혜 후보의 맨 얼굴이 들어나기 시작한다. 화장을 지운 맨 살이 들어난다. 그 맨 얼굴을 국민은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해야 할 일을 외면하고 해야 될 말에 입을 닫는 박근혜후보의 맨 얼굴은 어떤 것인가. 박근혜 후보는 이제 화장을 한 얼굴이 아닌 화장을 깨끗이 지운 맨 얼굴로 국민 앞에 나타나야 할 것이다. 이미 국민은 박근혜 후보의 맨 얼굴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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