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6일, 이 나라 정치사의 하나에 기록이 세워졌다. 50%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5%의 지지를 받는 사람에게 양보를 한 것이다. 이 정도만 말을 해도 누구 얘기를 하는지 다 알 것이다.

안철수와 박원순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대단한 화제였고 또한 감동이었다. 이 때 한나라당이나 야당이나 언론이 무슨 소리를 해도 국민들은 이들의 단일화를 아름다운 협력이라고 했다. 담합이라고 비난하는 정치평론가도 없었다.

안철수를 지지하는 국민들도 그의 양보를 아쉬워는 했어도 담합이라고 비난하지는 않았다. 왜일까.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탄생하기를 기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나라당은 가슴이 철렁했겠지만.

▲ 광우병 촛불집회 알림판.
지금 민주당이 시끄럽다. 말들이 많다. 원래 말 많은 집안이지만 이번 시비는 담합이냐 단합이냐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새로 구성되는 국회의 원내 대표를 누가 하느냐는 것이다. 원내 대표는 대단한 자리다. 나갔다 떨어져도 손해나는 자리 아니다. 부고 빼놓고는 이름 나오는 게 좋다는데 매일 언론에 나오니 그 아니 좋은가.

박지원의 원내 대표 출마를 두고 이해찬과의 담합이라고 한다. 담합이 뭔가. 서로 짠다는 것이다. 노름판 용어인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박지원이 말했다.

‘이제 친노 비노도 없고 호남 비호남도 없다. 그렇게 해서 정권교체를 이룩해야 한다. 그래서 출마했다. ’

이것을 가리켜 담합이라고 비판한다. 박지원 이해찬은 담합이 아닌 단합이라고 한다. 단합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원내 대표에 나간다는 유인태 이낙연 전병헌이다. 담합의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이해찬과 박지원이 교환한 은밀한 각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해찬을 이른바 친노라는 계파의 수장이이라 하고 현재 박지원은 호남정치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이해찬은 박지원에게 원내 대표 출마를 권했고 박지원은 이를 수락했다. 이해찬은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호남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고 박지원도 그런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그들의 동일한 목표는 정권교체다.

현실적으로 가장 세력이 강하고 지도력도 있는 두 사람이 협력을 하는 게 좋을 리 없는 다른 출마자들이다. 이들이 말하는 박지원 원내 대표 반대이유를 들어보자. 거기에는 이해찬의 당대표 출마라는 전제가 있다.


과연 제대로 된 비난인가

“문재인이 관여한 담합, 용납 못한다”
“특정 대선후보까지 관여, 대선 공정관리 되겠나” <이낙연>
“이해찬과 박지원의 야합, 총선 민심에 역행”
“총선 패배에 가장 큰 책임 져야 될 사람들이 담합을.” <전병헌>

여기에 당권도전을 할까 말까 고민한다는 김한길도 한마디 거들었다.
“대선 승리 걱정 돼” “패권적 발상에서 비롯된 담합” <김한길>

486을 대표한다는 이인영이 한 말은 비판을 넘어 모욕이다. “이해찬과 박지원 담합은 현대와 삼성이 악수를 하는 격”이라며 “똑같은 인물과 구도로는 대선 승리 보장 안 된다”고 했다. 저주가 연상되는 언어폭력이다.

그리고 이종걸은 이해찬과 박지원의 담합으로 안철수의 합류가 물 건너갔다고 했고 총선 민의와도 맞지 않는 구시대적이라고 했다. 말의 향연이다. 민주당에 이렇게 많은 준마들이 있었는 줄 미처 몰랐다. 이런 준마들이 어디서 낮잠을 즐기고 있었단 말인가.

박지원은 뭐라고 하는가. 그는 떠도는 문재인의 대선후보 밀약설을 부인했다. 또한 ‘경선 때 중립 지키겠고 이해찬과 다른 약속은 없었고 문재인과는 식사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여 당내 후보 선출 후 안철수와의 단일화 문도 열어 놓고 있겠다고 했다. 박지원도 공과가 있다. 그의 잦은 변신도 불신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비난도 종류 문제다. 전 당원이 원하는 정권교체 문제다. 대안이 뭔가. 대안을 말해야 한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너무 낡아서 쓰기도 싫지만, 이번 한 번 더 써 먹자. 도대체 담합이란 무엇인가. 담합은 범죄행위다. 경매할 때 담합하면 걸린다. 휘발유 값을 담합해서 올리면 과징금 물린다. 단합을 담합이라고 비난하는 이들이야 말로 담합해서 비난을 퍼붓는 것이다.

