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노조, 19일 김재철 사장 퇴진 파업 100일
오는 29일 오후7시 운림제에서 토크 콘서트 개최

광주문화방송노조(MBC)가 19일로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 파업 100일째를 맞았다.

광주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광주지부(지부장 김낙곤)은 이날 파업 100일을 맞아 광주 동구 충장로2가 광주우체국에서 노조원과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그리고 민주노총 간부 등 50여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 언론자유  등을 거듭 촉구하고 흔들림 없는 파업투쟁을 이어 갈 것을 다짐했다. (아래 기자회견문 전문 참조)

 

▲ 전국언론노조 광주문화방송지부(지부장 김낙곤)이 19일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2가 광주우체국앞에서 파업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를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를 내세우고 지난 3월 12일 파업에 돌입하여 서울 MBC 파업 142일, 지방 MBC 파업 100일을 맞았다"면서 "저희는 파업을 지켜보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승리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야 함을 매일매일 가슴에 새기고 또 새긴다"고 파업의 정당성을 밝혔다. 

이들은 또 "김재철 사장의 부도덕함과 파렴치함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 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며 "노조에 대한 탄압도 날마다 악랄함을 더하고 있으나 이 모든 불의에 맞서는 저희의 싸움은 그 하루 하루가 MBC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저희 노조는 최장기 파업을 몇 곱절 거듭해서라도 이 땅의 언론과 민주주의의 역사에 거침없이 한 줄 한 줄을 보태려 합니다. 정의와 자유, 진실을 위해 싸워왔던 저항의 대오에 부끄럼 없이 서고자 합니다. 아무 것도 무섭지 않습니다. 김재철과 그 수족들이 휘두르는 해고와 징계의 칼바람도 두렵지 않습니다

노조는 "파업 홍보에 나선 노조원들에게 시민들의  음료수 캔 하나와 치킨 한 마리는 ‘힘내라는’ 천 마디 말보다 더 무거운 명령으로 다가온다"며 "언론장악과 낙하산 사장에 맞서 방송 독립을 반드시 쟁취해 승리의 깃발을 들고 국민 여러분의 품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노조는 파업 100일을 광주시민과 함께하기 위해 오는 29일 오후 7시 광주 동구 운림동 운림제에서 '힘내라 광주MBC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이 콘서트에는 파업에 참여 중인 최일구 전 앵커가 참석한다. 

기자회견문 [전문]

사랑하는 광주전남 지역민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광주MBC 노동조합이 방송현장을 떠난 지 오늘로 꼭 백일이 됐습니다. 지난 3월 12일 꽃샘추위가 유독 기승을 부리던 날 파업에 돌입한 게 엊그제 같은 데 어느덧 장마철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과 그 수족들을 몰아내고 공정방송을 되살리는 길이 쉽지는 않을 거라고 처음부터 각오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고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MBC에서 떠나버린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얻는 데는, 실망을 드렸던 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걸 아프게 느끼고 있습니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려놓은 저희들의 손에는 전단지와 서명용지가 들려 있습니다. 이 종이 뭉치를 들고 지난 100일 동안 저희들은 시민 여러분께 매달렸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잘 못했다고, 이젠 정말 잘 하겠다’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불의한 정권의 언론장악을 막아내고 MBC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많은 시민들께서 뜨거운 지지로, 때로는 따가운 질책으로 답해주셨습니다. 그때 마다 저희는 가슴 아팠습니다. 왜 진작 이렇게 시민들의 곁에 서있지 못했는지 죄송스러웠습니다. 불황에 허덕이는 거리의 노점상들, 장바구니가 날로 가벼워지는 서민들, 노동자와 농민들이 얼마나 저희와의 소통을 원해 왔었는지 이제야 깨닫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버텨야 했습니다. 버틸 수 있었습니다. 김재철의 악랄한 탄압과 정부 여당의 차가운 외면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물러서면 더 큰 죄를 짓는 것임을 시민 여러분께서 일깨워 주셨기 때문입니다.

공정방송을 다시 세우겠다는 저희들의 약속과 다짐을 거짓으로 만들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파업을 지켜보는 모든 국민들과 함께 승리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야 함을 매일매일 가슴에 새기고 또 새깁니다.

서울 MBC 파업 142일, 지방 MBC 파업 100일. MBC 노조는 지금 날마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창사 이래 최장기 파업이라는 물리적 숫자만이 아닙니다. 파업이 하루하루를 더해 가면서 정권의 언론장악이 얼마나 큰 폐해를 낳고 있는지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김재철의 부도덕함과 파렴치함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 지 낱낱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노조에 대한 탄압도 날마다 악랄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불의에 맞서는 저희의 싸움은 그 하루 하루가 MBC의 역사입니다.

저희 노조는 최장기 파업을 몇 곱절 거듭해서라도 이 땅의 언론과 민주주의의 역사에 거침없이 한 줄 한 줄을 보태려 합니다. 정의와 자유, 진실을 위해 싸워왔던 저항의 대오에 부끄럼 없이 서고자 합니다. 아무 것도 무섭지 않습니다. 김재철과 그 수족들이 휘두르는 해고와 징계의 칼바람도 두렵지 않습니다.

노조 지도부를 구속하지 못해 안달이 난 검찰, 유례없는 언론 파업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정부여당도 이젠 측은해 보입니다. 석달 넘는 무노무임에 애써 웃음 짓는 가족들의 노곤함도 저희는 눈 질끈 감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언론장악을 깨부수고 공정방송을 복원하는 일이야 말로 지금 저희 MBC 구성원들이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피업 홍보에 나선 노조원들에게 말없이 음료수 캔을 쥐어주던 앳된 청년, 거리 서명 탁자 위에 양념치킨을 올려놓고 간 중년의 아저씨. 당신들의 어깨는 어쩌면 취업난 때문에, 생활고 때문에 찌들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당신들의 음료수 캔 하나와 치킨 한 마리는 ‘힘내라는’ 천 마디 말보다 더 무거운 명령으로 다가옵니다. 저희 노조는 이번 싸움을 승리의 역사로 기록하겠습니다.

언론장악과 낙하산 사장에 맞서 방송 독립을 반드시 쟁취해 승리의 깃발을 들고 국민 여러분의 품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것이 파업 100일을 견뎌내 주신 국민 여러분들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2012년 6월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광주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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