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 "KBC 의료박람회 중단" 주장
"의료관광은 영리병원 허용의 수순... 언론공정성에 역행"
 

정부의 의료민영화에 대해 보건의료단체의 반대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방송>(KBC)이 지자체 등의 예산으로  국제의료관광박람회 개최를 추진하려 하자 중단을 촉구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등 5개 단체로 짜여진 광주전남 보건의료단체협의회(집행위원장 김동균, 이하 보건의료협)는 "<광주방송>(KBC)의 추진 중인  '국제 의료관광박람회 - 2013 광주생명 엑스포'가 의료민영화 사업의 일환"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보건의료협은 11일 오전 <광주방송>관계자들 만나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성  편지와 함께 공식적인 중단을 방송사에 전달했다. (아래 편지 전문 참조)

▲ 지난해 9월 8일 광주시의회에서 보건의료단체와 강은미 광주시의원이 공동주최한 의료관광 토론회 모습. ⓒ광주인

보건의료협과 <광주방송> 광고사업국의 내부 검토중인 문서에 따르면 (가칭) '2013 광주생명 엑스포'는 "현재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국제의료관광박람회를 개최하지 않고 있어 활성화 차원에서 필요하다"면서 " △지역의 의료와 관광자원의 연계와 활용 △ 의료세미나, 학술행사 등을 통한 교류확대와 해외네트워크 구축 △지속적인 환자유치를 위한 의료관광 업체와 코디네이터 양성교육기관 등 인프라 구축 등'을 내세우고 있다.

또 이 검토문서에 따르면 국제의료관광박람회 행사는 광주. 전남.북을 지역으로 <광주방송> 광주시 전남도와 기초지자체 보건복지부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 의사협회 보건 관련 시민단체,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제약사 등을 주관으로 내년 4월 중에 3일 동안 치르며 소요예산은 6~7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부스는 광주전남 의료기술관, 전국 주요 의료기술관, 치유 관광관, 세계 의료관, 신약관, 치료 체험관 등으며  학술행사는 국제의료 관광활성화를 위한 학술대회, 건강강좌 등을, 그리고 관광행사는 관광사별 홍보관, 자치단체별 관광홍보이벤트 등으로 구성하고 있다.

<광주방송>은 광주생명엑스포을 제안한 배경으로 "△의료관광산업은 고부가 블루오션 사업 △정부가 의료관광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  △광주전남 의료계 및 지자체 관심증대  △지역의료수준 향상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보건의료협은 이날 <광주방송>에 전달한 항의서한에서 "△언론방송으로서의 공정성에 맞지 않는 편파성 판단에 근거한 행사"라며 "의료관광은 해외환자 유치라는 허울아래 종국에는 영리병원을 확산시키기 위한 수순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고 반대했다.

또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 방송에서 의료관광에 대한 일방적 주장에 찬동해 의료관광 활성화를 추진한다면 KBC의 공정성은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의료관광박람회에 대한 세금을 요청해서는 안 된다"면서 "KBC에서 제시한 의료관광의 부대 효과는 객관적 검증을 받지 못하여 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2년여 광주전남지역 의료관광사업에도 불구하고 기대 가치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두 번째 반대이유를 들었다.

이들은 "돈이 없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국민이 30%가 넘는 의료 현실에서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민간의료기관 홍보사업에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은 주객전도"라면서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투자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의료 공공성을 확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보건의료협은 "<광주방송>이 의료관광박람회에 대한 광주광역시의 예산 책정을 요구하는 것은 광고수익을 위한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광주방송>은 언론방송으로서의 공정성을 선택할 것인지 눈앞의 광고수익을 선택할 것인지 사려하여 2013 광주생명 엑스포와 광주광역시 예산 요구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근 광주시의회 강은미 의원을 만나 검토문서를 전달한 임채영 <광주방송> 광고사업팀장은 <광주in>과 전화통화에서 "이 문서는 회사 차원의 공식기획서가 아닌 개인차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현재는 이 사업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검토하면서 주변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며 "강 의원을 만난 것도 통합진보당이 의료민영화를 반대하고 있어 어떤 내용인지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임 팀장은  '보건의료단체의 항의 편지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이 팀장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설계한 것인데 당황스럽다"며 "사업 추진여부는 검토를 한 후에 회사의 의사결정에 따르겠으나 현재는 검토단계"라고 거듭 강조했다.  

"의료민영화의 수순"이라며 중단을 촉구한 보건의료단체의 요구에 대해 <광주방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아래는 보건의료단체협의회 항의편지 [전문].

KBC의 의료관광 추진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호남지역의 민주언론으로 기치를 치켜든 KBC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는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회보험지부 광주전남지회, 광주전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5개 단체로 구성되어 광주전남지역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의료민영화를 저지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2년 광주광역시의 의료관광 추진을 반대하는 활동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편지글을 드린 것은 KBC 광주방송에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국제 의료관광박람회 “2013 광주생명 엑스포”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큰 실망과 아쉬움을 전달하고자 함입니다.

KBC 광고사업국에서 제안한 박람회는 의료관광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취업 유발 효과와 지역의료 수준 향상이라는 배경에 근거해 2013년 4월경 6-7억 원의 예산으로 의료기술관 부스 설치, 의료관광 활성화 학술대회, 관광 홍보관 운영을 주요 구성으로 계획되고 있습니다.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는 KBC 광주방송의 의료관광박람회 추진 재고를 요청 드립니다.

첫째, 언론방송으로서의 공정성에 맞지 않습니다.
KBC 광주방송의 의료관광박람회 추진은 편파적 판단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의료민영화 정책의 일환으로 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하였고 최근 제주도와 인천에서는 외국인병원이라는 이름으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제 시민사회단체는 영리병원 허용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영리병원은 이윤 추구를 위해 의료비 상승, 건강 불평등, 양극화 심화 등을 불러일으킬 것이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의료관광은 해외환자 유치라는 허울아래 종국에는 영리병원을 확산시키기 위한 수순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습니다.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 방송에서 의료관광에 대한 일방적 주장에 찬동해 의료관광 활성화를 추진한다면 KBC의 공정성은 의심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의료관광박람회에 대한 세금을 요청해서는 안 됩니다.
KBC에서 제시한 의료관광의 부대 효과는 객관적 검증을 받지 못하여 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2년여 광주전남지역 의료관광사업에도 불구하고 기대 가치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돈이 없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국민이 30%가 넘는 의료 현실에서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민간의료기관 홍보사업에 시민의 세금을 사용하는 것은 주객전도입니다.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투자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의료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의료관광박람회에 대한 광주광역시의 예산 책정을 요구하는 것은 광고수익을 위한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KBC 광주방송은 언론방송으로서의 공정성을 선택할 것인지 눈앞의 광고수익을 선택할 것인지 사려하여 2013 광주생명 엑스포와 광주광역시 예산 요구를 철회할 것을 마음깊이 전합니다.

2012.6.11
광주전남보건의료단체협의회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광주전남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광주전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회보험지부 광주전남지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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