망국적 고질병인 지역정서를 깰 수만 있다면, 그것을 담합이라고 한다면 백번을 담합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괜히 실력 없다고 고백은 못하고 이름이라도 한 번 내보려고 대표 출마하면서 속 보이는 소리하는 후보자들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조용히 한 번 생각해 보라. 자신의 행동이 어려운 당을 위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눈 감고 반성해 보자. 근거도 없이 왜곡 보도하는 조중동으로 해서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겁이 나서 말 한마디 변변히 하지 못하는 486들. 어디 가서 운동권이었다고 떠벌리지 말아야 한다.

당에서 종편과 인터뷰 하지 않기로 결정 했는데도 뻔뻔하게 인터뷰를 했다. 할 수 없이 했단다. 그러면서 조중동 욕하고 종편 욕한다. 486들이 하는 짓이다. 인터넷 들어가면 다 나온다. 약속했으면 하지 말아야지. 그것도 국민과의 약속인데 싹이 노랗다. 국민이 나무라야 할 것이다.

더욱 기막힌 사실들은 뒤에서 별의별 짓 다 하면서 자신의 마음에 안 들고 손해다 싶으면 온갖 험담 다 동원해서 상대를 폄훼한다는 것이다. 화를 내겠지만 이건 영락없는 양아치 짓이다.

정직하게 겨루면 된다. 불리하다고 지저분한 경기 하면 안 된다. 어떻게 해서라도 상대의 흠집 내려고 바동거리는 모습을 보면 측은하기 그지없다. 지금 원내 대표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말들을 들어보면 그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더욱 제1야당의 원내 대표가 되려는 사람들의 행태라니 더욱 한심하다.

국민들의 눈에 비치는 그들의 모습은 어떨까. 이길 선거에서 지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할 것이 분명하다. 더 고생을 해야 되겠다고 할 것이다. 더 고생한다는 게 무엇인가. 대선에서 진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국회의원 당선 됐으니 앞으로 4년 동안 별걱정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부패권력으로 인해서 고생하는 국민은 어쩔 것인가. 인간에게는 기본적인 양심이 있다. 양심이 고통을 느낄 것이다.

정당하게 싸우고 승복하고 할 일 해야

간신히 살아난 새누리가 다시 휘청거린다. 표절 당선자로 원내 교섭단체 꾸려도 될 형편이다. 성폭행으로 19금 정당이 되었다. 미국산 소가 광우병으로 죽었다. 촛불은 이명박 정권이자 새누리의 전신인 한나라당 치하에서 일어난 생명 지키기 저항운동이다.

다시 촛불이 타오를 것이다. 이제 새누리는 한나라당과 자신들은 무관한 듯 큰 소리다. 국민이 속아 넘어간다. 모든 언론사가 파업이다. 국민은 파업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야당이 할 일이 무엇인가. 언론을 정상화시키는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세상없어도 언론청문회 열어서 언론탄압 막아야 하고 낙하산 사장들 쫓아내야 한다. 국회가 언론사 일에 관여하면 안 된다고 할 것인가. 그런 일 하는 거 아니라고 할 텐가. 원내 대표 경선이 더 중요하다고 할 것인가. 담합과 단합 가지고 싸우는 것이 더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고 할 것인가.

조중동이 담합이라고 부추긴다. 이걸 우군이라고 더욱 기승을 떠는 입후보자들이다. 선거 운동 좋다. 자기선전 좋다. 그러나 당당하게 해야 한다. 자신들이 ‘비박연대’를 만든다고 큰 소리 치면서 어디서 담합이란 소리가 나온단 말인가.

나오고 싶은 사람은 다 나와서 표로 겨루고 당선되면 승복하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들이 사람 됐다고 다시 본다.

금배지 백 개 달고 다니면 뭘 하나. 존경을 받아야 할 것 아닌가. 존경받는 것처럼 기분 좋은 일 없다. 한 번 존경 받아봐야 안다.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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