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 박근혜 대표만이 해결을 한다

오늘의 시대를 불신의 시대라고 한다. 무엇이고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총체적 불신시대다. 신뢰가 사라진 사회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의심의 눈초리와 칼날같이 날 선 갈등이다.

가까이는 이웃에서부터 위로는 정치지도자에 이르기까지 국민은 불신의 늪에 빠져 살고 있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치인들의 말들은 거의 전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를 잃었다. 거기에는 대통령의 말도 포함이 된다.

국민생활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정치가 제대로 되려면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믿지도 않는 말을 아무리 지껄여대야 그야말로 헛소리다. 익은 밥 먹고 왜 선소리하느냐고 욕이나 먹기 십상이다.

자기 아버지라 해도 거짓말 몇 번 하면 자식들이 믿지를 않는다. 가정의 비극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똑똑한 맛에 산다고 한다. 아마 자기가 무슨 말을 하면 사람들이 다 믿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사람들이 주머니 속에 동전이 아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국가적으로 영향력이 큰 사람이 한 말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 지금 대통령의 신뢰가 떨어져서 그가 한 말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그래서 국가운영에 얼마나 곤욕을 치르고 있는지 국민들은 잘 안다. 구멍가게 경영이나 나라 경영이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는 같다고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때 기대하던 경제발전은 이제 국민들이 잊었다. 솔직히 빨리 임기가 끝나기만은 기다린다. 누가 되던 지금 대통령 보다 못하랴 하는 생각이 국민들 모두의 가슴에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왜 이렇게 서론이 긴가. 본론으로 들어가자. 정수장학회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에서 기업을 하던 김지태씨가 박정희 군사쿠데타 후 강탈당한 부일장학회의 변종이다. 강도당한 물건이다. 장물이란 얘기다.

박정희의 正(정)자와 육영수의 修(수)자를 한자씩 따서 만든 이름이다. 박근혜 대표가 이사장을 했었고 출근도 안 하면서 연봉을 2억 5천씩 받았다고 한다. 지금도 국민들은 정수장학회 하면 박근혜를 떠올린다. 박근혜는 자신은 이사장 그만뒀으니까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야속하게도 국민들은 믿어 주질 않는다.

왜 믿어 주지를 않느냐

아무리 믿으려 해도 믿어지지가 않는데 어떻게 하면 믿겠느냐고 한다면 실로 난감한 일이다. 지금 정수장학회가 꼭 그 꼴이다. 박근혜 대표는 믿어 주지 않는 국민들을 야속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믿지 않는 이유가 타당한지 여부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자신에게 정수장학회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과연 없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의 이사장인 최필립이 누군가. 지금의 이사진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국민들은 박근혜의 말 한마디면 일사천리로 해결이 되리라고 믿고 있다.

김지태씨 유족들은 강탈당한 재산을 자신들이 다시 갖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사회로 환원해서 부일장학회를 복원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던 선친의 뜻만 이어가면 된다고 했다. 부친의 유업만 이으면 된다는 자식된 도리다. 당연한 소망 아닌가.

법원에서 판결이 났다. 부일장학회와 부산일보 부산문화방송 등 김지태 씨가 재산을 강탈당한 것은 맞지만 이제 시효가 지났다고 했다. 유족들은 당연히 항소를 하겠다고 했다. 헌데 이 시효라는 것이 이상하다.

지난해 대법원은 ‘국가강탈은 국가기관이 강탈을 인정한 경우 그 시점부터 시효를 계산해야 옳다’는 판결이다. 그러니까 이번 판결은 시효를 잘못 따진 것이며 국민의 상식으로도 맞지가 않는다.

국민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정말 박근혜 대표가 정수장학회와 상관이 없는가. 그저 간단히 이사장 그만뒀으니까 상관이 없다는 자신의 말을 국민들이 믿으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국민들은 박근혜 대표를 다시 보기 시작할 것이다. 그는 대통령이라는 이 나라 최고의 권좌에 앉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수장학회가 얼마나 장애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그가 한 일이라고는 나와는 상관없다는 짤막한 말 한마디다. 이거야말로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박근혜가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에게 정수장학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지에 대해 무슨 논의를 했는지 전혀 모른다. 모르는 척 그냥 지나가 주었으면 좋으련만 세상이 그렇지가 않다. 총선을 비롯해서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정수장학회는 박근혜의 발목을 꽉 잡고 놔주지 않을 것이다.

정수장학회가 장물이라는 인식이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지금은 이사장이 아니니 상관이 없다고 강변을 한다 해도 정수장학회 이사장일 때는 장물을 끼고 있었다는 말이다. 박근혜가 정말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 판단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수장학회를 박근혜 소유로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는 정수장학회 해결이 어렵지 않다고 했다.

“유족 요구도 명실상부한 공익재단 만들어 부산시민에게 돌려주란 겁니다. 측근들 말고 시민들에게 신망있는 인사들을 이사진으로 선임하면 되죠”

문재인 이사장은 “사유재산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라며 “자기재산을 내놓는 분도 있는데요”라고 했다. 안철수 교수를 예로 든 것이다. 사실이다.

자신의 사유재산으로 생각지 않는다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설사 문제 해결이 실패한다고 해도 국민이 모두 알 수 있도록 공개적인 노력을 하면 오해가 풀릴 것이 아닌가. 그냥 ‘이사장 그만뒀으니 나하고는 끝난 일’이라고 하면 믿을 사람이 없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정수장학회 라는 걸림돌 하나 제거하지 못한다면 그의 능력은 너무 초라해 진다.

4월 11일이 총선이다. 박근혜 대표는 전국을 누비며 새누리 후보들을 도울 것이다. 상대 후보들은 새누리 후보보다는 박근혜 대표를 공격할 것이다. 그중에서 제1차로 표적이 될 게 ‘정수장학회’다. 총선에서 새누리가 소수당이 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여소 야대 국회에서 정수장학회가 조용할 것 같은가.

출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며 10년 동안 1년에 2억 5천만 원씩 연봉을 받았다는 박근혜 대표. 장학재단의 소중한 돈을 엄청나게 받은 박근혜 대표에게 도덕성과 직결이 되는 약점이다.

시간이 가면 국민들도 잊어 주겠지 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대답을 하지 않고 상관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면 의혹 역시 확대일로를 걸을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충직한 참모다. 아무리 박근혜 대표가 냉정하다 해도 주군을 섬기는 충신의 충정이라면 간곡하게 충고를 해야 할 것이다.

선거쟁점이 ‘정수장학회’가 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박근혜 대표가 이것을 모를 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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